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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버닝썬 게이트 총정리] 유착 의혹 경찰 5명을 입건했지만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승리도 불법촬영물 유포를 인정했다

경찰, 중간수사 발표

①불법촬영물 유포

②경찰 유착 의혹

③탈세 수사로 확대

④강남서의 거짓말

ⓒ한겨레

28일은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경찰이 유착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정확히 두달째 되는 날이다. ‘클럽 직원에게 폭행당해 112에 신고했는데, 경찰이 피해자인 나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는 김상교(28)씨 폭로에서 시작된 버닝썬 사건은 각종 성범죄와 마약, 연예인과 경찰 고위직 사이 유착, 탈세 등으로까지 번지며 ‘게이트’급 사건으로 비화했다.

이런 가운데 두 달째 버닝썬 게이트를 파헤치고 있는 경찰이 내놓은 중간수사 성적표는 참담하다. ‘김씨 현행범 체포가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는 경찰의 주장은 국가인권위원회 현장 조사 결과 위법했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정작 경찰 유착과 탈세의혹 등 수사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버닝썬을 둘러싼 의혹과 현재 수사 상황을 정리했다.

 

승리·정준영 등 불법촬영물 유포 추가로 드러나

 

빅뱅 멤버인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30)씨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승리가 해당 단체대화방에서 1건의 불법촬영 사진을 올린 사실을 확인하고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문제의 단체대화방에서 불법촬영물을 유통한 연예인은 정씨와 에프티(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29)씨, 승리 등 3명으로 늘어났다. 승리는 지난 10일 클럽 아레나에서 국외 투자자 일행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혐의(성매매 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입건된 바 있다.

정씨 등이 단체대화방에 올린 불법촬영물 등은 현재 확인된 것만 15건이다. 정씨가 몰래 촬영해 올린 영상 11건, 승리가 올린 사진 1건, 최종훈씨가 올린 사진 3건 등이다.

경찰은 승리와 정준영씨는 직접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올렸다고 판단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하고,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내려받아 올린 최종훈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입건했다.

경찰은 “3명 모두 불법촬영물 등을 유포한 사실은 인정한다. 다만 승리는 제삼자에게 받은 사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촬영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구속된 상태에서 경찰 수사를 받는 정준영씨는 29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유착 의혹 경찰 5명 입건 뒤 지지부진

 

불법촬영물 유포 수사와 달리 연예인과 경찰 사이의 유착 수사는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에서 경찰 유착 의혹이 제기된 건 모두 5건이다. 김상교씨 폭행 사건과 미성년자 출입 무마 사건 등 버닝썬과 직접 관련 있는 사건이 2건이고, 승리 등이 투자한 음식점 ‘몽키뮤지엄’의 변칙영업 신고 무마 청탁 등 승리 단체대화방 참가자들과 관련된 의혹이 3건이다. 경찰은 전직 경찰관 1명을 구속하고 현직 경찰관 5명을 피의자로 입건했지만, 이후 수사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경찰은 승리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아무개 총경 등 3명을 입건했지만, 윤 총경 등이 몽키뮤지엄 사건을 처리하는 데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윤 총경 등은 승리 일행들과 골프를 치고 식사를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없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키뮤지엄은 2016년 7월 유리홀딩스가 투자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오픈한 힙합 라운지로, 윤 총경 등은 2016년 몽키뮤지엄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단속됐을 때 처벌 수위를 낮추게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종훈씨가 윤 총경의 부인에게 말레이시아 케이팝 공연 티켓을 준 것과 관련해서도 경찰은 최씨로부터 ‘유리홀딩스 유아무개(33) 대표의 부탁을 받아 윤 총경 부인이 말레이시아 공연 현장에서 매표소를 통해 티켓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는 진술은 확보했으나 아직 윤 총경 부인조차 조사하지 못했다.

경찰은 “윤 총경이 승리의 사업파트너로 알려진 유리홀딩스 유 대표, 최씨 등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은 셋 다 인정하고 있다”며 “골프 비용을 누가 냈는지 등은 아직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 역시 답보 상태다.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버닝썬 이성현 대표로부터 지난해 7월 2000만원을 받은 전직 경찰 강아무개씨가 구속됐지만, 강씨는 돈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입을 닫은 상태다.

한편, 이날 경찰은 최종훈씨 음주운전 언론보도 무마 의혹과 3년 전 정준영씨의 성동경찰서 불법촬영물 고소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처리했던 담당 경찰관들의 자택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버닝썬 내 마약 유통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버닝썬 엠디(MD·영업직원) 등 3명을 마약을 유통·투약한 혐의로 구속했고, 이문호 대표 역시 마약을 투약한 사실을 확인했다. 마약 투약·유통 혐의로 버닝썬에서 입건된 이는 모두 14명이다.

 

뒤늦게 시작된 버닝썬 탈세 의혹

 

버닝썬 의혹은 탈세 수사로도 이어졌다. 경찰은 국세청과 협업해 버닝썬의 회계자료를 검토하던 중 일부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의 전 경리가 2019년 1월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가족을 통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며 “계좌 추적과 관련자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닝썬의 실소유자가 승리라는 의혹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버닝썬의 현재 지분율은 △버닝썬이 입주해 있는 르메르디앙 호텔(전원산업) 42% △승리와 유 대표가 공동 출자한 회사인 유리홀딩스 20% △대만인 린사모 20% △버닝썬 대표 이문호씨 10% △또 다른 버닝썬 공동대표 이성현씨 8% 등이다.

 

뒤집힌 ‘김상교 폭행 사건’ 결과

 

무엇보다 경찰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건 버닝썬 게이트의 문을 연 ‘김상교씨 폭행 사건’이다.

앞서 지난 1월 최초 언론보도가 나왔을 때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장 명의로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자료를 내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이 낸 자료를 보면, 김씨는 폭언과 고성으로 업무를 방해하고 경찰에게 욕설했다. 경찰은 병원 치료를 거부한 것 역시 김씨라고 반박하며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청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경찰 수사 결과 김상교씨 폭행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경찰의 초동조처 △출동 경찰관의 김씨 폭행 △지구대 조사 중 병원 미이송 등에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다.

경찰은 “초동조처 및 체포 과정에서 경찰의 행동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관련 경찰관들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청문감사관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권위도 김상교씨 어머니의 진정을 받아 출동 경찰관들에 대한 주의 조처와 범죄수사규칙 개정 등을 경찰에 권고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강남경찰서가 “사실”이라고 밝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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