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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세계 버스의 80%는 전기로, 한국은?

[특집] 기름 말고 그린②

ⓒMichael Cole via Getty Images

우리나라에는 약 4만5000대의 버스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중 전기버스는 수소버스 2대를 포함해 총 274대로, 전체 등록 버스 대비 겨우 0.6%를 차지합니다. 나머지 99.4%는 천연가스와 경유 등 화석연료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16개 지자체 전체 등록버스 대비 전기버스 비중 순위
16개 지자체 전체 등록버스 대비 전기버스 비중 순위 ⓒ그린피스

16개 지자체 중에서 가장 빨리 전기버스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곳은 제주도입니다. 제주도의 전체 등록버스 대비 전기버스 비중은 약 10%로, 7년 전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Carbon Free Island)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실천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올 1월에는 2021년까지 시내버스 38%를 전기버스로 교체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여전히 제주도를 달리는 경유버스가 747대나 되기 때문이죠.

자동차 등록 대수가 2000만대를 넘은 상황에서, 버스는 일반 승용차보다 매우 미미한 양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스는 일반 승용차보다 크고, 그만큼 많은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연과 온실가스를 훨씬 많이 내뿜습니다. 그리고 시민의 발로써 모든 사람이 자주 사용한다는 점에서 버스의 전환은 절실합니다.

인도 뉴델리의 러시 아워
인도 뉴델리의 러시 아워 ⓒ그린피스

천연가스와 경유 버스는 전기버스에 비해 적게는 1.5배, 많게는 8배 이상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내뿜습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올해 말까지 전기버스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 올 한 해만 총 9855만배럴의 디젤 사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전기버스 전환으로 디젤 소비가 하루 27만배럴씩 감소한다는 것이죠. 전기버스 전환을 엑슨모빌(ExxonMobil)이나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과 같은 석유 대기업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북극 바렌츠해에 있는 석유 대기업 스타토일(Statoil)에서 석유 시추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북극 바렌츠해에 있는 석유 대기업 스타토일(Statoil)에서 석유 시추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대기오염을 심화하는 질소산화물 등의 배출가스를 없애기 위해 대중교통의 변혁은 시작됐습니다. 2040년까지 전 세계 시내버스의 80%가 전기로 운행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때가 되면 전 세계 도로를 달리는 전기버스는 약 230만대를 넘어설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도시들은 어디일까요? 한국의 도시들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대중교통 수단을 전기화하고 있습니다. 2017년 한 해에 도로를 달린 약 30만대의 전기버스 중 99%가 중국에 있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신흥 산업도시 선전(심천)시는 시내버스 1만6000대를 모두 전기버스로 바꿨습니다. 전 노선, 전 구간을 전기버스로만 운행하는 도시는 세계에서 선전시가 유일합니다.

벨기에 시민들이 맑은 공기를 위한 깨끗한 교통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벨기에 시민들이 맑은 공기를 위한 깨끗한 교통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중국만이 아닙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시는 올해부터 배출가스 없는 버스만 구입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시는 2025년까지 4500대의 시내버스를 모두 전기버스로 전환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시 역시 2030년까지 모든 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변화의 물결은 전 세계적으로 15개가 넘는 국가들이 시작한 탈(脫)내연기관차 움직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의 대기오염 규제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인 캘리포니아 대기자원국(California Air Resource Board)은 지난해 12월, 2040년까지 모든 버스를 100% 전기버스로 전환하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천연가스 업계의 반발은 엄청났습니다. 버스는 이 업계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규제 당국은 천식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고질적인 대기오염 해결이 더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한 10개 도시 중 8개가 캘리포니아주에 있기 때문이죠. 전기버스 전환으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클 것이라는 것도 한몫 했습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농도 2위이자 온실가스 배출량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도 두 번째로 높습니다. 하지만 화석연료차를 매연과 온실가스 없는 친환경차로 전환하려는 목표와 시점은 부재합니다.

지금 당장 내 차를 친환경 차로 바꾸지 못한다면, 내가 타는 버스라도 친환경 버스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가 사는 도시를 누비는 화석연료버스가 전기버스로 바뀐다면 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해결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나라 16개 지자체 중 누가 이 전환을 가장 빠르게 이끌게 될까요?

기후변화 없고 깨끗한 공기를 되찾기 위한 첫걸음, 매연 없는 전기버스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의 ‘OIL STOP GO GREEN’ 캠페인에 대해 더 알아보세요. 서명은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시민들의 의지를 지자체에 알리는 데 사용됩니다.

>>서명하기<<

글: 이인성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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