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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돈 전달한 전직 경찰은 '차명 전화'로 강남 경찰서 경찰과 통화했다

버닝썬과 경찰 유착 의심되는 정황 추가로 드러났다

ⓒ한겨레

서울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경찰 강아무개(44)씨가 차명 전화기로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들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이 3일 확인됐다.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이 의심되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 셈이다.

경찰 출신으로 현재 화장품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강씨는 지난해 7월7일 미성년자 ㄱ씨가 클럽 버닝썬에서 부모 돈으로 1800만원을 결제해 경찰에 신고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버닝썬 공동대표인 이아무개씨에게 2천만원을 받아 이 가운데 일부를 강남경찰서 경찰관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강남서는 당시 클럽에 출입한 미성년자 ㄱ씨를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고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이 사건은 버닝썬 폭행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경찰과 버닝썬의 유착 의혹을 짐작할 수 있는 단초로 지목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가 수사하고 있다.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강씨는 지인 명의의 차명 전화기로 ㄱ씨 사건을 수사하는 강남경찰서 직원을 비롯한 복수의 경찰과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는 본인 명의의 전화기도 가지고 있었지만 경찰 등과 통화할 때는 꼭 차명 전화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광수대도 이런 사실을 오래전부터 파악하고 지난달 20일 무렵 강씨의 차명 전화와 통화한 내역이 있는 강남경찰서 직원 일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광수대에서 조사받은 경찰관들은 강씨와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이나 접대를 받은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 역시 ‘2천만원은 자신과 전혀 무관한 돈’이라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강씨의 지시로 버닝썬 대표 이씨에게 2천만원을 받아 6개 계좌로 돈을 송금한 ㄴ씨는 앞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강씨의 지시로 (버닝썬 공동대표) 이씨에게서 받아온 돈 일부가 경찰에 전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광수대도 ㄴ씨의 이같은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강씨와 자주 통화한 경찰 등을 중심으로 버닝썬과의 유착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광수대는 ‘애나’라 불리며 버닝썬에 손님을 유치하는 역할을 해 온 중국인 ㄷ씨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ㄷ씨는 버닝썬 논란을 촉발시킨 김아무개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2명 가운데 1명이다.

앞서 광수대는 버닝썬 손님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로 ㄷ씨를 한차례 불러 조사했으며, ㄷ씨의 마약 복용 여부 확인을 위해 모발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을 맡겼다.

또 ㄷ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나온 액체와 가루 등도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광수대는 최근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회신받았지만, 구체적인 분석 결과는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광수대는 아울러 오는 4일 버닝썬 이문호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이 대표의 주거지 등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 대표의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는데, 이 대표에게서 일부 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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