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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 10일 15시 01분 KST

암 환자에게 '싸워서 이겨라'는 말 대신 해주면 좋은 위로

"내게 말해줘서 고마워. 나는 항상 네 편이야." 우리는 보다 세심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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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입니다. 

아버지는 내가 18세 때 전립선암으로 돌아가셨다. 진단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나는 낙관적으로 생각하려 애썼다. 아버지에게서 그 소식을 듣고서 얼마 뒤 “아빠, 괜찮아요. 아빠는 정말 강하니까, 물리칠(beat) 수 있어요.”라고 말했던 걸 또렷이 기억한다.

의사(primary care physician)였던 아버지는 당연하다는 듯 나와 여동생에게 친절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물리치기엔 늦은 시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3년이 지났지만, 난 지금도 그 순간을 후회한다.

나는 그 말을 두고 스스로를 질책한다. 암이 승-패의 싸움이고, 암에 압도당하면 ‘패배’했음을 조용히 암시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암처럼 은밀히 퍼지는 것을 ‘물리칠’ 수 있다는 생각은 회복이 오롯이 환자의 책임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지속시킨다.

수술, 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 재발의 끝없는 반복에 붙잡힌 인간을 보지 않는 일이다. 물리치지 못했다면? 그건 실패한 것이다.

당시로써는 ‘물리치라’는 상투적인 문구가 완벽한 진실로 느껴졌다. 지금까지도 아버지는 내 마음속 슈퍼맨이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보디빌딩 콘테스트에 나갔고(당시는 아시아계 미국인 참가자가 드물었다), 인기 있는 보디빌딩 잡지를 냈고, 일반 가정의로서 질병과 싸우는 환자들을 도왔던 사람이었다. 인사불성이 된 나는 아버지가 무엇보다도 전사이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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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보자, 넌 물리칠 수 있어.” 암 환자의 가족과 친구들이 흔히 하는 말이라고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BJ 밀러는 말한다.

“우리가 이런 말을 하게 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것은 습관이라고 본다. 사람들은 생각 없이 말을 할 때가 있다. 대화보다는 제스쳐에 가까운 순간들이 그렇다.” BJ 밀러가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문화적으로 죽음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고 밀러는 말한다. 병과 고통, 죽음을 나약함과 묶고, 우리 자신을 영웅-전사 역할에 놓으면 힘을 얻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는 모두 늙고, 상대가 암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싸움에서 ‘패배’한다.

노스웰 헬스 암 연구소의 종양학자 나가슈리 시타라무는 암에 대한 우리의 분노에 찬 반응을 이해한다. 연구에서 진전이 일어나고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해도 암은 무서운 병이다. (시타라무는 몇 년 전 초기 유방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이 악마와 싸우자, 없애버리자, 라는 게 반사적인 반응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우리는 가끔 암에 걸린 불운한 사람을 잊고, 암을 없애느라 숙주까지 해칠 때가 많다는 점이다.”

암 생존자이며 ‘There Is No Good Card for This: What To Say and Do When Life Is Scary, Awful, and Unfair to People You Love’의 저자인 켈시 크로우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환자가 희망을 품고 있다면 ‘넌 이걸 물리칠 수 있어.’라는 말 대신 ‘네가 이제까지 여러 힘든 일들을 겪어내는 걸 봤고, 이게 가장 힘든 일이야.’라고 말할 수 있다.

병을 물리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편이라면, 삶의 이러한 순간을 받아들이고 평화로운 마지막을 준비하는 데 집중하는 사람을 존경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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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분위기를 읽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라. 무슨 말을 하든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하라고 밀러는 말한다.

“‘넌 이걸 물리칠 수 있어’와 같은 난폭한 접근법도 괜찮을 때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반응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간단한 말도 괜찮다. ‘내게 말해줘서 고마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나는 네 편이야.’”

* 허프포스트 US의 을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