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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군부가 민간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 시위대는 만족하지 않는다.

군사정부는 개혁조치들을 발표하며 시위를 진정시키려 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9.04.15 11:33
수단 시위대는 민간 과도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수도 하르툼에 위치한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2019년 4월14일.
수단 시위대는 민간 과도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수도 하르툼에 위치한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2019년 4월14일.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30년의 장기독재 끝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축출된 수단에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시민들은 지체없이 민간에 정권을 넘길 것을 군사정부에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군부는 과도정부 지도자로 내정했던 인물을 하루 만에 교체했다.

BBC로이터, 가디언 등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정권을 장악한 수단 군사위원회는 12일(현지시각) 압델 팟타 알-부르한 장군을 새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쿠데타를 주도했던 아와드 이븐 아우프 국방장관이 내정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불과 며칠 사이에 지도자가 두 번이나 바뀐 셈이다.

부르한 장군은 시민들이 이끈 ”평화로운 혁명”을 추켜세우며 일련의 개혁 조치들을 발표했다. 야간 통행금지는 즉각 해제됐고, 수백명의 정치범들이 석방됐다. 또 민간정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야당 및 시위 주도 단체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수단 군부는 바시르 정권에서 악명을 떨쳤던 정보기관 ‘국가정보안보원(NISS)의 수장 살라 압달라 무함마드 살레의 사임을 발표하기도 했다. ‘살라 고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그는 2003년 다르푸르 분쟁 당시 바시르 정권의 대량학살에 깊이 개입한 인물로 지목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반(反)정부 시위에서는 강경진압을 주도했다.

바시르 정권에서 악명을 떨쳤던 국가정보안보원(NISS)의 수장 살라 압달라 무함마드 살레. 
바시르 정권에서 악명을 떨쳤던 국가정보안보원(NISS)의 수장 살라 압달라 무함마드 살레.  ⓒASHRAF SHAZLY via Getty Images

 

군사위원회는 13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개혁 조치들을 발표했다. 지방정부 해산, 시위대 폭력 진압 책임자 처벌, 부패 척결, 언론 보도 통제·검열 철폐, 미국주재 대사 및 스위스주재 대사 해임 등이다.

또 시위대 편에 섰다가 구금됐던 경찰 및 군인들을 즉각 석방하는 한편, 축출된 바시르 정권 주요 인사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군사위원회 대변인 샴스 엘 딘 카바시 장군은 야당 및 시위대 측과 합의되는 민간 권력 이양 조치를 ”시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총리를 선임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선택할 것이다.”

그는 군부가 국방부 앞에서 연좌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군사위원회는 야당 및 시위대 측에 일주일 내로 차기 총리 후보자를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간 과도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수단 시민들이 국기를 흔들고 있다. 수단, 하르툼. 2019년 4월13일.
민간 과도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수단 시민들이 국기를 흔들고 있다. 수단, 하르툼. 2019년 4월13일. ⓒASSOCIATED PRESS

 

그러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수단직업협회(SPA)와 주요 야당들의 연합체 ‘자유와 변화를 위한 연합’은 군사위원회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SPA 대변인은 ”(군부가 개최했다는) 회의에 우리는 초청받지 못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로이터는 군부가 소집한 회의의 참석자 대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들, 친(親) 바시르 정부 성향으로 알려진 의원들이었다고 전했다.

SPA는 군사과도정부에 민간인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바시르 전 대통령 체포, 살라 고시를 비롯한 정보기관 수뇌부 체포, 바시르 정권 인사 축출 등을 주장하고 있다.

SPA는 군부가 발표한 개혁조치들이 ”시민들의 요구들 중 어떤 것에도 부합하지 못한다”며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수단 외교부는 ”민주적 권력이양”을 위해 군사정부를 지지해 달라고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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