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파키스탄에서 '결혼식 피로연' 영상을 이유로 총 9명이 '명예살해'를 당했다

발단은 지난 2011년, 파키스탄 북부 지역 코히스탄에서 열린 한 결혼식이었다.

지난 2012년, 파키스탄 북부의 한 시골마을에서는 결혼식 피로연에서 박수를 쳤다는 이유로 여성 5명이 명예살인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리고 7년 후, 이 명예살인 사건을 언론에 최초 폭로했던 남성과 그의 형제들이 모두 사망했다.

7일 BBC는 결혼식 피로연에 얽힌 명예살인 사건에 대해 폭로한 남성 아프잘 코히스타니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뉴스1/BBC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1년, 파키스탄 북부 지역 코히스탄에서 열린 한 결혼식이었다. 이 결혼식 동영상에는 남성 2명이 춤을 추고 여성 5명이 손뼉을 치는 장면이 담겼는데, 이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자 마을 원로회의는 이들을 ‘명예살해’ 하기로 결정했다.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에서였다.

코히스타니는 이듬해인 2012년 6월, 언론을 통해 ”동영상 속 여성 5명이 2012년 5월 30일, 남자 친척들로부터 ‘명예살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코히스타니는 동영상에 등장한 남성의 형제다.

폭로가 나온 뒤 파키스탄 대법원은 진상규명을 명령했으나, 진상규명 조사단은 ”살인의 결정적 증거가 없으며 여성들은 살아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코히스타니 측은 조사 결과가 조작됐다고 반박했으나 바뀐 것은 없었다.

해당 피로연 영상.
해당 피로연 영상. ⓒ뉴스1/YouTube

그 후, 2013년에는 코히스타니의 형제 3명이 살해당했다. 동영상 속 여성들의 친인척 남성 6명이 살인범으로 지목돼 1심에서 유죄선고를 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로 판결이 뒤집혔다. 결국 대법원은 2018년 7월 경찰에 재수사를 지시했고, 동영상 속 여성들의 친인척 남성 5명을 추가로 구속했다. 이들은 동영상 속 여성 3명이 사망했다고 인정했다가 진술을 번복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코히스타니도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코히스타니는 살해 몇 시간 전까지도 ”살인범들에 대한 재판이 끝나가고 있고, 내 생명은 위협받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결혼식 동영상에 나온 여성 5명과 코히스타니, 그리고 코히스타니의 형제 3명 등 총 9명이 ‘명예살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의회는 지난 2016년 명예살인 처벌 강화법을 통과시켜 명예살인에 징역 25년 이상의 처벌을 내리게 했으나 근절되진 않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해마다 1천여명이 명예살인을 당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이 여성이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여성 #국제 #보이스 #살인 #살인사건 #파키스탄 #명예살해 #명예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