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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01일 14시 24분 KST

한방천하 분양 사기, 별장 성폭력, 그리고 김학의의 연결고리

김학의 뿐만 아니라 건설업자 윤중천도 과거 수상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지난 2013년 8월, 용두동에 위치한 서울약령시장에서는 ‘한방천하’라는 쇼핑몰 기공식이 열렸다. 건설사는 포스코였고 시행사는 중천산업개발이었다. 중천산업개발의 회장은 윤중천, 바로 김학의 성폭력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뉴스1
윤중천

 

이 사업은 실패로 끝난다.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2013년, 한방천하에 투자한 한 투자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2002년경 안정적인 노후 수익을 고민하던 중 한방 전문 상가라고 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수입이 보장될 거라고 판단해 한 구좌(약4평)를 분양받았다. 하지만 한방 전문상가로 특화 시키겠다는 분양사의 말과 달리 2006년경 준공 허가가 난 이후에도 상인들 입주가 전무해 비어있는 상가로 몇 년의 시간이 흘러갔다.”

투자자들은 윤중천 씨의 회사를 사기,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중천산업개발이 허위 분양광고로 분양자를 끌어모았고, 2003년 상가 분양 당시 분양자들로부터 모은 개발비 70억원을 횡령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투자자들은 준공 이듬해인 2007년에 서울북부지검에 진정을, 그리고 그 다음해인 2008년에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리고 검찰은 진정과 고소 모두 기각한다. 증거불충분이 이유였다.

피해자들은 2010년, 추가증거를 들고 와 윤씨를 다시 고소한다. 윤씨가 개발비 70억원 중 17억원을 유용했다는 정황을 국세청을 통해 파악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다. 검찰은 윤중천씨의 유죄를 인정할 수 있으나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기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2013년, 윤중천씨가 당시 법무부 차관으로 내정된 김학의 등을 별장으로 초대해 성접대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이 ‘성접대‘는 폭력과 강요로 이어진 성폭력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피해 여성들을 협박하기 위해 윤씨가 약물을 이용해 준강간을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만약 김학의 등 당시 성접대를 받았던 인물들이 윤씨의 폭행, 협박 사실을 알고도 가담했다면 2인 이상의 성폭력 범죄에 적용할 수 있는 ‘특수 강간’에 해당한다.

그런데 경찰은 당시 피해 여성들이 ‘윤씨가 사업 관련 내용을 김 전 차관과 많이 상의했고 실제로 김 전 차관이 힘을 써줬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김학의 전 차관이 검사장이었던 시절, 윤중천에 대한 사건을 지휘하지는 않았지만 검찰 고위직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다며 분양 사기 피해자들의 증언을 인용한다.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데, 윤씨의 수사 당국 로비가 그 배후에 있다”

경향신문이 확보한 성폭력 피해자 진술은 더 구체적이다.

“윤중천이 내가 살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집에 김학의를 불러서 (분양사기) 사건 해결을 부탁했다”

“김 전 차관 덕분에 잘 해결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역삼동 집에서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하고 나서는 꼭 김 전 차관과 성관계를 하도록 했다”

피해자의 증언에 따르면 김학의가 윤중천으로부터 금품 수수를 한 정황도 포착된다.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돈이 들어 있는 흰색 봉투를 주는 것을 직접 봤다”며 “김 전 차관이 소파에 앉아 그 봉투를 받아서 양복 안주머니에 넣었다”

2013년 당시 경찰은 ‘별장 성폭력 사건의 ”윤씨가 최근 분양사업에 실패해 자금난에 처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회 고위층에게 두루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의 분양 사기와 무혐의, 그리고 별장 성폭력 사건에 연결고리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뇌물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완성됐다는 이유로, 특수강간에 대해서는 ‘피해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김학의를 무혐의 처분했다.

 

 

한편 검찰청은 29일, 김학의 성폭력 사건 수사를 위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을 꾸렸다. 수사단장은 여환섭 검사장, 차장검사는 조종태 성남지청장이다. 여 검사장과 조 지청장 이외에도 3명의 부장검사와 8명의 평검사 등 모두 13명의 검사가 수사단에 합류한다.

수사단은 지난 주말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넘어온 조사기록과 2013~2015년 검경의 1·2차 수사기록을 검토하면서 수사관 인선을 하는 등 조사 준비 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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