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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11일 15시 35분 KST

7년 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합헌 결정문은 어땠을까?

과거의 기록을 찾아봤다.

뉴스1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 된 법은 형법 269조 1항(자기 낙태죄)와 형법 270조 1항(의사 낙태죄)다. 1953년 제정된 이래, 66년간 유지돼 왔던 법률이다. 66년 만에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것이다. 헌법불합치란 해당 법률이 사실상 위헌이기는 하지만, 즉각적인 무효화에 따르는 법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법을 개정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을 의미한다.

이번 불합치 결정은 지난 2012년 8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4:4로 합헌결정을 한 지 7년 만에 나온 것이다. 7년 전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은 어땠을까?

2012년 8월 23일, ‘법률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헌법소원 사건은 낙태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산사 송모씨가 형법 제270조1항에 대해 낸 것었다. 부산에서 조산원을 운영하던 송씨는 “2009년 2월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며 태아를 낙태시켜 달라는 김모씨의 부탁을 받고 임신 6주인 태아를 낙태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이후 위헌심판제청을 했지만 기각됐고, 이후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헌법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태아가 인간으로 될 예정인 생명체라는 이유 때문이지, 태아가 독립해 생존할 능력이 있다거나 사고능력, 자아인식 등 정신적 능력이 있다는 생명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태아가 독자적 생존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낙태 허용의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고, 특히 의학의 발전으로 태아가 모태를 떠난 상태에서의 생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실과 그 성장 속도 역시 태아에 따라 다른 현실을 감안하면 임신 후 몇 주가 경과했는지 또는 생물학적 분화 단계를 기준으로 태아에 대한 보호의 정도를 달리할 것은 아니다.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재를 가하게 된다면 현재보다도 훨씬 더 낙태가 만연하게 돼 자기낙태죄 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모자보건법에서 우생학적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임신 24주 이내의 낙태를 허용하고 있음에도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로까지 그 허용의 사유를 넓힌다면 자칫 자기낙태죄 조항은 거의 사문화되고 낙태가 공공연하게 이뤄져 생명 경시풍조가 확산될 우려도 있다.”

″낙태가 대부분 의료업무종사자를 통해 이뤄지는데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시술을 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 경미한 벌금형은 낙태시술의 기능이나 약품 등을 알고 있는 것을 남용해 영리행위를 추구하는 조산사에 대해 위하력(범죄 억제력)을 가지기 어려운 만큼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당시 반대 의견을 낸 이강국·이동흡·목영준·송두환 재판관은 ”현대 의학의 수준에서 태아가 임신 24주까지는 자존적 생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고 있으므로 태아의 독자적 생존능력이 인정되는 임신 24주 이후에는 태아의 생명도 인간의 생명과 어느정도 동일시할 수 있다”고 했었다.

″임부의 낙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임부의 생명이나 건강에 현저한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등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13~24주의 낙태는 임부의 생명이나 건강에 위해가 생길 우려가 증가하는 반면, 임신 초기인 1~12주까지의 태아는 신경생리학적 구조나 기능을 갖추지 못해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임부의 합병증과 사망률이 현저히 낮으므로 임신초기에는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낙태를 허용해줄 여지가 크다.”

2019년의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도록 주문”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법은 개정 이전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만약 이때까지 개정이 안되면 낙태죄는 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