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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흔들고 있는 차관급 관료의 "아베 손타쿠" 발언

윗분의 뜻을 알아서 헤아리고 받든다

ⓒ쓰카다 이치로 홈페이지

″손타쿠(忖度)했다.”

이 한마디가 일본 정계를 흔들고 있다. 

‘손타쿠’. 우리말에도 있는 한자어 ‘촌탁’은 윗분들의 뜻을 헤아려 받드는 걸 말한다. 

문제의 발언이 불거진 건 지난 1일이다. 기타큐슈 시내의 한 집회에서 국토교통성 쓰카다 이치로(塚田一郎) 부장관(차관급)은 ”총리나 부총리가 나설 수 없으니 내가 손타쿠했다”며 시모노세키와 기타큐슈를 잇는 새 도로(이하 ‘시모기타’ 도로) 사업 계획을 거론했다.

‘시모기타 도로‘는 시모노세키에 지지 기반을 둔 아베 총리와 후쿠오카 현에 기반을 둔 아소 다로 부총리의 이름을 따 ‘아베·아소 도로’로도 불린다. 바다를 두고 떨어진 두 지역은 현재 1973년에 개통한 다리과 1958년에 개통한 터널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도로들이 낙후되어 종종 보수 공사 등으로 통행이 금지된다.

혼슈 남단의 시모노세키와 규슈 북단의 기타큐슈를 잇는 새로운 간선 도로 사업이 바로 ‘시모기타 도로’다. 지역민의 염원을 담을 SOC 사업인 셈이다. 

쓰카다 교통성은 자신이 이 도로의 사업 추진을 위한 조사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올해 예산 계획에 올렸다고 밝히며 ”(윗분들의 뜻을 살펴) 손타쿠 했다”고 실언한 셈이다.

실제로 올해 일본 국가 예산에는 이 사업의 조사 비용 약 4천만 엔(약 4억 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 발언이 퍼진 후 거센 비판이 일었다.

야당은 이를 ”‘이익유도‘를 인정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익유도‘는 우리 말로 ‘지역구 챙기기‘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이를 ‘포크배럴’이라고 표현하는데, 자신의 지지하는 지역이나 지역구에 유리한 사업을 따내거나 이 지역에 이익이 되는 법안의 입법을 밀어붙이는 정치를 말한다. 

쓰카다 부장관은 곧바로 ”문제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라며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하였으나, ”책임을 다하겠다”며 사퇴는 거부했다. 

이어 3일 열린 중의원 후생노동위와 내각위원회의, 4일 열린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는 ‘쓰카다의 손타쿠 발언’이 연일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쓰카다 부장관은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아베 총리 역시 이날까지는 경질 요구를 거부했다. 

결국 5일 쓰카다 부장관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간부가 이 사실을 확인했으며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 역시 사퇴로 의견을 모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한편 2000~2002년까지 아소 다로의 비서를 맡았던 쓰카다 부장관은 2007년 자민당 소속으로 니가타 선거구 참의원에 당선되며 중앙정계에 달을 디뎠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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