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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보잉737 추락사고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사고원인을 기체 결함으로 사실상 명시했다.

ⓒReuters

지난달 15일 에티오피아에서 이륙한 지 6분만에 추락해 탑승자 157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보잉737 맥스8 사고는 조종사들이 보잉사가 제공한 매뉴얼을 따랐음에도 기체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은 불가항력 상황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에티오피아의 다그마위트 모게스 교통장관은 4일 자국 항공사 여객기 추락사고 원인에 대한 1차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당시) 조종사들은 제조사가 제공한 모든 (조종) 절차를 거듭해서 수행했으나 기체를 통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모게스 장관은 “조종사의 반복적인 통제에도 비행기가 말을 듣지 않고 기수를 낮췄다”며 “제조사(보잉)가 해당 기종의 통제 시스템을 재검토할 것을 권고한다”고 요구했다.

에티오피아 당국의 이날 발표는 보잉737 맥스 기종의 추락 사고에 대한 첫 공식 조사보고서로, 항공사고 조사에 대한 국제 규정상 책임 소재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거나 기체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나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이나 정비 불량이 아니라 기체 결함으로 사실상 명시한 것이어서, 조종사의 기체 조작과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 뿐 아니라 향후 피해자 보상과 보험금 지급 및 구상권 등 민·형사상 책임을 두고 큰 논란과 파장이 예상된다. 보잉사는 이번 보고서를 검토해보겠다는 반응만 내놨다.

보잉737 맥스 시리즈는 보잉사의 최신 기종으로 지난 2017년 5월부터 상업운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넉달여새 연거푸 의문의 추락사고를 내면서, 현재 전세계에서 운항이 잠정 중지된 상태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소속의 보잉73 맥스8기종이 이륙한 지 13분만에 추락해 탑승객 189명이 모두 숨지는 참사를 빚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기종에 처음 적용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항공기가 양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속도를 잃을 경우(실속), 자동으로 기수를 낮춰 양력을 높이는 자동 제어 장치다. 그러나 기체의 날개와 맞바람 기류의 각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하나 밖에 없는데다, 잘못된 정보를 컴퓨터에 전송해 조종사의 통제 범위를 넘어 기수를 과도하게 낮췄을 것이란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3일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NASA) 및 국제 항공안전기구들과 공동으로 보잉737 맥스 기종의 결함을 정밀조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고 미국 <시엔비시>(CNBC) 방송이 보도했다. 관계기구합동기술점검팀(JATR)으로 명명된 이 기구는 최근 넉달여새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라 추락사고를 낸 원인으로 지목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조종사와 상응하는 방식의 설계를 비롯해 시스템의 안전성 전반을 면밀히 평가하고,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 등 필요한 보완점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 기구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항공안전당국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개로, 보잉사는 3일 데니스 뮬런버그 최고경영자가 조종석에 직접 탑승한 가운데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버전을 적용한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보잉사는 이날 성명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설계된 대로 작동했으며, 조종사들이 (시험비행을 마치고) 보잉 비행장에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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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사고 #항공기 #에티오피아 #보잉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