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3월 05일 11시 25분 KST

화웨이가 '사용 금지령' 내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미국에 대한 화웨이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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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에 마련된 화웨이 부스의 모습. 2019년 2월25일.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중국산 통신장비 도입 금지 조치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관련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주 중으로 화웨이가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내용을 전하며 소송은 화웨이 미국 본사가 위치한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에 제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통과된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ce Authorisation Act for Fiscal Year 2019)’에 따라 연방 정부기관들이 중국산 통신장비를 도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화웨이는 법적 판단을 거치지 않은 채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특정해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전해진다. NYT는 중국산 통신장비 금지 조치를 내린 근거를 보다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미국 정부를 압박하는 게 이번 소송의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중국산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에 의해 스파이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의심해왔다. 지난해부터는 동맹국 등을 상대로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는 외교적 압박을 가해왔다. 그러나 최근 영국이나 독일, 뉴질랜드 등은 화웨이 장비 도입을 허용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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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순환 CEO 구오핑이 MWC 2019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하고 있다. 2019년 2월26일.

 

화웨이의 사례는 러시아 사이버보안업체 카스퍼키랩(Kaspersky Lab) 사건과 비슷한 면이 있다.

미국 정부는 2017년 9월 카스퍼키랩이 만든 안티 바이러스 소프트웨어 등을 정부 시스템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러시아 정부가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첩보 수집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의 일이었다.  

의회도 국방예산 지출 법안에 이같은 내용을 담아 통과시켰다. 그러자 회사 측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해당 법안이 ‘사권 박탈법(bill of attainder)’에 해당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듬해 5월, 법원은 카스퍼키랩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안보에 대한 의원들의 정당한 우려에 따라 법이 만들어졌다고 본 것이다.

또 법원은 카스퍼키랩의 미국 정부기관들 상대 매출이 전체 매출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므로 금지 조치가 가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항소법원 역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며 금지 조치는 ”징벌적이 아닌 예방적”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카스퍼키의 제품들이 연방 정부 시스템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대수롭지 않다고 할 수 없는 가능성과 그와 같은 침입이 초래할 피해의 막중함을 감안했을 때, 카스퍼키를 연방 정부 네트워크에서 배제하기로 한 의회의 결정은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당시 항소법원 데이비드 타텔 판사의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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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화웨이는 미국이 제기하는 ‘스파이 의혹’을 완강히 부인해왔다. 최근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화웨이의 순환 회장을 맡고 있는 구오핑은 최근 FT에 낸 기고문에서 미국이 국가안보가 아닌 ‘불순한 의도’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혹을 소극적으로 부인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분명, 화웨이 장비가 전 세계 통신 네트워크게 더 많이 설치될수록,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예전처럼) ”모든 정보를 다 수집(collect it all)”하기는 더 힘들어진다. 다른 말로 하면, 누구든 마음대로 염탐하려는 미국의 시도를 화웨이가 방해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를 향한 공격의 첫 번째 이유다.

(중략)

... 5G 기술의 리더를 방해하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이 기술을 일찍 상용화했다면 누렸을 경제적, 사회적 혜택을 약화시킬 것이다. 한편 가장 최근의 ‘클라우드법(Cloud Act)’를 비롯한 미국 법률들은 이 지시가 방첩활동이나 대테러활동 관련 조사라는 이름으로 프레임 되기만 한다면 통신 기업들이 미국의 글로벌 감시 프로그램에 협조하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화웨이를 향해 가해지는 일제사격은 미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뒤쳐졌다는 미국의 자각의 직접적 결과다. 화웨이를 겨냥한 글로벌 캠페인은 안보와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기술적 경쟁자의 부상을 억누르려는 미국의 의도와 전적으로 관련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 2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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