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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교회·호텔 연쇄 폭발로 5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여섯 곳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9.04.21 15:43
  • 수정 2019.04.22 10:04
ⓒDinuka Liyanawatte / Reuters

콜롬보 (로이터) - 부활절인 21일 스리랑카 교회 세 곳과 호텔 네 곳에서 폭탄이 터져 138명이 숨지고 400명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병원 및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내전 종식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스리랑카에서 10여년 만에 벌어진 주요 사건이다.

당국자들은 이 폭발들 중 일부는 자살 폭탄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통행금지령을 내리는 한편 주요 소셜미디어와 메시지 사이트 접근을 차단하는 등 즉각 검속에 나섰다.

이같은 검속이 언제 해제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수도 콜롬보 북부의 성 세바스티안 가톨릭 성당 한 곳에서만 50명 넘는 사람이 숨졌다고 경찰 관계자는 로이터에 말했다. 현장 사진들은 바닥에 널린 시신, 의자와 바닥에 흥건한 피, 무너진 지붕 등을 보여준다.

언론들은 스리랑카 동부 바티칼로아의 한 기독교 교회에서도 폭발로 2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폭발이 발생한 호텔 세 곳은 샹그릴라 콜롬보 호텔, 킹스버리 호텔, 시나몬 그랜드 호텔이다. 호텔에서 희생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첫 6번의 폭발들은 이날 오전 교회 예배가 진행되는 중에 연달아 발생했다.

사망자들 중에는 외국인 9명도 포함되어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두 건의 폭발이 추가로 벌어졌다고 밝혔다. 한 건은 콜롬보 인근 데히웰라의 국립 동물원 근처 호텔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호텔 근처에 사체가 널부러져 있었다고 현지 TV에 말했다.

다른 한 건의 폭발은 콜롬보의 한 주택에서 벌어졌다고 당국자들은 밝혔다.

ⓒDinuka Liyanawatte / Reuters

 

이번 연쇄 폭발의 배후를 자처하는 이들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스리랑카는 2009년까지 타밀족 분리독립주의자들과 수십년 동안 내전을 벌여왔으며, 당시에는 콜롬보에서 폭발 사건이 흔했다. 

기독교 단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극단주의 불교 승려들로의 위협이 증가해왔다고 말한다. 지난해에는 싱할라족 불교 커뮤니티와 소수 무슬림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졌으며, 일부 과격 불교 단체들은 무슬림들이 사람들을 강제로 개종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는 관저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오늘 우리 시민들을 향한 비열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 비극적인 때에 스리랑카인들이 하나로 뭉치고 단합해줄 것을 요청한다.” 그가 트위터에 적었다.

″확인되지 않은 보도나 추측을 퍼뜨리지 말아 달라. 정부는 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경찰 특수부대와 군대에 공격 배후 및 목표를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군 대변인에 따르면 군 병력이 배치됐고, 콜롬보의 국제공항에도 보안 조치가 강화됐다.

ⓒDinuka Liyanawatte / Reuters

 

기독교인들에 대한 공격

폭발 중 한 건은 관광 명소인 콜롬보 성 안토니 성당에서 벌어졌다.

또다른 폭발이 발생한 니곰보의 성 세바스티안 성당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파괴된 성당 내부 사진을 올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의자와 바닥에 피가 흥건한 모습이었다. 

200개 넘는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을 대표하는 스리랑카 기독교복음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차별, 위협, 폭력 행위는 86건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26건이 신고됐으며, 이 중에는 불교 승려가 일요일 기도 예배를 방해하려 시도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에 신고된 건 3월25일이다.  

2012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인구 2200만명 중 불교는 70%, 힌두교는 12.6%, 이슬람교는 9.7%, 기독교는 7.6%를 각각 차지한다. 

2018년 스리랑카 인권 보고서에서 미국 국무부는 당국자들이 기독교인들의 예배를 ‘허가되지 않은 집회’로 규정한 이후 일부 기독교 단체들과 교회들이 압박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또 이 보고서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불교 승려들이 심심치 않게 기독교 및 무슬림들의 예배 장소를 폐쇄하려 시도한다고 적었다.

콜롬보의 말콤 카디널 란지트 대주교는 현지 방송에 출연해 시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공격을 벌인 이들을 법의 심판대 위에 세우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부상자들을 위한 헌혈을 요청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기독교인들은 이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 예배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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