국제
2019년 04월 25일 09시 31분 KST

비핵화 협상 이끌던 북한 김영철 통전부장이 전격 교체됐다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이 통전부에서 외무성으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Joshua Roberts / Reuters

지난해부터 북한의 대미·대남 업무를 총괄하던 통일전선부장이 북-미 비핵화 고위급 협상을 맡아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위원으로 전격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2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네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던 김영철 통전부장의 교체는 향후 미국이나 한국 등 상대국의 협상 전략이나 인적 정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SSOCIATED PRESS

 

통전부장 교체는 북한 내부의 대외 업무 분담 조정 차원으로 보는 해석이 많다. 새로 통전부장이 된 장금철은 50대 후반으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아태위에서 민간교류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으며, 부장으로 승진하기 직전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핵화 협상이나 통전부 내의 정보라인 업무와는 거리가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 소식통은 “대미 관계에서 손을 떼고 대남 관계에만 집중하는 쪽으로 통전부의 업무가 조정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런 이유로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은 통전부에서 외무성으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비핵화 협상이 한국 국정원-북한 통전부-미국 중앙정보국을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 이례적이었던 것”이라며 “결국은 외무성 쪽으로 협상의 주도권이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비핵화 협상의 전면에 등장한 최선희 제1부상, 리용호 외무상 등 외무성 라인의 대표적 인물들은 오랫동안 ‘적대 국가’인 미국을 상대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한편으로는 북핵 문제와 평화체제 현안을 깊게 다뤄왔다는 점에서 미국과의 전문적인 협상이 가능하다는 측면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쪽은 그동안 김영철 통전부장과는 협상이 어렵다며 불만을 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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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교체’는 최근 북한이 북-미 협상의 미국 대표 창구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서 다른 인물로의 교체를 요구한 것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폼페이오의 협상 상대였던 김영철을 교체한 것은 ‘폼페이오를 바꾸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한국 정부도 통전부-국정원 라인을 기본으로 해온 남북간 소통 채널을 재정비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 부장은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러시아 방문길에 따라나선 수행단에서도 보이지 않았고, 최근 북쪽의 주요 정치 행사에도 잇따라 불참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김영철 부장의 교체를 두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에 따른 문책성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그가 당 부위원장 직책과 국무위원 직책은 유지해 실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국정원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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