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4월 12일 15시 57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4월 12일 16시 29분 KST

340일을 우주에서 보낸 '스콧 켈리'의 몸은 쌍둥이 형과 어떻게 다를까?

마크와 스콧 쌍둥이 형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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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와 스콧 켈리 쌍둥이 형제. 

340일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보낸 우주인 스콧 켈리의 몸은 지구에서 생활한 사람과 얼마나 다를까?

이런 연구는 까다롭다. 지구에서도 노화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혹은 유전자에 프로그래밍 된 형질의 발현에 따라 신체는 변하기 때문에 대조군과 비교해 ‘우주에서 일어난 변화’라고 확정하기가 힘들다.

아주 완벽하게 조건을 통제할 방법은 같은 사람이 동시에 우주와 지구에서 사는 것인데, 물론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사에게 스콧 켈리는 보물 같은 존재다. 스콧 켈리에겐 나사에서 근무하는 쌍둥이 형이 있기 때문이다. 쌍둥이라면 좀 더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나사는 25개월에 걸쳐 총 340일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보낸 스콧 켈리와 같은 기간을 지구에서 생활한 마크 켈리의 신체를 비교해 그 결과를 사이언스 지에 발표했다.

연구를 보면 지구에 있는 마크와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스콧의 몸무게는 줄었고, 소변을 보는 빈도 역시 늘었으며 탈수 증세를 보였다. 

눈 뒤쪽에 있는 혈액의 공급이 증가해 부어올랐으며, 망막의 일부가 두터워져 시각 장애의 우려가 있었다. 경동맥도 두꺼워졌는데, 이는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몇 가지 변화가 있다. 

유전자 활동 패턴의 변화

스콧 켈리의 유전자 활동도에 차이가 있었다. 세포는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 하거나 끄는 패턴이 있는데 , 그가 우주에 있을 때는 1400개의 유전자가 다른 패턴으로 활동했다. 특히 면역 체계와 DNA 손상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활동 패턴이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유전자 활동도 패턴의 변화는 우주 체류 기간이 길어질 수록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장기간의 우주 여행이 유전자의 활동 패턴에 심각한 변화를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길어진 텔로미어

염색체의 끝에는 염색체의 말단을 보호하는 ‘텔로미어‘라는 DNA 조각이 있다. 운동화의 끈을 생각하면 쉽다. 수백 개의 실을 꼬아 만든 운동화 끝이 풀리지 않는 이유는 그 끝에 ‘애글릿’이라는 플라스틱 조각이 있기 때문이다. 텔로미어가 바로 인간 염색체의 애글릿이다. 

이 텔로미어는 체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짧아지는데, 이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가 분열하지 않는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텔로미어를 ‘생체 시계’라 부른다.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의 방사선 암 생물학자 수전 베일리는 스콧 켈리의 텔로미어를 관찰했는데 그의 텔로미어가 ‘길어졌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소음과 고독,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는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세포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었을 것 같지만,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만 지구로 귀환하자 텔로미어의 길이는 보통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연구진도 아직 그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PBS

DNA 손상

우주에서 신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소는 전리우주방사선(ionizing space radiation)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스콧이 우주에서 노출된 전리방사선은 146밀리시버트로 이는 10번에서 15가량 CT 스캔을 받는 것과 비슷한 양이다. 

DNA 손상은 방사선이나 산화스트레스는 물론 신경세포의 활동에 의해서도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세포 내에는 DNA 복구 시스템이 있다. 이러한 DNA 손상의 정도는 우주로 떠나기 전까지는 스콧과 형인 마크와 비슷했다. 그러나 우주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콧의 DNA 손상의 정도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평가다. 

세포 내 DNA의 손상은 돌연변이의 원인이 되고 돌연변이 세포는 암의 원인이 된다. 

인지 능력

NASA에 따르면 우주인들의 지능을 측정하는 테스트가 있다고 한다. 기억력, 주의력, 감정 인식, 위험 감수성 등을 측정하는 테스트다. 일반인을 위해 고안된 기존의 인지 능력 테스트는 우주인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너무 쉽기 때문이다. 

이 테스트를 고안한 펜실베이니아 대학 의과대학 교수 마티아스 배스너 교수 팀이 착륙 6개월 후 스콧을 검사한 결과 그가 ‘느리고 정확도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큰 차이는 아니었으나 유의미한 정도였다. 

대부분의 신체적 변화는 그가 지구로 돌아온 후에는 정상으로 돌아갔다. DNA 손상과 인지 능력은 일상의 상태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크게 염려할만 한 영구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연구진 중 하나인 브린다 라나 교수는 ”이번 연구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라며 ”(그러나) 장기간 우주에 있으면서 시력, 혈관 등의 변화가 초래하는 잠재적인 위험의 기초를 지식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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