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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 12일 12시 06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3월 12일 15시 33분 KST

[2019 허프 기획 I] 20대와 40대의 대북·안보관 차이 조사

북한, 김정은, 안보에 대한 20대와 40대의 인식에는 근소하지만 차이가 분명히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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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간 갈등은 해묵은 주제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식이 변화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요즘의 세대간 갈등은 그 폭이 조금 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변화가 이전보다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20대에게 ‘세월호 사건’이 주는 의미나 40대에게 ‘IMF 외환위기’의 의미가 다른 것처럼요.

지금 40대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80년대의 대한민국은 엄청난 성장가도를 달리던 시기였습니다. 풍요 속에 유년기를 이들이 막상 사회에 진출할 때쯤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취업에 실패한 이들도 상당수였고 제때 사회에 진입하지 못해 사회와 격리된 이들도 존재했습니다. 겨우겨우 자리를 잡아갈 무렵인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두번의 경제위기 직격탄을 그대로 맞은 셈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스스로를 그래서 이들은 스스로를 ‘버림 받은 세대, ‘낀 세대’라 부르기도 합니다.

지금의 20대는 어떨까요?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과 함께 자랐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의 관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전 세대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아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죠. 그러나 유례 없는 실업난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취업을 하더라도 저임금의 계약직인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사회에 진출하자마자 이런 구조적 문제를 느낀 2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집단보다 자기 자신의 행복을 강하게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대와 40대는 각각 ‘막 사회에 진입한 세대’와 ‘기성세대로서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하는 세대’입니다. 사회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인식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또 각 세대가 겪은 사회문화적 차이도 양 세대 간의 ‘차이’를 만듭니다.

허프포스트코리아는 이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모바일 리서치 기업 오픈서베이를 통해 정말 20대의 소비패턴은 40대보다 즉흥적인지, 통일과 북한에 대한 인식은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지, 정말 20대는 40대에 비해 ‘일’과 ‘회사’에 덜 매달리는지, 20대와 40대의 연애와 결혼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등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 [2019 허프 기획] 20대와 40대의 가치관 차이 조사는 3월 12일부터 15일까지 매일 한 편씩 연재됩니다.

지난 2월 27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지난해 6월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함에도 합의를 이룬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아예 합의가 결렬됐다. 근래 북한 관련 이슈 중 가장 큰 사건이었다.

합의 결렬 소식이 전해진 지난 4일, 허프포스트는 오픈서베이와 함께 20대와 40대에게 북한과 통일, 그리고 한국의 안보 등에 대해 물었다. 북한 및 현 한국의 안보 상황에 대한 20대와 40대의 인식에는 근소하지만 차이가 분명히 존재했다.

북한에 대한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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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이는 대한민국 정부만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UN에 하나의 ‘국가’로 가입돼 있다.

이에 대한 20대와 40대의 응답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40대의 경우 74.4%가 북한은 국가가 맞다고 봤으며, 국가가 아니라는 의견은 14.4%에 불과했다. 반대로 20대는 이보다 11%p가량 높은 25.6%가 ‘국가가 아니다‘라고 응답했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1.2%였다.

김 국무위원장에 대한 생각은 세대별 차이가 컸다. 김 위원장에 ‘매우 호감‘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3.2%)는 전부 40대였다. 20대의 5.6%만이 ‘약간 호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으며, 40대는 두 배가 넘는 12.4%가 그렇다고 답했다. 40대의 과반수 이상인 52.8%가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20대는 58%(매우 비호감 24.8%, 약간 비호감 33.2%)가 김 위원장에 대한 인식이 ‘비호감‘이라고 응답했다. 40대는 20대의 절반 정도인 31.6%만이 김 위원장이 ‘비호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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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 / 단수 응답

연령이 아닌 성별간 응답 차이가 존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서 8년 만에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삭제된 것에 대해, 20대 남성의 경우 과반수에 가까운 44.8%가 반대 응답을 냈다. 20대 여성의 9.6%만이 반대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수치다. 20대 남성의 찬성 의견은 23.3%로 20대 여성 응답(51.2%)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에 반해 40대는 성별 차이 없이 찬성 의견이 52%를 나타냈다.

대북정책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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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북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일명 ‘햇볕정책’이라고 불리는 김대중 정부의 대북 유화책과, 이명박 정부 당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한 ‘5·24 조치’가 그것이다. 이런 대북정책에 대한 생각도 세대별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40대의 52.8%가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긍정 반응을, 48.8%가 5·24 조치에 대해서는 부정 반응인 가운데 20대는 42%가 햇볕정책에 긍정 평가를, 37.2%가 5·24 조치에 부정 평가를 내렸다. 10%p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특히 20대 남성들의 응답은 40대와 상당히 대비됐다. 35.2%가 햇볕정책에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이다. 20대 여성의 10.4%, 40대 전체의 13.6%만이 부정 의견을 낸 것에 비하면 상당한 수치다. 5·24 조치 역시 20대 남성의 42.4%가 긍정적이었다고 본 가운데, 40대는 19.6%만이 긍정적이었다고 응답했다.

