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3월 19일 16시 29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3월 19일 16시 29분 KST

세계 동식물 개체수 감소는 기후 변화보다도 더 큰 위기다

나무, 풀밭, 습지 상실은 전세계 연간 총생산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세계의 자연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조속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여러 종의 멸종과 인간의 대규모 이주가 불가피하다. 수백 명의 과학자들이 경고를 표하고 있으며, 전망은 암담하다.

작년에는 기후 변화가 생명체들에 가할 무시무시한경고들이 쏟아졌다. 기후 변화 만큼 자주 거론되지는 않지만, 전세계 동식물 개체수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도 못지 않게 위험하다. 유엔이 지원한 3년 동안의 연구에 의하면 숲이 줄어들고, 바다와 토양이 지나치게 개발되고, 공기와 물이 오염되어 전세계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이 결과는 5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50개국의 전문가 500명 이상이 작성한 8천 페이지 이상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구상의 생명체를 파악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시도이다. 수 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여러 국가들이 자연의 재생 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비율로 사용하고 있으며, 지구 전 지역에서 늘어나는 인구에게 식량과 물을 공급하는 자연의 능력이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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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두리안 농장. 중국에서 두리안 수요가 급증해 말레이시아 삼림 벌채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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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잠식해 들어가는 팜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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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사바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키나바탕간 강이 범람했다. 적도 우기 기간의 살충제 과용으로 강과 지류가 위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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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사바의 팜유 농장과 공장

자연은 깨끗한 물, 공기, 벌과 곤충들에 의한 모든 주요 식량 작물의 수분의 형태로 모든 경제에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연이 매년 제공하는 서비스는 2조 4천억 달러가 넘는다고 추정된다. 전세계에서 벌 등의 동물에 의한 작물 수분의 효과는 5770억 달러에 달한다.

최종 보고서는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정치인, 사업가, 대중이 지구의 생명체 동향을 파악하고 자연 보호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경제 성장에 있어서는 에너지 정책이 중심적이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고위층의 정치적 관심은 주로 기후 변화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지구의 미래에 있어 생물의 다양성은 기후 변화 만큼이나 중요하다.” 이번 연구를 감독한 로버트 왓슨 경이 워싱턴 D.C.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 자연의 역사적, 그리고 현재의 자연 파괴는 지금과 수없이 많은 미래 세대 인간들의 웰빙을 약화시킨다.” 영국 출신의 대기 과학자인 왓슨은 NASA의 여러 프로그램을 주도했으며 클린턴 행정부의 과학 고문이었다. “토질 저하, 생물 다양성 상실, 기후 변화는 똑같은 주요 문제의 다른 얼굴들이다. 우리는 자연 환경 건강에 대해 점점 더 위험한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삼림 파괴 및 벌채, 파괴가 일어나 야생동물과 인간들에게 재앙에 가까운 영향이 일어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서부에서는 과자와 화장품에 사용되는 팜유 재배를 위해 숲이 벌채되고 있다. 브라질 우림은 콩 농장과 목장, 목재를 위해 대규모로 사라져가고 있다. 우익 포퓰리스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 이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IPBES 연구의 유럽 부분을 함께 담당한 독일 카를스루에 공과대학의 마르크 룬세벨 토양 사용 변화 담당 교수는 산업적 농업이 자연 상실의 상당 부분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식량 시스템이 문제의 근원이다. 생태계 저하 비용은 우리가 지불하는 식량 비용에 반영되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어업과 농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농업에 의한 파괴는 우리 식량 시스템의 근반을 위협한다. 유엔의 2월 보고서에 의하면 토양, 식물, 나무, 새와 박쥐, 벌 등 꽃가루 매개자들의 상실이 지구의 식량 생산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한다.

