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이 나라를 사랑한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린 우드 모스크(이슬람 사원)의 이맘 이르라힘 압둘 할림이 16일 ”극단주의자들은 우리의 믿음을 결코 건드릴 수 없을 것”이라며 한 말이다. 린 우드 모스크는 전날(15일) 백인 우월주의자로 보이는 테러범의 공격을 받은 모스크 두 곳 중 하나다.
AFP에 따르면, 사건 당시 예배를 이끌고 있었던 할림은 참혹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모두가 바닥에 엎드렸다. 일부 여성들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몇몇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러나 그는 뉴질랜드에 대한 이곳 무슬림들의 애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자녀들도 이곳에 살고 있다”며 ”우리는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할림은 대다수의 뉴질랜드인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우리 모두를 도와주고, 전적인 연대를 보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낯선 이들이 다가와 포옹을 건넸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들은 큰 포옹을 해주기 시작했다. 더 많은 연대를 보내줬다. 이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뉴질랜드 웰링턴의 크리켓 경기장 베이즌 리저브(Basin Reserve)에서 열린 추모 기도회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무슬림 커뮤니티 지도자들과 만나 ”뉴질랜드를 대표해 여러분 모두에게 사랑과 지지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건 뉴질랜드가 아니다. 지난 24~36시간 동안 우리가 본 사건과 행동들 중 뉴질랜드(답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여러분들이 지금 보고 있는 지지(의 메시지들)이다.” 아던 총리의 말이다.
‘뉴질랜드의 무슬림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우리는 동료 뉴질랜드인들부터 받았고 받고 있는 모든 메시지들에 압도됐다”며 ”여러분들의 마음과 기도, 친절에 매우 감사드린다”는 글이 올라왔다.
뉴질랜드 무슬림들이 모여있는 페이스북 그룹에는 뉴질랜드 곳곳의 모스크에 쏟아지는 조화들의 사진과 함께 ”이게 뉴질랜드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뉴질랜드 경찰 내부에서 무슬림으로서는 최고위직에 오른 나일라 하산 와이테마타 지방경찰 경정은 ”나는 자랑스러운 무슬림이자 뉴질랜드 경찰의 지도자”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16일 열린 추모 기도회 연단에 선 그는 감정에 복받친 듯 ”나와 우리 동료들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벌어진 일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하산 경정은 테러가 벌어진 크라이스트처치를 비롯해 뉴질랜드 전역에서 모스크 주변 경계 근무를 강화했다며 이는 ”우리 형제와 자매들 뿐만 아니라 우리 커뮤니티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는 특히 무슬림 커뮤니티, 그리고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에게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고, 우리 모두는 여러분의 비탄과 고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