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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고, 두 후보가 모두 승리를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경쟁자 간츠가 총리 자리를 노리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9.04.10 10:36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오른쪽)은 5번째 임기를 노리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오른쪽)은 5번째 임기를 노리고 있다. ⓒAmmar Awad / Reuters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야당 후보 베니 간츠가 9일(현지시각) 치러진 총선에서 각각 승리를 선언했다. 몇몇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네타냐후가 정부 구성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권력을 유지해왔으며 5연임을 노리는 네타냐후는 정치적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집권 리쿠드당을 이끌고 있는 그는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으나 세 건의 부패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에 직면해있다.

이스라엘 주요 지상파 방송사 세 곳 중 두 곳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간츠가 이끄는 중도 청백동맹이 전체 의석 120석 중에서 리쿠드당보다 근소하게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왔다. 다른 하나의 출구조사는 두 당이 동률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구조사에서는 어느 당도 다수당을 점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두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는 네타냐후가 우파 진영의 도움으로 정부를 구성하는 데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아직 결과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개표가 모두 끝나려면 몇 시간은 더 소요될 예정이다.

네타냐후(69)가 승리한다면 그는 이스라엘 71년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다.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간츠(59)는 정치 신인이다.

이스라엘 방송사 ‘채널13’은 네타냐후가 보수 진영의 지원으로 66석을 확보해 중도좌파 및 좌파 정당들로 구성된 청백동맹(54석)에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쿠드당이 이끄는 우파주의자 진영이 분명한 승리를 거뒀다.” 네타냐후가 밝혔다. ”나는 오늘 밤 우리 동반자들과 함께 정부 구성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베니 간츠 '청백동맹' 대표.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베니 간츠 '청백동맹' 대표. ⓒAmir Cohen / Reuters

 

반면 텔아비브에서 연설에 나선 간츠는 출구조사 결과는 청백동맹이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음을 보여준다며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다음 정부를 구성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승자다.” 간츠가 말했다. ”우리는 베냐민 네타냐후가 (그동안 총리로서) 국가에 기여한 것에 감사한다.”

이스라엘 과거 선거에서 출구조사 결과는 틀린 적이 있었다. 비영리 국제단체 ’국제위기그룹(ICG)의 선임 애널리스트 오퍼 잘츠베르크는 리쿠드당과 청백동맹이 정부 구성에 필요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는 군소 정당들의 득표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가 또 한 번의 우파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최종 개표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OOL New / Reuters

 

트럼프와의 관계를 부각한 네타냐후

선거운동 기간 동안 두 정당은 상대방의 부패 의혹, 편견 조장, 유약한 안보관 등을 비난했다.

네타냐후는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2017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지난해 5월 미국 대사관을 이전함으로써 이스라엘에게 선물을 주고 팔레스타인인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네타냐후는 선거운동 도중 이례적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격화시키기도 했다. 자신이 다시 당선되면 이스라엘이 점령중인 서안지구(West Bank) 내 유대인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자신들의 나라를 건설하려고 한다.

선거 도중 간츠는 자신이 이끄는 정부가 평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인정하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는 서안지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스라엘 총선에 대해 ”우리는 그들이 평화를 향한 올바른 길을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은 2014년 중단됐다. 

ⓒAmir Cohen / Reuters

 

정부 구성

접전으로 치러진 선거에서는 미미한 정치세력이었던 군소정당들의 힘이 커진다. 이들이 ‘킹메이커’가 되기 때문이다.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면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의석을 확보한 정당들에게 총리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묻게 된다. 그런 다음 대통령이 정부를 구성할 정당 지도자, 즉 총리 후보를 지명하면 그는 28일 동안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 기한을 2주 연장할 수도 있다.

선거 결과를 좌우할 변수 중 하나는 21%에 달하는 이스라엘 내 아랍계 소수자들의 표심이다. 이들은 2018년에 통과된 이스라엘 ‘민족국가법’에 분노했다. 이 법은 이스라엘에서는 오직 유대인들이 민족 자결권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네타냐후는 이 법을 지지했다.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은 선거 당일 바디캠을 착용한 모니터 요원들을 몇몇 아랍계 선거구 투표소에 배치시켰다. 아랍계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 대한 협박이라며 이 조치를 비난했다.

텔아비브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사업가 데디 코언(44)은 간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비비(네타냐후)에게 표를 주는 것을 고려했었다. 생활은 나쁘지 않다. 전 세계를 돌아다녔지만 경제나 안보 면에서 이스라엘은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변화가 필요하다. (네타냐후 집권) 13년이 됐고 이제 (권력) 제일 위쪽에도 환기를 시킬 때다.” 

서안지구 정착촌의 아리엘대학에서 강사로 일한다는 네타냐후 지지자 아비 구르(65)는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우파주의가 이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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