경제 성장에 대한 집착과 인구 증가 역시 이러한 파괴를 주도한다. 특히 아메리카 대륙은 2050년까지 GDP가 두 배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이 기간 동안 인구는 20% 증가해 12억에 달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JADE MARUCUT FOR HUFFPOST
인간이 전세계 생물 중 차지하는 비중은 0.01%에 불과하다

이번 연구의 미국 부분을 함께 담당했던 캐나다 정부의 해양 및 어업부 명예 과학자 제이크 라이스는 앞으로 30년 간 자연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자연 파괴가 너무나 많이 진행되어 파괴 속도는 줄어들고 있으나, 많은 소비와 파괴적 농업으로 토양과 해양 생태계가 더욱 손상될 것이라 한다.

“북미에서는 이미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으나, 중남미의 외진 지역들도 위협을 받고 있다. 새로운 파괴의 물결이 [라틴 아메리카의] 아마존과 팜파스 지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라이스의 말이다.

이 모든 인간 활동엔 엄청난 비용이 따르며, 지구상에서 생명체들을 유치하는 시스템에도 영향을 준다. 인류의 생존 가능성도 위태로워진다.

“나무, 풀밭, 습지 상실은 전세계 연간 총생산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이로 인해 여러 종이 멸종으로 내몰리며, 기후 변화가 심해지고 6번째 대멸종을 앞당긴다.”

IPBES 연구 아프리카 부분을 함께 담당한 남아공 국립공원 보존 책임자 루탄도 드지바에 의하면 미래 세대들은 야생 동물들을 훨씬 더 적게 접하게 될 것이라 한다.

JADE MARUCUT FOR HUFFPOST

“아프리카는 다양한 대형 포유류들이 사는 지구의 마지막 지역이지만 과학계에서는 현재 상황대로라면 2100년에 아프리카의 조류와 포유류 종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드지바의 말이다.

아프리카 표면의 약 20%는 이미 토양 침식, 초목 손실, 오염, 염류화로 훼손되었다고 한다. 2050년에는 아프리카 인구가 지금의 두 배인 25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어, 생물 다양성에 가해지는 압박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간들이 좋아하는 고래, 코끼리 등의 동물이 겪는 위협은 잘 알려져 있지만, 문제는 그보다 훨씬 깊다. 최근 세계 야생 생물 기금(WWF) 발표에 의하면 1970년 이후 인간의 행동에 의해 동물 개체수는 60% 감소했다.

또한 다른 동물들의 중요한 먹이인 동시에 인간 식량의 꽃가루 매개자인 곤충 역시 위기를 맞았다. 토지 이용 변화와 살충제 사용 증가로 인해 곤충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으며 개체수가 크게 줄고 있다. 유럽에서는 벌의 37%, 나비의 31%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아프리카 남부에서도 개체수가 급감했다고 이 보고서의 꽃가루 매개자 부분에서 밝히고 있다.

Source: Sánchez-Bayoa and Wyckhuy, Biological Conservation, 2019
곤충 개체수 감소

“매력이 없는 종들은 정치적으로 간과된다.” 룬세벨의 말이다. “[유럽에서] 민물종의 70% 이상, 양서류 61%가 줄었다. 바다 어류 26%, 육지 동물 42%도 줄었다 … 극적인 변화이며 농업 강화의 직접적 결과다.”

이러한 파괴로 인해 인간도 대거 이주하고 있으며 분쟁이 늘어난다. 토지 생산성이 낮아져 사회의 불안정도 커지고, 30년 동안 토지 훼손이 계속되고 기후 변화 문제가 더해지면 5천만에서 7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주해야 할 것이라고 이 보고서에서는 밝히고 있다.

“이런 땅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왓슨의 말이다.

