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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어떻게 지낼까

[핀란드 행복 인터뷰] 현직 유치원 교사의 이야기를 듣다.

  • 홍지현
  • 입력 2019.03.20 12:18
  • 수정 2019.03.20 16:25

핀란드에는 일하는 부모를 대신해 취학전 아동을 돌봐주는 빠이바꼬띠 (Päiväkoti: Daycare in English)가 있다. 한국으로 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함께 있는 곳이다. 빠이바꼬띠는 이론상으로는 10개월 정도의 아이부터 받아주는데, 부모들이 육아휴직을 조금 더 길게 써서 1살이나 2살부터 다니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6세가 되는 해의 유치원부터가 의무 교육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아이를 어린 시절부터 빠이바꼬띠에 보내기 때문에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반나절 교육만 받는 아이보다는 빠이바꼬띠에서 낮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아이들이 많다.

V는 누구인가? V는 유치원 선생님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특수학교에서 선생님 보조로 1년간 일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재능과 흥미를 발견했다. 선생님이 된 그는 아직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진정한 자신을 찾는 인생여정의 한복판에 선 V에게 그와 그가 돌보는 핀란드 아이들의 행복에 대해 물었다.(*편집자 주 : V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다.)

아이들에게 가능한 많은 것을 허용한다

핀란드의 유치원 선생님 V(이하 V) : 핀란드는 개인주의 사회이다. 자신의 일은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는 개인주의를 중시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강조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가능한 많은 것을 허용한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주변을 연구하고 조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아이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이끈다. 아이들의 행동들이 초래할 위험을 미리 계산하고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나무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어린 아이라면 나무를 오르지 못하게 하고, 나무를 오를 수 있는 아이가 나무를 오르려고 하면 막지 않는다. 사고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놀이를 금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이들은 어쨌든 나무를 탈테니까 말이다. 아이이기에 따라야 하는 규칙은 존재하지만, 아이들을 가능한 어른과 동등하게 대하려 노력한다. 그것이 인간으로서의 권리가 아닌가? 우리는 계획을 세울때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때로는 그들과 함께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아이들의 공통 관심사를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과과정을 짠다.

일부 나라들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의 등하교를 돕는 것과는 다르게 핀란드 아이들은 또래끼리 몰려다닌다. 아이들이 스스로 돌아다닐 수 있는 환경과 그로 인해 길러지는 독립심이 아이들의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립심은 행복의 하나의 요소이다. 그 결과 아이들의 활동 공간이 확대되고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만약 학교와 집만 오가는 상황이라면 아이의 세계가 너무 한정되어 다른 공간에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부모, 유치원, 학교, 사회가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려고 애쓴다. 어떻게 길을 걸어가고 건너야 하는지, 누구랑 이야기하고 누구랑 이야기를 하지말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는데 최선을 다한다. 이상한 느낌이 드는 상황이면 그 상황을 피하라고 가르친다. 나쁜 상황은 생기기 마련이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 때문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빼앗고 싶지는 않다.

핀란드 동부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가까운 숲이나 호수에 가서 친구들과 이런저런 것들을 하면서 놀았다. 7살인가 8살 때는 근처에 있는 작은 숲에서 친구들과 함께 조그만 오두막집을 같이 짓기도 했다. 사람들이, 아이들이 이러한 자유를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혼자서 집에 올 수 있는데도 등하교를 도와주어야만 한다면, 우리가 자유와 안전을 잃어버린 것이고 그렇다면 사회적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는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있다. 짐을 잠시 두고 돌아다녀도 핀란드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그런 신뢰가 정말 자랑스럽다. 반면에 무언가 잘못될 수 있다는 것도 잊지않고 있다. 매년 아이들이 눈더미 아래서 죽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정한 사고를 항상 걱정하고 싶지는 않다. 안타깝게도 사고는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아이들 개개인의 성장을 이끌어준다

V : 이전 담당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기록을 바탕으로 이미 아이들에 대한 기본정보는 알고있지만, 새학기의 첫 달은 주로 아이들을 관찰하며 보낸다. 두명의 보조 선생님이 더 계시기 때문에 종종 물러서서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한다. 항상 머리 속에 메모를 남긴다. 나의 문제는 다 기록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선생님들이 일일이 기록을 남겨야 하는 사회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핀란드는 선생님들에게 일정부분 자율을 허용한다. 기록하지 않을 뿐,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모은다. 아이들이 각각의 상황에서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지켜보고 기억한다. 저 아이는 이렇게 행동하고 이 아이는 저렇게 행동하는구나를 인지한다. 관찰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약점을 개선할 수 있는 상황이나 장점을 강화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

선생님의 역할은 아이들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각각의 성장을 이끌어주는 것이다. 유치원생 담당인 나는 1년에 두번 부모와 상담한다. 그 이전에는 1년에 한번 또는 두번 상담한다. 선생님으로 도와주거나 발달시켜야 하는 점들을 발견하고 부모와 같이 어떻게 향상시켜야 하는지 의견을 나눈다. 유치원생이 배워야할 가장 기본은 아이들끼리 행동할 수 있는 독립성을 키우는 것이다. 이전보다는 아이들을 조금 더 독려해서 배움을 유도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대중 앞에서 자기 표현을 잘 하지 못 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주말에 대해서 발표할 기회를 주되 장황하게 발표할 필요없이 한 가지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한다. 아이의 대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자신감을 북돋아주면서 아이가 조금씩 더 발표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또한 관찰 결과와 헬싱키시가 제공하는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고 시시각각 아이들의 변하는 관심을 반영하려고 한다.

