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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 블랙박스에서 라이온에어 사고와 '유사점'이 나왔다

보잉 737 Max 8의 기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허완
  • 입력 2019.03.18 11:19
ⓒStephen Brashear via Getty Images

지난 10일 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의 블랙박스에서 지난해 발생한 라이온에어 추락사고와의 ”분명한 유사점들”을 보여주는 자료가 나왔다고 에티오피아 정부가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이에 따라 사고 기종인 보잉 737 Max 8 기체 결함 여부에 조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5개월여 만에 두 대나 추락한 이 비행기는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교통부 장관 다그마윗 모게스는 ”에티오피아항공 302편과 인도네시아의 라이온에어 610편 간의 분명한 유사점들이 나왔으며, 이는 조사에서 추가 분석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두 사고에서 발견됐다는 유사점의 구체적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이같은 발표는 사고기 잔해에서 확보된 블랙박스에서 나왔다. 블랙박스 분석을 맡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는 조종석에서 녹음된 음성 자료와 운항 기록 데이터를 에티오피아 정부에 보냈다.

모게스 장관은 에티오피아와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해당 자료를 인증했으며, 30일 내로 초기조사 보고서가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SSOCIATED PRESS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구할 수 있는 자료들을 근거로 살펴보면, 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는 이륙 직후 심한 급상승과 급하강을 반복했다. 라이온에어 사고기와 유사한 패턴을 보인 부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은 자료와 함께 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잔해에서 발견된 부품들은 이 기종에 새로 탑재된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주된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라이온에어 사고기와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오류 또는 새 시스템에 대한 조종사의 대응 미숙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해당 소프트웨어(MCAS)는 항공기의 실속(stall ;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기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라이온에어 사고에서는 센서 오류로 인해 비행기가 비정상적으로 기수를 끌어올렸고, 조종사들이 이에 대응하려 했으나 ‘자동운항 시스템과의 싸움에서 패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에티오피아항공 사고기가 추락할 당시 이 시스템이 작동중이었다는 명확한 근거는 아직 발표된 게 없다.

다만 이 시스템과 연동돼 꼬리날개의 스태빌라이저를 작동시키는 ‘잭스크루(jackscrew)’라는 부품이 잔해 더미에서 발견됐는데, 스태빌라이저가 상향 조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사고 당시 MCAS가 기수를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번 사고 이후 보잉은 737 Max 8에 새로 탑재된 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보를 조종사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보잉은 2010년 이 최신형 737 시리즈(4세대)를 발표하면서 ‘조종사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전 세대 모델과 사실상 똑같은 비행기이므로 추가 교육은 거의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보통 새로운 기종이 도입될 때 조종사들이 받는 시뮬레이터 교육은 생략됐고, 아이패드 등을 활용한 간단한 교육이 사실상 전부였다. 새로 도입된 소프트웨어에 대한 설명이나 훈련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라이온에어 추락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보잉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착수했고, 조종사들에게 추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1월말까지 마무리 될 예정이었던 이같은 후속조치는 보잉과 미국 연방항공청(FAA) 간 이견으로 기한을 넘겼다.

보잉은 에티오피아 정부의 발표 이후 낸 공식입장문에서 ”이전에 발표됐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개발과 센서 오류에 대응하는  MCAS 플라이트 컨트롤 작동 방식을 다룰 조종사 트레이닝 변경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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