남아있는 자연의 상당 부분은 주로 외딴 곳에서 사는 토착민들에게 달려 있으며, 이들은 파괴적 벌채와 산업적 농업의 전선에 서 있다고 한다. IPBES에 의하면 토착 지역 사회는 자연 보호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으며 환경 변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과학자들보다 더 잘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식물 42,000종, 척추동물 9천종, 13만종에 가까운 무척추동물을 보유한 브라질에는 90만명에 가까운 토착민 인구가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이 연구에서 내가 가장 놀랐던 점은 아메리카 대륙 토착민 등 오래된 문화권이 [서구 사회보다] 자연을 더 잘 보호하는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토착민을 낭만화해서는 안되며 우리가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구를 보호하는 방법을 그들에게서 많이 배울 수 있다.” 왓슨의 말이다.

그러나 토착민들은 차별, 위협, 살해를 계속 겪고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친기업적이며 반토착민 아젠다가 확고해져 이미 브라질 원주민 지역 사회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

AFP News
브라질 아마존 서부 지역의 숲 벌채를 보여주는 항공 사진
Mario Tama via Getty Images
2014년 11월 26일에 아마존 우림 타파조스 강 수력 발전 댐 건설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문두루쿠 부족.

IPBES 연구의 결론은 암담하지만, 연구자들은 아주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미래의 행동에 대한 실용적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은 환경 훼손을 늦추고 심지어 되돌리기엔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음을 보이려 한다.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법률을 강화하고 벌채와 어류 남획 등을 규제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꽃가루 매개자들을 더 잘 보호하고, 침입종을 더 강하게 규제하고 자연 훼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기존 연구들도 있었다.

나무를 심고, 버려진 토지를 회생시키고, 자연을 보호하는 개인과 지역 사회의 행동이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음도 밝힌다.

여러 개인과 국가들이 자연을 구하기 위한 다양한 해결책들을 제시했다.

베테랑 생물학자 E.O. 윌슨은 재앙을 피하려면 지구의 절반은 보호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라틴 아메리카 토착민들은 안데스 산맥 남쪽 끝부터 대서양까지 이르는 세계 최대의 육지 보호 구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토지 복구를 위한 과감한 정책을 펼치는 국가들도 있다. 기후 변화 목표를 달성하고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늘리기 위해서다. 파키스탄은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캠페인을 펼쳤을 때 부패에 대한 논란이 일기는 했으나, 100억 그루를 더 심을 계획이다. 에티오피아는 훼손된 초지 1500만 헥타르의 재생을 위해 지역 사회를 동원했으며, 아프리카를 가로질러 8천 킬로미터의 초목 벨트를 만들겠다는 그린 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유엔 환경 프로그램은 해양 보호 구역의 숫자와 크기가 늘어났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조속한 행동을 촉구하는 새로운 사회 운동들이 생겨나고 있다. 10월에 런던에서 시작된 멸종 반란(The Extinction Rebellion) 운동은 우리가 전례없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고 주장한다. 학계, 과학자들, 교회 지도자들과 나오미 클라인, 노엄 촘스키, 반다나 시바 등이 지지하는 이 운동은 두 달 만에 35개국으로 퍼져 나갔다고 한다. 어린이들도 가담하고 있다. 3월 15일에는 30개국에서 수천 명의 학생들이 등교를 거부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자연계 파괴를 되돌리기 위한 이런 운동들이 있긴 하지만, 크게 보면 아직 불안하다. 2010년 일본 아이치에서 열린 야심찬 세계적 협약과 유엔의 자연 보호에 대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는 지금의 속도로는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이번 연구는 말하고 있다.

왓슨은 자연을 구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방식과 자연을 생각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결론내린다. 그러나 정부들이 원한다면 지금의 심각한 상황을 되돌릴 수도 있다고 한다.

“만병통치약 같은 해결책은 없다. 더 나은 통치, 농업과 에너지 정책에 생물 다양성 문제를 우선시하는 것, 과학적 지식과 기술 적용, 인식과 행동 변화 증대가 필요하다. 중요한 자연 자산을 보호하고, 최소 부분적으로나마 복구하는 방법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 HuffPost USA의 The Rapid Decline Of The Natural World Is A Crisis Even Bigger Than Climate Change를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