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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밝힌 주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전모

조사 내용대로라면 습격이 맞다

  • 박세회
  • 입력 2019.03.28 16:05
  • 수정 2019.03.28 16:07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의 푯말.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의 푯말.  ⓒASSOCIATED PRESS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며 뒤늦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사건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이기도 했고, 사건의 정황 자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 사건에 미국 정보기관이 연루됐을 가능성과, 연이어 북한 체제에 반기를 든 단체인 ‘자유조선’의 연루설이 제기되며 파장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현지시간으로 4월 26일 발표된 스페인 당국의 수사 내용은 아래와 같다. 

미국·한국·멕시코 등 국적자 10여 명이 모여 사업가로 위장해 대사관에 진입한 뒤 돌연 준비된 무기로 대사관 직원들을 위협해 대사관을 장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대사관 직원들에게 탈북을 권유하다 성사되지 않자 하드디스크 등 정보를 빼내 대사관을 빠져나가 곧바로 해외로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내용의 보도가 나온 직후 ‘자유조선‘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계획에 따른 것이며 대사관 ‘공격‘이 아니라 ‘초대’에 따라 긴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조선은 말레이시아에서 독살당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또 빼낸 정보중 잠재적 가치가 큰 정보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전달됐으며 이와 같은 내용이 스페인 수사 당국의 발표 전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신뢰 훼손’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은 사건 발생 후 한 달여가 지나도록 구체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스페인 당국의 수사 결과 발표를 기다린 것인지 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른바 ‘백두 혈통’의 핏줄이 연계된 체제 위협 단체의 활동으로 인해 당국의 중요한 정보가 미국으로 빠져나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당국이 관련 대응을 하지 않고 넘어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다만 사안의 무게감을 감안해 매체 등을 통해 입장을 먼저 밝히기보다는 스페인 당국 등과의 외교적 협력을 통해 사안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

스페인 당국의 발표대로 이번 사건에 한국 국적자가 연루된 것이 최종 확인될 경우 사안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북한 당국이 우리 측에도 반발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외교 당국은 일단 이번 사건에 한국 국적자가 연루됐다는 스페인 당국의 발표와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받거나 관련 협조 요청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우란’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보도된 해당 인사의 신원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사가 탈북 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인물일 가능성도 제기된 가운데 자유조선은 이날 오전 발표한 입장을 통해 ”우리는 엄격한 보안상 한국 거주 중인 그 어떤 탈북민과도 연계를 맺거나 심지어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자유조선 측은 지난달 26일 홈페이지에 ‘마드리드에 관한 팩트‘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이 글에서 자유조선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발생한 사건은 ‘습격’이 아니며, 우리는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에서 벌어진 긴급 상황에 대응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단체는 ”우리는 초청을 받아 대사관에 갔으며 언론보도와 달리 입에 재갈을 문 사람도, 맞은 사람도 없었다”며 ”스페인 정부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어떠한 무기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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