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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나스 엑스' 백인의 전유물인 컨트리 장르로 빌보드를 정복하다

소셜미디어 시대에만 나올 수 있는 충격적인 데뷔다

  • 박세회
  • 입력 2019.04.10 15:49
  • 수정 2019.04.10 16:56
ⓒYoutube/Genius

어쩌면 인류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스타덤인지도 모르겠다.

9일(현지시간) 빌보드닷컴에 따르면 릴 나스 엑스의 노래 ‘올드 타운 로드‘가 빌보드 1위에 올랐다. 컨트리 음악에 랩을 섞어 얼마전 ‘컨트리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논란을 촉발한 바로 그 노래다. 

릴 나스 엑스가 누구야?

미국에서도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아직 레코드 회사와 계약도 안 한 20살의 신예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는 정식으로 낸 앨범도 없어서 타임매거진에 따르면 ”라디오 방송국들이 그의 노래를 유튜브에서 떠다가 틀었다”고 한다. 그의 공식 채널에 올라온 유튜브 뮤직비디오 역시 눈길을 끈다. 아래 유튜브 영상은 모두 비디오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 2’에 나오는 장면을 잘라 만든 몽타주다. (기사가 계속됩니다)

음악 산업의 측면에서도 릴 나스 엑스의 빌보드 1위 정복은 매우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음반 제작사의 제작 및 홍보 지원을 하나도 받지 않았고, 라디오 디제이들의 거름망을 그대로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가  차트에 올라 주목을 받은 과정을 살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일단 사운드 클라우드와 아이튠즈에 이 노래를 올리면서 ‘컨트리’ 장르로 구분지었다는 점이다. 

한 음악산업 관계자는 롤링스톤 매거진에 ” 컨트리 차트를 선택해 거기서 관심을 끌면 알고리듬을 타고 차트 상위권에 오를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르인 랩 노래들과 경쟁하는 것보다 낫다는 계산”이라고 밝혔다. 이후 빌보드가 컨트리 장르 순위에서 ‘올드 타운 로드’를 삭제했으나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오히려 이 노래의 유명세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미국의 십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는 점도 흥미롭다. 타임매거진의 ‘인텔리전서‘에 따르면 틱톡에서는 미국 컨트리 웨스턴 스타일이 다시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카우보이 복장으로 변신하는 일종의 코스튬 놀이가 번진 바 있다. ‘올드 타운 로드’는 이 놀이에 배경 음악으로 주로 쓰였다.

빌보드닷컴에 따르면 릴 나스 엑스는 지난 2018년 음악에 전념하기 위해 다니던 대학을 그만 뒀다.

한편 ‘올드 타운 로드’가 빌보드 탑 100에 오른 이후 릴 나스 엑스를 둘러싸고 여러 음반 기획사들 사이에 작은 전쟁이 벌어졌는데 결국 콜롬비아 레코드가 그와의 계약에 성공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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