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누가 메모 좀 해주세요. 어른들 가운데 고혈압 약을 잡수시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 (중에) 약을 못 가져온 분들이 계실 수 있어요. 그런 분들은 빨리 의약품을 확보해서 드려야 해요. 조사를 해서 의약품 차질 없이 해드리고.”
강원도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대응이 찬사를 받고 있다. 말뿐인 위로나 격려가 아니라, 당장 필요할 만한 지원 물품이나 대책들을 꼼꼼하게 챙긴 모습이 소개되면서다.
피해 주민들의 사정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걱정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장면이다.
이 총리는 5일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머물고 있는 강원도 강릉의 한 임시거처를 방문했다.
TV조선 유튜브채널 ‘씨브라더’에 소개된 영상을 보면, 이 총리는 근심 가득한 표정의 주민들과 둘러 앉자마자 차분하게 말을 꺼냈다.
”우선은 여러분들 이렇게 합시다잉.”
″우선은 며칠은 여기에 계셔야 될 거예요. 대피소에. 계시는 동안에 식사를 하시거나 또 다른 일을 하시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저희가 하겠습니다.” 이 총리가 말했다.
이 총리는 현재 적십자사 요원들이 이재민들을 돕고 있다고 설명하며 더 많은 지원 인력이 올 것이라고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서울 같은 데서도 적십자 회원을 포함해서 자원봉사자들이 오실 걸로 압니다. 그래서 여기서 사시는 데 필요한 식사와 생수 이런 걸 포함한 생필품, 의약품 이런 거 차질없이 드리도록 할게요.”
이어 이 총리는 이재민들이 단체가 아니라 가족끼리 따로 머물 수 있는 장소를 곧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주말까지 계획이 설 거예요. 그러면 내주 중에는 몇 분씩이라도 임시 거처에 입주를 하시도록.”
화재로 잃은 주택 복구 문제도 언급했다. 이 총리는 솔직했다.
″그건 최대한 노력을 할게요. (정부에서) 전액이 이렇게 지원되는 것이 아니어서 얼마나 노력을 저희들이... 무슨 방법이 있을까를 한 번 찾아볼게요.”
″살던 대로 살게 해주세요.” 이 총리 옆에 앉은 한 이재민이 말했다.
″물론, 물론.” 이 총리가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리고 임시 거처 컨테이너도 기왕이면 사시던 곳 가까운 곳으로 해드릴게요잉. 저도 시골 출신이다만 시골 사람들은 멀리 가면 안 되잖아요.”
이 총리의 세심함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혹시 여러분 가운데 농사짓는 분이 계신다면 벼씨하고 농기구, 볍씨도 다 타버려가지고... 볍씨를 무상으로 공급해드릴게요. 농협하고 얘기가 됐습니다. 그 다음에 농기구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드릴게요. 빌려드리든지 그냥 어떻게 될지 농협하고 상의를 해봐야 되겠는데, 오늘 오후에 농협중앙회장님이 여기로 오시기로 했어요. 지금 오고 있어요. 오고있어요잉.”
″그렇게 하십시다. 너무 걱정 마시고요.” 건강을 챙기라는 당부에 이어 이 총리가 끝으로 덧붙인 말이다.
″오늘 오후에는 대통령님도 아마 이쪽에 오실 것 같아요.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