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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일본 F35 스텔스기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사실

한국도 이 전투기를 도입했다

  • 박세회
  • 입력 2019.04.11 11:47
  • 수정 2019.04.11 13:29
ⓒASSOCIATED PRESS

지난 9일 일본이 최근 도입한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혼슈 북단 아오모리 앞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한국 공군도 같은 기종을 도입해 안전성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일각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이 비행기의 잔해를 수거하면 거대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사실을 최대한 쉽게 정리해봤다. 

″노크 잇 오프 (Knock it off , 훈련 중단)”

추락한 F35는 9일 오후 6시 59분에 아오모리 현의 미사와 기지(三沢基地)에서 `공중 전투 기동(Air Combat Maneuvering)` 훈련을 하기 위해 이륙했다. 전투기들끼리 하늘에서 싸우는 훈련이다. 4대의 전투기가 훈련에 참여하면 2대 2로 모의 공중전을 펼치는 게 보통이다. 

전투기끼리 싸우기 위해서는 민항기가 없는 텅빈 하늘이 필요하다. 미사와 기지에서 이런 훈련을 벌일 수 있는 공역까지의 거리는 약 135km로 10분이면 가 닿는 거리다. 

이륙 후 30분 께가 지난 7시 27분 레이더에서 추락한 전투기의 파일롯으로부터  마지막 교신이 들어온다. ”노크 잇 오프(Knock it off , 훈련 중단).” 이 말을 마지막으로 레이더에서 해당 전투기의 항적이 사라졌다. 이륙 후 30분이면 시간상 이미 훈련이 중반이나 종반 정도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시사통신에 따르면 항공 자위대가 밝힌 해당 파일롯은 총 비행 3200시간, F35로 훈련한 시간이 60시간에 달하는 베테랑이다. 

파일롯은 탈출했나? 

사실 가장 중요한 건 파일롯의 생사다. 시사통신에 따르면 10일 자위대는 이 조종사가 비상 탈출한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기체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조종사는 긴급 탈출을 하도록 훈련받는다. 비상 탈출 시에는 이를 무선으로 알리고, 사출된 조종석에서 구난 신호가 자동으로 발신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비상 탈출을 무선으로 알리지도 않았으며 구난 신호도 확인된 바가 없다는 설명이다.

전투기가 사라진 아오모리 해역을 수색 중인 헬리콥터의 모습.
전투기가 사라진 아오모리 해역을 수색 중인 헬리콥터의 모습. ⓒASSOCIATED PRESS

F35는 스텔스 기종이라 레이더에는 잡히지 않지만, 훈련 중에는 기체의 위치정보를 본부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낸다.

추락기 조종사는 40대의 3등공좌(空佐·한국 계급으로는 소령에 해당)로 그를 찾는 수색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함께 훈련한 조종사들은 보지 못했나? 

함께 훈련한 3대의 전투기 조종사들로부터 자세한 상황을 듣고 있으나 해당 시점의 상황을 육안으로 본 바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종의 공중전은 일반 전투기와 다르다. 적기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거리 바깥에서 상대방을 레이더로 먼저 탐지해 공대공 미사일로 격파한다. F35가 이 훈련을 할 때는 일명 ‘도그 파이트’라 불리는 전투기 근접 공중전은 하지 않는다는 게 일본 언론의 설명이다. 

이 설명 대로라면 4대의 전투기는 서로가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훈련을 펼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야간 훈련이라 난이도가 높은 훈련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자세한 훈련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기체를 찾아라!

9일 밤 수색 중 해역에서 기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확보했으며, 10일 사라진 전투기의 수직 꼬리날개임을 확인했다. 

이날 오전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F35A의 교신이 끊긴 해역에서 기체의 꼬리날개 부분이 발견됐다”며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락 만큼 중요한 게 인양과 정보 보전이다. F35는 록히드 마틴 사를 중심으로 국제 선진 방위산업의 기술이 총 동원된 테크놀로지의 총합이다. 이런 이유로 도입 선정부터 기체 운용까지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현재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이스라엘, 한국, 호주 등 미국의 ‘우방’이 이 전투기를 도입했다. 

안보에 민감한 미국의 보수 매체는 이 기체 정보가 러시아나 중국의 손에 들어갈 것을 염려하고 있다. 

이 기체가 우방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손에 들어가면 치명적인 방위산업의 정보가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수석 전문역을 맡았던 방위산업 전문가 톰 무어는 트위터에 ”중국과 러시아가 실종된 F35를 손에 넣는 대가는 가격을 매길 수가 없다”라며 ”큰일이다”라고 밝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만약 러시아와 중국이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잠수함을 활용해 해저를 탐사하고 이 기체를 먼저 찾는다면, 세계 역사상 가장 비싼 무기 시스템의 비밀을 손에 넣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7조4000억원을 들여 총 40대 구매를 확정했으며, 2021년까지 실전 배치를 마칠 계획이다. 지난 3월 이미 2기가 한국에 도착한 바 있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시나리오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자위대는 현재 기체가 수심 1500m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본다. 인양에는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다른 나라의 접근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본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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