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여성 혐오 가사에 대한 김효은 측 사과문의 정말 큰 문제

날짜가 딱딱 맞고 반응도 빠르다

ⓒMNET

지난 3월 30일 새벽 엠넷의 ‘고등래퍼3’에는 쇼미더머니 출신 래퍼 김효은이 등장해 이번 시즌의 다크호스라는 이영지가 속한 팀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영지와 속한 팀의 수장은 ‘국힙 대디’라 불리는 남자 더콰이엇이다.

김효은은 더콰이엇의 회사 엠비션뮤직의 소속 뮤지션이다. 더콰이엇은 일리네어고 김효은은 엠비션뮤직이라고 하지만, 같은 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니까 이날 이영지네 팀의 무대에 김효은이 나온 건 더콰이엇이 ‘꽂았다’고 봐도 딴지 걸 사람은 없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 

30일에 방송 끝나자 약속이나 한 듯 김효은의 신곡이 나왔다. 엠비션뮤직 측은 ”원래 방송 전에 잡아 둔 발매 일정”이라고는 하지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가사다. 신곡 가사가 귀를 의심하게 했다. 

메갈년들 다 강간 

난 부처님과 갱뱅 

300만 구찌 가방

니 여친집 내 안방

난 절대 안가 깜빵

내 변호사 안전빵

내 이름 언급하다간 니 가족들 다 칼빵

3월 30일 해당 가사가 인스타그램에서 캡처로 돌아다니며 ‘여성 혐오’라는 비판을 받자 곧바로 대응에 들어갔는데 이 대응이 진짜 문제다. 

먼저 브래디스트릿 측이 3월 31일 곧바로 사과문을 올린다.  ‘제 가사의 어휘 선택이 지나치게 과격했던 점을 반성한다’는 게 요지다. ‘어휘의 선택’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왜곡된 성인식 전반의 문제를 축소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브래디스트릿 측이 사과문을 올리고 난 후 이를 인용해 덧붙인 김효은의 사과에도 문제의 본질에 대한 인식은 빠져 있다.

그는 ”덧붙여 저도 곡의 주인으로서 미처 문제가 될 만한 가사를 검열하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조속히 문제의 가사를 수정해서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앨범을 녹음하면서 수십번을 들은 가사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은 해당 작업에 관여한 이들 전체의 성인지 감수성을 의심하게 한다. 

김효은의 인스타그램에 한 사용자는 ”이 노래를 내는 데 수많은 사람을 거쳤을 텐데 아무도 강간하겠다는 말과 갱뱅하겠다는 가사를 지적하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한편 브래디스트릿은 일리네어의 수장 더콰이엇과의 인연으로 김효은과의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창모 형이 노래를 듣고 되게 좋다고 하면서 제 사운드 클라우드 계정 주소를 더콰이엇 형에게 보내셨다. 며칠 뒤에 더콰이엇 형이 저에게 연락을 해서 같이 작업을 해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시더라. 되게 신기했다. (미소). 그렇게 ‘Brrr’이라는 곡을 함께 작업했고, 그 덕분에 힙합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됐다.” - 노컷뉴스 브래디스트릿 인터뷰(3월 21일)

엠넷 고등래퍼 관계자는 이런 논란의 소지가 있을 걸 알고 있었냐는 허프포스트의 질문에 ”방송을 녹화하는 시점에서는 싱글 발표가 된다는 것도 몰라 논란을 예상할 수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엠비션뮤직 측은 ”공식 입장이 없다”라며 ”문제가 된 건 브래디스트릿이 쓴 부분의 가사이고 해당 아티스트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회사는 따로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엠넷 #고등래퍼 #일리네어 #김효은 #엠비션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