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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2020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의 유일한 중도 후보는 조 바이든 밖에 남지 않게 될 전망이다.

  • 허완
  • 입력 2019.03.06 12:13
억만장자, 전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가 2020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억만장자, 전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가 2020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SSOCIATED PRESS

미국 민주당의 2020년 대선 주자로 거론되어 온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신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외곽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9번째(포브스 집계 기준)로 많은 자산(555억달러, 약 62조5300억원)을 소유한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각) 자신이 CEO로 있는 블룸버그 오피니언면에 불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그 어느 때보다 왼쪽으로 쏠려 있는 민주당 경선판에서 자신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자였던 그는 공화당(2001년, 2005년)과 무소속(2009년)으로 각각 출마해 세 차례에 걸쳐 뉴욕시장을 지냈다.

2016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진지하게 대선 출마를 고민했고, 결국 이번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출마를 권유했다. 몇몇 사람들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려면 여론에 맞춰 내 관점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고 적었다. ”나는 내가 도널드 트럼프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나 치열한 경기장에서 민주당 경선 승리를 따내는 것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는 '대선 준비팀'을 운영하며 외교, 국방, 국내 정책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등 대선 출마를 준비해왔다. 
마이클 블룸버그는 '대선 준비팀'을 운영하며 외교, 국방, 국내 정책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등 대선 출마를 준비해왔다.  ⓒASSOCIATED PRESS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를 꺾고 우리나라를 다시 통합할 가장 강력한 민주당 후보를 뽑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당을 극단으로 끌고가 대선에서 우리의 승리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트럼프 정부) 4년 더’로 이어지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에 직접 출마하는 대신 다양한 사회 운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화석연료 규제와 총기규제, 오피오이드 중독 위기, 공립학교 개선, 저소득층 대학교육 지원, 지역 커뮤니티 강화, 투표권 강화 운동 등이다. 

″대선에 출마했거나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나는 운 좋게도 사람들을 모으고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데 자원을 쏟아부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블룸버그의 말이다.

그는 이렇게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계속하는 게 대선에 출마하는 것보다 국가에 더 기여하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 앞으로 내 생각과 경력들을 말하는 데 다음 2년을 쏟아부어야 하는가? 아니면 내가 이미 이끌고 있고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 바로 이 나라에 진정하고 이득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을 하는 데 2년을 보내야 하는가?”

사진은 2013년 3월 미국 뉴욕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오른쪽)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은 2013년 3월 미국 뉴욕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오른쪽)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SSOCIATED PRESS

 

뉴욕타임스(NYT)는 블룸버그가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출마를 압박하는 효과를 낸 것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거론되어 온 민주당 잠재 대선주자들 중에서 중도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블룸버그는 기후변화나 총기규제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 반면 경제적 이슈에 대해서는 자신이 친(親)기업적 성향임을 감춘 적이 없다.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도 비슷하다.

NYT는 블룸버그의 측근들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여론조사 등을 돌려가며 대선 출마 여부를 검토해왔다고 전했다. 그 결과,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든이 출마하면 고전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로써 바이든이 사실상 유일한 유력 중도 후보로 민주당 경선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고,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해왔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는 1억1200만달러(약 1265억원)를 쏟아부어 민주당을 지원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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