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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디터의 신혼일기] 결혼생활 6개월 만에 결혼의 나쁜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순간에 외조왕 최수종이 왜 나와?

  • 김현유
  • 입력 2019.04.12 17:16
  • 수정 2019.04.12 17:27
ⓒMBC

허프 첫 유부녀, 김현유 에디터가 매주 [뉴디터의 신혼일기]를 게재합니다. 하나도 진지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만을 따라가지만 나름 재미는 있을 예정입니다.

자 일단, 결혼해서 좋은 점부터.

1. 월세가 안 나감

2. 화장실 청소를 남편이 한다

3. 신혼일기 연재

4. 내 생사를 확인할 보호자가 생김

5. 어쨌든 매일 얼굴을 보게 된다

그럼 결혼해서 안 좋은 점은?

1. 빡쳐서 꼴도 보기 싫은데 이제 주민등록상 여기가 내 집임... 갈 곳이 없음...

2. 빡쳐서 꼴도 보기 싫은데 신혼일기 써야함...

3. 빡쳐서 문 쾅 닫고 침대에 누웟는데 거실에서 코고는 소리가 써라운딩으로 들림...

4. 지금 난 화가 나 있지만 어쨌든 집에 왔으니 눈이 마주쳤고 얼탱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더니 기분 풀린 줄 알고 살랑 살랑 애교 부리다가 장난치길래 진짜 욱 올라와서 가슴팍 쪽을 좀 툭툭 치면서(경고하듯 살살 치는 거 뭔지 알죠?) 하지마라 라고 했더니 오바육바팔바 떨면서 으아아 아아 너무아파 이럼서 가정 폭력이라느니 연령 높은 남편들이 매를 맞는다니 뭐니 함

5. 아침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방에 들어와서는 커튼을 활짝 쳐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게 함... 진짜 하나같이 다 X야마 도네...

요즘 들어 섹스앤더시티를 다시 정주행하고 있는데, 오늘 본 편에서 정말 주옥같은 대사가 나왔다. “뉴욕에 아파트가 무한대로 보급됐다면, 뉴욕의 싱글들은 아무도 결혼을 안 했을거야!” 정말 맞는 말이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아파트가 만인에게 무한대로 보급됐다면 나뿐만 아니라 아무도 네버에버 결혼을 안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혼을 한 덕분에 나는 아주 핫한 동네 역세권의 신혼부부추천(a.k.a 물론 좁음) 보금자리에서 살 수 있게 됐으니 그건 뭐 좋은 일이긴 하지만.. 지만... 그치만...! 이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게, 뉴디터쟝은 지금 남편에게 정말 화가 나 있는 거시야요-! 엣큥☆

ⓒEBICHU

아니 근데 이 와중에 정말, ‘외조왕’ 최수종이 나오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왜 저렇게 자기가 깊은 공감과 감정이입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어엌ㅋㅋ여보 저거봨ㅋㅋㅋ나도 완전 최수종처럼 저러잖아!! 하하하”). 착각도 오바도 애교도 너무 과해졌다. 분명 연애 초반에는 감정절제 제대로 하고 든든하기 그지없는, 이 반도에 흔치않은 진성 얼음왕자 마초남 같았는데 왜 지금은 에비츄마냥 오바육바팔바를 떨어대는 촐싹이가 된걸까? 사실 답은 간단하다. 나이가 들고 통통해져서다. 관상은 싸이언스라고 볼수있고, 그는 본래의 샤프한 마초스러움을 잃고 촐싹촐싹대는 귀여운 통통이 에비츄가 된 것이다. 역시 과학이다. 관상이 바뀌면 그 사람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온 삶의 흔적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니까! 지금부터라도 우리 모두 웃는 얼굴로 관상을 잘 가꾸는 것이 좋겠다^^

아 암튼 저 남자는 내일 아침에도 내 방 커튼을 치면서 날 깨우겠지... 그러면서 자기 불면증 걸린거 같다고 투덜대겠지... 늙으면 아침잠이 없어지는 것뿐인데... 그래도 뭐, 에비츄는 귀여우니까 가끔 화는 나도 많이 사랑하는 바이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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