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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취소' 청원이 몰리면서 영국 정부 청원 사이트가 다운됐다

'브렉시트 취소' 서명인원은 200만명을 돌파했다.

  • 허완
  • 입력 2019.03.22 15:11
  • 수정 2019.03.22 15:14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영국 정부의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브렉시트 취소’ 청원에 서명자가 몰리면서 사이트가 한 때 다운되는 일이 벌어졌다. 

영국 BBC가디언에 따르면, 청원에 서명이 몰리기 시작한 건 20일 저녁부터다. 테레사 메이 총리가 의원들을 비판하며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를 촉구하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연 이후다. 

″여러분들은 브렉시트 절차의 이 단계가 끝나서 마무리 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편입니다. 이제 의원들이 결정할 때입니다.” 메이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이 회견은 여야 의원들을 물론, 시민들의 격한 비판을 불렀다. ”어떻게 감히 이 수치스러운 인물이 내 편이라고 주장하는가.” 가디언이 소개한 한 독자의 반응이다. ”그는 의회를 제쳐두고 여론전을 시도하고 있다.” 또다른 독자는 이렇게 힐난했다.

ⓒYves Herman / Reuters

 

청원 게시자는 ‘리스본조약 50조를 철회하고 EU에 남자’는 청원을 작성한 이유를 이렇게 적었다.

정부는 EU를 탈퇴하는 것이 ‘시민들의 뜻’이라고 거듭 주장해왔다. 우리는 EU 잔류를 지지하는 여론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줌으로써 그같은 주장을 멈출 필요가 있다. 2차 국민투표(Poeple’s Vote)는 벌어지지 않을지도 모르니, 지금 투표하라.

다음날인 21일 오전, 서명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청원 사이트는 여러 차례 접속 장애를 겪었다. 오전 9시경에 첫 장애가 벌어졌을 당시 서명인원은 60만명을 넘어섰고, 1분당 1500건의 속도로 서명이 몰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이트는 약 40분 만에 복구됐지만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접속 장애가 벌어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명은 이어졌고, 오후 3시가 되자 서명인원은 100만명을 돌파했다. 밤 11시경에는 200만명을 넘겼다. 현재(22일 오전 6시 기준) 서명인원은 23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청원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는 하원 청원위원회는 이 청원의 동시접속자가 8만~10만명에 달하며, 1분당 2000명 꼴로 서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속도는 사이트 개설 이래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취소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메이 총리는 ‘정치인들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브렉시트 취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총리실 측은 이 청원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를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는 국민투표 결과를 실행하지 못하면 그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실패가 될 것이므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유럽재판소(ECJ)는 영국이 다른 회원국들의 동의 없이 브렉시트를 취소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언제든 영국이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브렉시트를 취소하려면 적어도 조기총선(총리 사임)이나 2차 국민투표 같은 여론 수렴 절차가 있어야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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