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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는 이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착수 배경을 조사하려 한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FBI 및 특검의 '트럼프-러시아' 수사를 공격해왔다.

  • 허완
  • 입력 2019.04.11 14:21
ⓒBloomberg via Getty Images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법무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중 하나에 동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자신도 법무부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선캠프에 ‘감청’을 했다고 믿는다고 말한 것이다.

바 장관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최초에 시작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자체의 정당성·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공모는 없었다’는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 결과로 큰 부담을 덜게 된 트럼프 정부가 이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분위기다. 

바 법무장관이 의회에서 트럼프 선본에 대해 “감청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것이 적절한 근거가 있었느냐이다. 근거가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바 장관은 10일(현지시각)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 청문회 이틀째 증언에서 트럼프 캠프에 대한 감청 혐의가 적절했는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선거 캠프에 대한 감청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바 장관이 말했다. ”나는 (트럼프 캠프에 대한) 감청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적절한 근거가 있었느냐이다.”

바 장관은 “근거가 없었다는 말은 아니”라면서도 ”내가 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 장관이 언급한 ‘감청’은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외교정책 고문으로 일했던 카터 페이지에 대한 비밀 감청영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비밀 감청영장이 발부되면 수사당국은 당사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비밀리에 그를 감청할 수 있다.

일반적인 영장과는 달리 이 영장은 법무부와 FBI 최고위층의 승인을 거쳐야 청구될 수 있으며, 별도의 법원인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이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감청영장 발부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FBI는 2016년 여름에 페이지에 대한 비밀 감청영장을 발부 받았고, 이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단초 중 하나가 됐다.

ⓒJIM WATSON via Getty Images

 

트럼프는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를 ‘마녀 사냥’이라고 여러 차례 공격했다. 페이지에 대한 비밀 감청영장이 승인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트럼프 캠프 전체를 ‘감청’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해당 감청영장은 페이지가 캠프를 떠난 뒤에 FISC에 의해 승인됐다.

트럼프가 제프 세션스 전 장관을 해임한 뒤 임명한 바 장관은 이날 법무부가 트럼프 캠프를 감청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 증거’는 없으나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인준 청문회에서 말했듯, 나는 2016년 트럼프 캠프를 향한 정보 활동의 근원과 진행을 살필 것”이라며 ”이중 상당 부분은 이미 수사가 됐다”고 말했다.

법무부 감찰관은 법무부와 FBI가 러시아 수사 과정에서 취한 행동들을 이미 들여다보고 있다. 페이지를 감청하는 데 있어서 수사 관계자들이 권력을 남용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바 장관은 전날(9일) 하원에서 감찰관의 검토가 거의 완료되었으며, 5~6월 안에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Bloomberg via Getty Images

폭스뉴스블룸버그는 바 장관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연루 의혹에 대해 최초로 개시됐던 FBI 수사를 비롯해 법무부와 FBI의 방첩 활동 관련 조치들을 조사하기 위한 별도의 팀을 꾸렸다고 9일 보도했다.

FBI는 2016년 대선 당시 이미 비공개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후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해임되면서 이 수사는 뮬러 특검에게 넘어갔다. 즉, 트럼프 정부는 애초에 이 수사가 개시된 배경을 살펴보려 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바 장관은 아직 팀을 꾸리지는 않았으나 “이 모든 정보들을 끌어모으고 살펴야 할 영역들을” 보고해 줄 사람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10일에 말했다.

“허가되지 않은 감청이 없었음을 확실히 하고 싶다.” 바 장관의 말이다.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다만 그는 FBI에 ‘고질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상부 지도자들 사이에서 잘못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따라서 나는 FBI에 대한 비난을 듣고 싶지는 않다.” 

FBI를 위협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바 장관에게 뮬러 보고서의 근원을 살피라고 명령했다. 그는 FBI 수사관들의 행동이 ‘반역’이라고 주장했다. 반역은 경우에 따라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죄다.

“이것은 쿠데타 시도였다.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바깥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들이 한 일은 반역이다. 그들은 끔찍한 짓을 했다. 헌법에 반하는 행동이었다.”

뮬러 보고서에 대한 질문을 받자 트럼프는 윌리엄 바 장관에게 수사관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라고 명령했다.

“그들이 한 일은 반역이다. 그들은 끔찍한 짓을 했다. 헌법과 우리가 지키는 것들에 반하는 행동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다.

 

바 장관은 이날 증언 도중 뮬러 보고서의 간추린 버전을 의회와 대중에게 ‘아마도 다음 주’에 공개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보고서 전문 공개를 요구했으나, 대배심, 정보원, 수사 방법, 진행 중인 수사, ‘기소되지 않은 지엽적 제 3자들’과 관련된 정보는 삭제된 채 공개될 것이라고 바는 밝혔다.

 

* 허프포스트US의 William Barr: ‘I Think Spying Did Occur’ On Trump Campaign During 2016 Electio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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