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세계 여성의 날 '82년생 김지영'의 일본 독자 서평 100개가 공개됐다

일본의 독자도 한국의 독자와 같은 걸 느꼈다

  • 박세회
  • 입력 2019.03.08 11:33
  • 수정 2019.03.08 11:52
ⓒ지쿠마쇼보 홈페이지

일본에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출간한 출판사 지쿠마쇼보(筑摩書房) 측이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이 책에 대한 100인의 서평을 모아 올렸다. 

’82년생’이라는 책의 제목에서 컨셉을 차용해 서평 작성자의 생년을 밝힌 것이 흥미롭다. 1954년생부터 1999년생까지, 65세의 장년부터 이제 막 20대로 접어든 청년의 목소리까지 담은 모양새다. 

54년생 이와이 씨는 ”일본에서도 의대 입시 사건을 비롯해 차별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국과는 달리 큰 반향이 일지는 않았습니다”라며 ”중장년으로서 부끄럽습니다. 많은 일본인에게도 읽힐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지영 씨의 세대인 세 딸에게도 추천할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여성 지원자의 점수를 일괄 감점해 더 많은 남성이 합격하도록 조작한 도쿄 의대 사건이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한편 이와이 씨는 본인이 “1995년에 이혼하고 세 명의 딸을 키운 엄마”라고 밝혔다. 

ⓒ지쿠마쇼보

57년생 마르티나(マルチナ) 씨는 ”고1때 수업의 주제는 ‘남자다움, 여자다움’이었다”라며 ”남자는 학급위원을 하고 여자는 부학급위원을 하는 것이 당시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교육은 아주 중요하다. 특히 유아기와 초등학생 시절에 모든 사람은 똑같다는 걸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68년생 독자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라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70년생 독자 ‘룰루204’(ルル204) 씨는 ”옳다는 점에서 한국의 영화, 사회 운동, 급격하게 진행되는 민주화, 모든 것이 부럽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날은 올까?”라며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사실은 문학에서부터 페미니즘에 불이 붙은 사건이다. 이 불은 작을지 모르지만, 꺼지지 않는 하나의 희망”이라고 밝혔다.

82년생 미유키(みゆき) 씨는 ”줄곧 ‘나만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모두가 겪고 있다‘고 다시 인식하게 해준 책”이라며 ”여성이 사회에서 당하는 일들은 종종 ‘과장’ 또는 ‘피해망상‘으로 치부되어 ‘나만 심하다고 느끼나?’라며 자신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84년생 ‘다이치’(ダイチ) 씨는 ”이 소설을 다 읽고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감정을 느꼈다. 오싹오싹한, 말로 풀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었다”라며 ”남자인 나 역시 의식하지 못한 채 여성이 싫어할 만한 행동을 한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들었다”고 밝혔다. 

92년생 ‘아아‘(aa) 씨는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듯 나 역시 ‘내 이야기’라고 느꼈다”라며 ”이 작품의 현실감은 오싹했다. 남성들이 읽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초에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의 일본어판은 석달 만에 10만부 판매를 바라보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쿠마쇼보 측은 ”이미 대만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고, 베트남,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17개국에서 번역서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한국에서는 김훈의 ‘칼의 노래’(2007),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2009) 이후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 부 판매를 돌파해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출판사 측은 지난 2월 19일 신주쿠의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열린 조남주 작가의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참석한 독자들에게 앙케이트를 통해 서평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문학 #소설 #82년생 김지영 #출판 #지쿠마쇼보 #해외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