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버니 샌더스 vs 엘리자베스 워렌 : 트럼프 탄핵에 대해

트럼프 탄핵을 추진해야 하는가? 새로운 쟁점이 대선 주자들 앞에 주어졌다.

  • 허완
  • 입력 2019.04.24 16:46
  • 수정 2019.04.24 16:55
ⓒBloomberg via Getty Images

일찌감치 2020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야권 대선주자들은 다양한 이슈들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건강보험, 대학 등록금, 최저임금, 부유층 증세, 기후변화 대책 등.

이제 막 새로 추가된 이슈도 하나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탄핵’이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의 공모 의혹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가 나온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검 보고서에 언급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들이 ‘입증되면’ 분명히 탄핵 사유가 된다면서도 일단 의회 차원의 조사가 우선이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캘리포니아)은 지난 1월 ”탄핵은 국가를 크게 분열시키기 때문에, 정말 강렬하고 압도적이며 초당적인 일이 있지 않는 이상” 탄핵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스테니 호이어(메릴랜드)는 “18개월 뒤면 대선이 있고 미국인들이 판단을 내릴 것”이므로 탄핵 논의를 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버니 샌더스가 트럼프 탄핵 추진에 반대하는 이유는 조금 버니 샌더스답다.

ⓒLucas Jackson / Reuters

 

2020년 대선 유력주자 중 하나인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 버몬트)는 ”평범한 미국인들이 걱정하는 이슈들”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제가 가진 우려는 이런 겁니다. 결국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다시 뽑히지 않는 것입니다.” 22일(현지시각) CNN 타운홀 이벤트에 참석한 샌더스가 말했다. 

″(트럼프가)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이라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그는 병적인 거짓말쟁이인 데다가 뮬러 보고서에 따르면, 물론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고 의회가 그 부분을 들여다보겠습니다만, 그가 사법방해를 저질렀는지 여부도 봐야 합니다. 이건 매우 중대한 범죄죠.” 

″제 관점은 두 가지인데요. 첫째, 의회가 그 부분을 엄중히 들여다보고 조사해야 한다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보고서에 나오는 인물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해서 데려와야 하고요, 실제로 트럼프가 사법방해를 저질렀는지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우려는 이런 겁니다. 결국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다시 뽑히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저는 모든 걸 바칠 생각이고요.”

″하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 내년에, 또 1년 반 뒤에, 대선이 절정을 향해하고 있는 와중에 의회가 트럼프 탄핵 얘기만 하고 있다면... 트럼프, 트럼프, 트럼프, 뮬러, 뮬러, 뮬러만 얘기할뿐 우리가 건강보험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생활임금으로 올리는 문제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기후변화 대책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성차별과 인종차별, 성소수자 혐오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평범한 미국인들이 걱정하는 이슈들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면, 저는 그게 트럼프에게 이득이 될까봐 우려스럽습니다.”

ⓒASSOCIATED PRESS

 

반대편에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민주당, 매사추세츠)이 있다.

그는 뮬러 특검 수사 보고서 공개 이후 유력 대선주자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나섰다. 워렌은 같은 날 열린 또다른 CNN 타운홀 미팅에서 자신의 논리를 펼쳤다.

″미국 헌법에 정치적으로 형편이 안 좋다는 예외(조항) 같은 건 없습니다.” 워렌이 운을 뗐다.

″만약 이 나라에서 누구라도 뮬러 특검 보고서에 기록된 행동을 했다면, 그들은 체포돼서 감옥에 가게될 겁니다.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는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범죄예요. 그러나 뮬러 특검은 트럼프 정부 법무부의 지침 때문에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형사 기소를 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저는 그 부분에 있어서 그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만, 뮬러 특검은 그렇게 봤어요.”

″어쨌든 그래서 뮬러 특검은 이 모든 걸 미국 의회에 차려줬습니다. 그리고는 사실상 이렇게 말했죠. 만약 (트럼프에게) 책임을 물어야할 게 있다면, 그건 의회에서 해야할 것이라고요. 그 책임을 묻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도구가 바로 탄핵 절차입니다.”

″이건 정치에 관한 문제가 아니예요. 이건 우리의 원칙에 관한 얘깁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떤 민주주의냐는 문제예요. 독재 국가에서는 정부의 모든 게 단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돌아갑니다. 우리의 민주주의에서, 우리 헌법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우리에게는 견제와 균형 원칙이 있습니다.”

(질문 : ‘탄핵을 추진하느라 시간이 소요될 텐데 다른 민생 이슈가 관심 밖으로 벗어나게 되지 않겠냐’)

″뮬러 특검 보고서를 실제로 읽어보면, 전부 다 나와있습니다. 이걸 알아내기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그런 게 아니예요. 그냥 다 나와있어요. 각주들에, 항목들에 적힌 것들이 다 법과 직접 연결됩니다. 정말 근본적인 건 이겁니다. 저는 다른 상원의원과 하원의원들이 그랬던 것처럼, (취임할 때) 미국 헌법을 지키겠다고 선서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상원과 하원의 모든 의원들이 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난 괜찮다고 본다‘라고 말하든, 아니면 트럼프가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뮬러 특검을 해임하라고 말하고, 그리고는 뮬러 특검을 해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라고 말하고, 그리고는 도널드 트럼프가 뮬러 특검을 해임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서한을 작성하라고 법률고문에게 말하고, 그리고는 대체 왜 내가 한 말을 메모하는 거냐, 내가 아는 변호사들은 한 번도 내가 하는 말을 메모한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수사에) 개입했는데...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된 행위로 인해 수사를 받고 있는데, 외국 정부가 우리나라를 공격했는데, ‘대통령이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만약 상원에 있다면, 그 사람은 자기가 던진 (탄핵 반대)표에 대해 평생 책임져야 할 겁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로버트 뮬러 #2020 미국 대선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