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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 트럼프 탄핵은 '미국을 분열시킬 것'

하원의장인 펠로시의 탄핵 반대 입장은 큰 의미를 갖는다.

  • 허완
  • 입력 2019.03.12 19:26
ⓒBloomberg via Getty Images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민주당-캘리포니아)은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트럼프는 그로 인해 초래될 미국의 분열을 감수해야 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탄핵은 국가를 크게 분열시키기 때문에, 정말 강렬하고 압도적이며 초당적인 일이 있지 않는 이상 우리가 그 길을 택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국가를 분열시키기 때문이다.” 펠로시가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트럼프는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펠로시가 탄핵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는 비교적 강하게 발언했다. 그는 과거에는 탄핵에 대해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며, 보통은 질문을 피하거나 트럼프를 탄핵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면 그때 결정하겠다는 정도로 답했다.

2017년 2월, 펠로시는 트럼프의 행동이 “전략적으로 앞뒤가 안 맞”지만 그것이 “탄핵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법을 어긴다면 그건 그런 것(탄핵)이 나올 근거가 된다.” 트럼프의 금융 규제 약화 시도에 대한 기자 회견 당시 펠로시의 발언이다.

탄핵이 필요하다’(Need to Impeach)를 설립한 민주당 거액 후원자 톰 스테이어는 1천만 달러를 써서 트럼프 탄핵 요구 광고 캠페인을 집행한 바 있다. 2017년 11월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였던 펠로시는 스테이어에게 이 캠페인은 주의를 분산시키는 행동이었다고 전했다고 의원들에게 밝혔다.

올해 1월에도 펠로시는 탄핵 관련 질문을 받자 탄핵을 고려하기라도 하려면 굉장히 높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의 근거가 있으려면, 나는 근거를 찾고 있지는 않은데, 어떤 식으로든 탄핵을 고려하기 전에 초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아주 명백한 근거여야 할 것이다.” 당시 펠로시가 USA투데이에 했던 말이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을 때 민주당 의원 수십 명이 탄핵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하원 의원들이 이를 번번이 무산시킨 바 있다. 2017년 12월 결의안 투표가 실패로 돌아가기 전, 펠로시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기다릴 것을 촉구했다. 이 투표는 공화당 세금 법안을 막으려는 노력에서 주의를 돌리는 일이라는 것이 당시 펠로시의 주장이었다.

펠로시는 11일 NBC에 자신은 대통령 탄핵에 “언제나 반대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하원 다수를 점하고 대통령 탄핵을 노리는 지금, 하원의장을 맡고 있는 펠로시의 반대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취임식 후 몇 시간 뒤 라시타 틀라입 하원의원(민주당-미시간)은 “우린 의회에 들어가서 그 **끼를 탄핵할 것이다”라는 발언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하원의원 @RashidaTlaib 이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트럼프 탄핵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우린 국회에 들어가 그 **끼를 탄핵할 것이다.”

 

스테이어는 11일에 성명을 내고 펠로시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발언을 규탄했으나, 펠로시 발언 일부에만 집중했다.

“펠로시 의장이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리의 법체제를 지키는 건 ‘가치가 있나’? 대통령의 범죄와 은폐의 책임을 묻는 것은 ‘가치가 있나’? 옳은 일을 하는 게 ‘가치가 있나’? 아니면 미국이 원칙을 위한 싸움을 그만두고 정치적으로 편한 일만 해야 하나?” 스테이어의 말이다. 

톰 스테이어가 펠로시의 발언에 반응했다. 펠로시가 ‘정치적으로 편한’ 길을 택했다고 주장한다.

 

탄핵을 꺼리는 것이 펠로시만은 아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의원(민주당-뉴욕)은 지난 1월 NBC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탄핵이 “지금 당장은 분명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펠로시는 워싱턴포스트에 대통령 탄핵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트럼프는 ”윤리적, 지적”으로, 또한 ”괴상하다는 점에서” 대통령 적임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는 그가 미국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펠로시의 말이다. ”트럼프는 당신의 불안정함에 어필해서 외국인 혐오, 세계화, 이민자 등의 이슈를 공략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숨쉴 깨끗한 공기, 마실 깨끗한 물, 식품 안전 등 사람들이 직접할 수 없는 모든 좋은 것들에 트럼프가 맞서 싸우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건 우리의 몫이다.”

 

* 허프포스트US의 Nancy Pelosi Doubles Down: Trump Impeachment Would ‘Divide The Countr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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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낸시 펠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