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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를 수사했던 당시 경찰들은 '이례적인' 인사를 당했다

사실상 수사라인 물갈이

‘김학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은 2013년 3월 말의 일이었다. 경찰은 이 일이 세간에 알려지기 전인 3월 초에 김학의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그달 18일부터 특별수사팀을 꾸려 내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공개한다.

 

 

경찰의 내사가 한창이던 15일, 김기용 당시 경찰청장은 사의를 표했다. 그리고 29일 이성한 신임 경찰청장이 취임했다.

이상한 일은 취임 며칠 후인 4월 5일에 벌어진다. 이날 경찰의 대대적인 인사가 이뤄진다. 수사 지휘라인 전부가 물갈이됐다. 경찰 내 최고위 수사책임자인 김학배 당시 본청 수사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전보됐다. 열흘 뒤 이뤄진 경무관급 인사에서는 수사국 2인자 이세민 본청 수사기획관이 보임 6개월 만에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좌천됐다. 수사 실무부서장이던 범죄정보과장과 특수수사과장(총경)도 교체됐다.

물론 청장이 취임하면서 고위급 간부 일부에 대해 승진, 전보 인사를 내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정기 인사 시즌도 아닌 데다가 당시 법무차관 내정자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수사라인 상당수를 물갈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경찰 안팎의 분석이다.

 

 

당시 수사팀 한 관계자는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수사라인이 차례차례 일할 수 없는 자리(김학의 관련 수사와 관련 없는)로 이동했다”고 추측했다.

당시 좌천성 인사를 당한 뒤 본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부속기관 등을 전전하다 결국 승진하지 못한 채 옷을 벗었던 이세민 전 수사기획관은 수사외압에 대해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이세민 전 수사기획관은 ”(김학의 내사에 대해) 언론에 얘기를 하면, 상대방에게 부인할 수 있는 자료를 주는 것”이라고 말을 피했다.

 

 

한편 조응천 의원은 김 전 차관 관련 경찰 수사라인이 교체된 데 대해서는 “임명 직후 언론에 ‘경찰, 김학의 내사’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이 격노했고, 허위보고의 책임을 물어 수사국장 등을 좌천시킨 문책성 인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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