아이들이 꿈꾸는 일탈

V : 얼마전 6명의 아이들이 20분동안 빠이바꼬띠를 탈출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아이들을 보살피던 선생님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나는 한두명을 잠시동안 잃어버리는 경우에 대해서는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모든 선생님들이 적어도 한 번 정도 아이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현장학습 가는 길에 간혹 가야할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아이가 하나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 아이 없이 20미터 정도 가다가 허전함을 느껴 아이가 없음을 깨닫고 아이를 찾아오는 경험 말이다. 그런데 6명이나 없어졌다는 것은 아이들이 수일간 미리 계획을 공모한 것이라 짐작된다. 그 아이들은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어떤식으로 탈출할지 그림까지 그렸을지도 모른다. 난 사실 우리 아이들이 그런 계획을 그린 그림을 본 적이 있다. 다행히도 실행에 옮긴 적은 없고 빠이바꼬띠 마당에서 노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모든 아이들은 다 영웅 흉내를 내며 도망갈 궁리를 포함한 이야기를 때때로 꿈꾼다. 일종의 자유에 대한 열망이고 몇몇이 경계를 넘어서려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울타리 오르기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누군가 울타리를 오른다면 바로 내려오게 조치한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에 대한 유연성과 현장학습:

작은 공간에 대처하는 우리 빠이바꼬띠의 자세

V : 우리 빠이바꼬띠는 공간이 작지만 헬싱키 규정에 따르면 작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마당이 작아서, 점심 후 유치원생들만 마당에서 맘껏 놀 수 있도록 배려한다. 유아들을 신경쓰지 않고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게 한다. 실내에는 어디서 누구랑 같이 놀지를 정하는 벽이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공간을 구분하여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간을 사용한다. 현재 헬싱키대학교와 교육환경을 재정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 장소가 아이들이 사는 장소처럼 느껴져야 한다는 것이 기본 골자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흔적을 남길 수 있으며 무엇을 할지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작은 우리마을놀이도 이에 해당한다. 트램정류장이나, 식료품점, 미용실, 카페 등 대부분을 아이들이 계획했고 그 안에 필요한 물건들을 다 같이 만들었다.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놀이가 우리가 지금 신경쓰는 부분이다.

현장학습을 매주 가려고 하는데, 이 또한 공간을 크게 쓰려는 노력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알아보고 트램과 같은 대중교통을 타고 여행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어린이집의 기본 교육과정이기도 하다. 가끔 매주 갈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빠이바꼬띠가 우리의 작은 공간에 대한 보상으로 다른 곳보다 더 자주 현장학습을 가려고 애쓰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현장학습을 피하려 한다. 누군가를 잃어버릴 수도 있고 누군가가 버스에 치여 다칠수도 있다는 과도한 염려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현장학습을 가게 되면 2살, 3살 아이들도 그냥 잘 간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여행해야 하는지를 그 작은 아이들도 안다. 작은 규칙들이 적용되는 것이다. 어디서 트램을 기다리는지 어디서 버스를 타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친구들과 손을 잡고 가야 하는지 줄을 서서 가야하는지 경험하면서 배우기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안전하다. 지속적으로 아이들의 행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가끔은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주는 것도 한몫한다. 자신이 알아서 능동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느낌, 자신감은 직접 도시를 여행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같이 커간다.

아이들 발달 기록의 공유

V : 아이들의 발달 기록은 지속적으로 공유된다. 4살 때는 네우볼라*와 협력하여 종합적인 성장 발달 사항을 같이 확인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보 교환은 결국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진학할때 유치원 상담 정보를 부모 허락 하에 학교에 넘겨준다.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는지와 아이들의 개성에 대한 정보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지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교장이나 특수교사가 방문해서 이러한 자료를 수집해 간다. 반편성을 무작위로 하는 것이 아니고, 유치원에서 기록한 교육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유치원 선생님으로서 직접적으로 반편성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2명이나 3명이 같이 한반에 지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은 할 수 있다. 모든 학교가 유치원 선생님의 의견을 요청하지는 않지만 이 지역 학교는 우리의 제안을 경청한다. 흥미와 관심를 공유하고 같이 잘 어울리는 아이들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로 서로에게 힘이 된다. 그러나 이 제안이 가지는 위험요소도 존재한다. 둘이나 셋하고만 시간을 보내며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려는 노력을 게을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네우볼라 : 임신부터 취학 전 아동까지의 건강과 발달 사항을 감독하고, 부모에게 육아 정보를 제공하며, 아이와 부모의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핀란드 국가 의료 서비스이다. 담당 네우볼라 간호사가 주체가 되는 서비스이며, 적절한 시기마다 의사의 검진도 끼어 있다. 아이의 발달을 시기별로 확인해주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해주기에 아이에 대해 불필요한 걱정을 덜게 된다. 임신 및 아이 발달에 대한 정보를 주변에 묻을 필요없이 네우볼라에 문의하면 된다. 빠이바꼬띠와 함께 부모의 아이 학대를 감시하기도 한다. 

