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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든 초등 교과서 “다케시마 일본 고유 영토” 표기 방침에 한국 정부가 항의했다

문부과학성은 창씨개명과 강제동원 부분도 수정한다

  • 박수진
  • 입력 2019.03.26 17:16
  • 수정 2019.03.27 09:38

내년부터 일본 초등학교의 모든 사회과 교과서에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려고 “일본 정부가 항의하고 있다”는 내용이 실린다. 또 창씨개명과 강제동원 등의 책임 주체를 모호하게 기술하는 등 역사 관련 기술도 크게 후퇴했다. 한국 정부는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항의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0년부터 쓰는 초등학교 도덕·사회 교과서 검정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검정을 통과한 5·6학년 사회 교과서 6종(3개 출판사 각 2권) 모두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어 일본은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14년 검정을 통과한 현행 교과서는 출판사마다 ‘일본의 영토’ 또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표현을 각각 사용했지만, 이제 ‘일본 고유의 영토’로 표현이 통일됐다. 또 지금은 “일본 정부가 항의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지 않은 곳이 있지만, 내년 이후 교과서에는 이 표현이 모두 들어간다. 일본이 한국의 독도 실효지배를 변경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의 독도 관련 기술은 꾸준히 악화돼 왔다. 2010년 검정 때는 1종의 교과서에만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이 있었지만, 2014년 검정에서 모든 교과서로 확대됐다.

일본 정부가 특히 집착한 것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표현이다. 니혼분쿄출판은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다케시마는 1905년(메이지 38년)에 시마네현에 편입된 일본의 영토”라는 표현을 넣어 검정을 신청했다. 그런데 문부성 교과서검정조사심의회(심의회)는 “어린이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표현을 쓰게 했다.

교이쿠출판도 독도는 “일본의 영토”라고 적어 검정을 신청했지만, 수정 의견에 따라 표현을 강화했다. 도쿄서적은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지만,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검정을 신청했다. 심의회는 여기에 “일본은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부분을 추가하게 했다. 이밖에 교이쿠출판은 창씨개명과 강제동원을 다루며 2014년판에 있던 ‘정부’라는 주어를 삭제했다.

독도가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은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과도 모순되며, 왜곡을 심화한 것이다. 일본은 그동안 1905년 2월 각의결정에 따라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르면 독도는 고유의 영토가 아닌 1905년 이후 편입지가 된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에서 “이번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는 초등학생들에게까지 그릇된 역사 인식에 기반한 잘못된 영토 관념을 주입함으로써 양국의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임을 일본 정부는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오후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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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독도 #다케시마 #일본 교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