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레나 헤디에게 ‘왕좌의 게임’의 세르세이와 작별할 때의 기분을 물었다. 헤디는 자신이 “울컥하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녀는 지난 2011년부터 HBO ‘왕좌의 게임‘의 사악한 여왕 세르세이 라니스터를 연기했다. ‘왕좌의 게임’은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4월부터 방영을 시작하는 시즌 8로 마무리된다. 헤디가 세르세이의 장면을 촬영한 건, 지난해 7월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당시 세트장을 걸어나왔던 순간은 지금도 그녀의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

헤디는 현재 미국에서 새 영화 ‘파이팅 위드 마이 패밀리’의 홍보투어에 참여중이다. 허프포스트와 만난 그녀는 당시 울음을 터트렸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 촬영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와서 차에 탄 다음,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 나는...” 헤디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말했다. “그렇다. 엄청나게 슬펐다.”

드라마 속에서 헤디의 형제이자 연인인 제이미 라니스터를 연기한 니콜라이 코스터-왈도 역시 촬영이 끝났을 때 비슷한 기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맨 마지막에는 좀 울컥했다. 시즌 내내 우리는 눈물 흘리며 이별하고 환송 식사를 열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내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게 이번 시즌 니콜라이의 마지막 장면이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 공기 중에 수분이 좀 있었던 것 같다. 내 눈 근처에만.”(웃음) 지난해 코스터-왈도가 말한 내용이다.

육체적, 감정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촬영을 마친 다음 눈물을 흘리는 것은 많은 배우들이 겪는 일이다. 하지만 헤디는 그때 이 시리즈가 자신의 커리어에 어떤 의미였나를 되볼아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사람이 되면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는 걸 우린 모두 알고 있다. 절대 들어가지 못하게 하던 곳에 들어갈 수 있게 되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 점에서, (이 시리즈는) 내가 무언가를 만들고, 하고,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바꾸었다. 난 그래서 정말 신이 난다. ‘왕좌의 게임’은 내 인생을 바꾸었고 나는 굉장히 감사한다.”

헤디는 앞으로 여러 프로젝트에 출연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제작을 하거나, 연출을 하고 싶어한다. 세르세이 같이 다이나믹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났으니 보다 균형잡힌 캐릭터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냐고 묻자 헤디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언제나 그저 ‘아내’나 ‘어머니’가 아닌 여성 캐릭터를 찾는다고 한다.

“정말 지루하고 아무 배경도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가상 캐릭터의 과거사를 만들거나, 진짜 사람들의 과거사를 연기하는 게 내겐 언제나 더 흥미롭다. 누구에게나 과거가 있다. 그 이야기를 살려야 한다.”

팬들은 ‘왕좌의 게임’ 시즌 8의 여러 내용들을 미리 알고 싶어서 몸이 달아있다. 그러나 스토리를 다 알고 있는 출연진은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스포일러를 요청하자 헤디가 제공한 정보는 시리즈의 결말에 자신이 “완전히 만족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재미있다는듯 웃으며 “그 이상은 말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리즈를 기획한 댄 와이스와 데이비드 베니오프, 원작 ‘얼음과 불의 노래’를 쓴 조지 R.R. 마틴은 마지막 6편의 플롯을 철저히 비밀로 하기 위해 만전을 기했다. 배우들에겐 촬영 24시간 전에야 각본을 주었고, 파파라치들을 피하기 위해 가짜 장면들을 촬영했다. 하지만 코스터-왈도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한다.

“나는 다 읽고 나서 작가들에게 ‘이 이야기의 결말을 이보다 더 잘 낼 수는 없을 것 같다‘라는 메시지를 썼다. 내게 있어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동시에 매우 놀라웠으며 내가 바라던 모든 것들이 이루어졌다. 앞뒤가 잘 맞는다. 살인자가 마지막에 밝혀지고 ‘오! 이건 예상 못 했네.’하는 식의 드라마가 아니다. 작가들이 아주 잘 해냈다.”

‘왕좌의 게임’ 시즌8은 오는 4월 14일, HBO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