안보상황에 대한 인식

20대와 40대는 모두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인지 현재 대한민국 안보 수준을 묻는 질문에 20대의 39.2%, 40대의 48%가 ‘보통’ 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20대의 경우 36%가 안보가 불안정(매우 불안정 6.8%, 약간 불안정 29.2%)하다고 판단, 40대의 23.6%(매우 불안정 6.4%, 약간 불안정 17.2%)보다 13%p 가량 높은 응답을 보였다. 안보가 안정돼 있다는 응답은 20대와 40대 사이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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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 / 단수 응답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국가에 대한 생각은 20대, 40대의 생각에 차이가 있었다. 20대는 과반수가 넘는 52.4%가 ‘북한’을 택한 가운데 40대는 38.8%가 북한을, 이와 거의 같은 수치인 38.4%가 일본을 택했다. 20대는 26%만이 일본이라고 응답했다. 20대가 40대보다 훨씬 북한을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40대는 북한과 일본을 비슷한 수준의 위협으로 느끼고 있었다.

안보 강화를 위해 각 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무엇이었을까? 20대의 24.4%가 ‘군인에 대한 처우 개선 및 군 내부 비리 척결‘을 꼽았고, 북한의 비핵화(23.6%), 자주 국방력 강화(23.2%)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40대는 42.4%가 ‘자주 국방력 강화’를 꼽았고, 그 다음으로 북한의 비핵화(20%)라고 응답했다. 20대는 40대에 비해 군생활을 보다 최근에 체험했기 때문에 이런 답변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통일과 그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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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는 20대에 비해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통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통일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응답을 내 놓은 40대는 58%(매우 긍정 19.6%, 약간 긍정 38.4%)로 44%(매우 긍정 17.2%, 약간 긍정 26.8%)인 20대보다 높았다. 20대는 통일에 대한 부정 의견이 19.6%(매우 부정 4.4%, 약간 부정 15.2%)로 40대의 12.8%(매우 부정 5.2%, 약간 부정 7.6%)보다 높았다.

통일의 형태에 대해서는 20대와 40대 모두 ‘남북간의 지속적 교류와 협의를 통한 점진적 합의 통일‘을 가장 바란다고 응답했다. 특히 40대는 68.8%가 이를 택해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20대의 경우 49.6%가 점진적 합의 통일을 꼽았으며, ‘서로 다른 체제 하에서 단일국가를 이루는 연방제(20.8%)‘, ‘북한 정권의 붕괴로 북한이 한국에 편입되는 급진적 흡수통일(19.2%)’이 그 뒤를 이었다. 40대도 연방제 16.4%, 급진적 흡수 통일 10.8%라는 응답을 내놓았다.

20대와 40대 모두 온건한 방식의 합의 통일을 추구하지만, 20대가 보다 다양한 방식의 통일을 바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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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20대와 40대의 북한과 안보에 대한 생각에는 차이가 있었다. 특히 40대의 응답 내용이 성별간에 큰 차이가 없던 것과는 달리, 20대의 경우 성별간에도 약간의 차이가 존재했다. 20대 남성이 20대 여성에 비해 북한에 보다 적대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이다. 특히 햇볕정책과 5·24 조치에 대한 평가는 20대 전반보다 20대 남성과 40대 사이에서 극명하게 대비됐다.

그럼에도 20대 전반과 40대 전반의 북한·안보관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는데, 20대가 한반도의 가장 큰 위험 요소를 압도적으로 ‘북한’이라 꼽은 것과 달리 40대의 답은 북한과 일본으로 양분됐다는 점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이는 현 20대들의 학창시절 내내 박왕자씨 피살사건,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도발, 연이은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었다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반대로 40대는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20대를 보내며 진보적 사회 흐름을 받아들이고, 당시 진행됐던 햇볕정책에 대한 신뢰로 대북 유화책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질문과 답변에 공통분모가 있었던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통일의 형태에 대해서는 20대와 40대 모두가 ‘점진적 합의 통일’을 높은 수치로 선택했는데, 통일에 대한 방향성만은 세대에 따른 차이 없이 같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이번 조사는 허프포스트가 모바일 리서치 기업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지난 4일 실시됐다. 표본수는 500명, 응답수는 500명이다. 표본오차는 ±4.38% (95% 신뢰수준)이며, 응답대상은 전국 20대 남·녀 250명, 40대 남·녀 250명 총 500명이다. 오픈서베이 결과는 여기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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