유치원 선생님이 된 이유와 그의 열린 미래: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V : 유치원 선생님이 된 것은 일종의 실수였고 우연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군대 가기전에 특수중학교에서 1년간 선생님 보조로 일했다. 그때 내가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래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몰랐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유치원 선생님이나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은 어떨까하는 호기심을 심어주었다. 군대를 다녀와서 헬싱키대학교에 들어갔고 물 흐르듯이 어느덧 유치원 선생님이 되었다. 공부 중 다양한 어린이집에서 실습을 했는데, 많이 실망했다. 몇몇 어린이집의 선생님들은 자신의 일을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 곳에서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 조차 하기싫었다. 다행히도 첫 직장부터 계속해서 아주 좋은 환경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대로 머무르게 되었다. 작은 월급이 유일한 단점이다.

나는 상대적으로 행복하다. 한가지 걸리는 점은 아직도 진짜로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유치원 교사는 내가 꽤 잘하는 것이기는 하다. 중년의 위기인 것 같다. (V는 30대 초반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번지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 움직임에 관심이 많다. 사람들이 자신의 컴퓨터를 들고 어느 곳에서나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맘에 든다. 그래서 자바랑 파이톤 프로그램 수업도 들었는데, 이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항상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과 비교하면 컴퓨터관련 분야의 일은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거의 늘상 컴퓨터만 바라본다는 점에서 나의 직업으로, 미래로 확신이 서지 않는다. 울타리 넘어 푸른 초원을 동경하듯이, 언제나 이 직업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방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는 영혼이다. 여행을 사랑하고 움직임을 즐긴다. 그래도 나는 일반적으로 정말 행복하다.

인터뷰어의 노트:

나에게 어린이집은 나와 함께 우리 아이들을 양육해주는 곳이다.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분들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일의 중요성에 비해 금전적 보상이 초라하다. 세계 어딜가든 저평가된 직업이라는 V의 말이 안타까웠다. 혹자는 과거 여성이 주로 일하던 분야가 상대적으로 임금이 작았고, 그 역사의 잔재로 여전히 저평가된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데, 그 대표적인 직업이 유치원 선생님과 간호사이다. 지구상에서 상당히 평등한 사회인 핀란드에서도 여전히 이러한 직업군들이 사회적 중요성과 상반되게 저평가되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

 자연이 주는 경외감

V : 핀란드는 지나치게 겨울이 길긴 하지만 나는 겨울을 좋아한다. 정말 추울때는 건조해서 공기가 훨씬 신선하다. 캠핑이나 산책을 즐긴다. 밖에 나갈때 옷을 여러겹 입는 느낌을 매우 좋아한다. 겨울에 혼자 캠핑가서 해먹에서 잔다. 모든 것을 가방 하나에 채우고 주로 혼자 떠난다. 가끔은 여러번 같이 갔던 정말 친한 친구들하고 캠핑을 가기도 한다. 내 자신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느낌이 좋아서,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 아무데나 해먹을 걸을 수 있는 숲 속 깊이 들어간다. 지도를 보고 흥미롭게 보이는 연못이나 호수의 모양을 발견하고 직접 가서 살펴보고 하룻밤 지내고 돌아온다. 혼자 있다는 느낌에 희열을 느낀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디지털 기기들이 뿜어내는 빛에 둘러쌓여 완전히 혼자가 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오롯이 나 혼자만을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경험은 더욱 신선하고 상쾌하며 인격수양을 하는 느낌까지 들게한다.

몇달 전 과학잡지에서 핀란드 사람들이 얼마나 숲을 싫어했는지에 대한 글을 읽었다. 어둡고 무서울뿐 아니라 신이 살고 있기에 항상 숲이 없는 공간을 만들려고 애써왔다는 이야기였다. 반면에 핀란드인들이 숲을 좋아해서 숲에서 산다는 이야기도 있다. 후자가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웨덴도 노르웨이도 숲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비슷한 문화를 공유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늘상 들어왔기에 숲을 좋아한다고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 말미에 V는 아이들에 대해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했다. 아이들의 사생활에 대해 사회가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현장학습을 나가면, 유독 동양인 관광객들이 아이들 사진을 많이 찍어서 찍지말아달라고 한적도 종종 있다고 했다.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허용된 일이지만 아이들 사진을 부모의 허락없이 인터넷에 공유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특정 아이를 언급하지 않고 일반화하여 쓸 것이라 하자 V는 안도를 하였다. 아이들의 사생활 관련해서는 신경이 많이 쓰이는 눈치였다.

* 북유럽연구소의 블로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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