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유행했던 스타일들이 돌아오고 있다. 이번에는 ‘바지 위에 치마 입기’의 차례다.
여러 추억의 7080 스타일 중에서도, 바지와 치마를 겹쳐입는 스타일은 전통이 깊다. 베트남의 아오자이나, 인도의 쿠르타(혹은 쿠르티)를 떠올려보라. 남녀가 모두 입는 쿠르타는 지금도 청바지나 레깅스와 함께 일상복으로 입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스타일사를 보면, 바지 위에 치마 입기는 19세기에 처음 등장했다. 그러다 20세기, 정확히는 1950년대에 들어 주류 트렌드의 하나로 떠올랐다. 파자마 같은 루즈한 실내복에 드레스를 겹쳐 입는 이른바 ‘여주인 드레스(hostess gown)’ 스타일이 등장한 것이다. 진저 로저스(아래 사진) 같은 인기 배우들이 중국 치파오 스타일의 여주인 드레스를 입고 화보를 찍기도 했다.
21세기의 스타들도 레드카펫을 비롯한 공식석상에서 종종 겹쳐입기를 해왔다. 2014년의 엠마 왓슨(아래 사진), 2016년의 공효진(사진)이 대표적인 예다.
겹쳐입기를 좋아하지만, ‘내가 스타도 아니고 이게 유행인 것도 아니라’ 입기 부담되었던 이들에게는 올해가 반가운 해가 될 것 같다. 질샌더, 알렉산더 맥퀸, 발망을 포함한 여러 브랜드들이 2019 봄/여름 시즌 런웨이에 이 레이어드 룩을 선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