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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세번 만난 최선희 "영변 핵시설 다 내준다고 했다"

1일 오전, 오후에 이어 2일에도 취재진 질문에 응답했다

ⓒ뉴스1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일 미국에 영변 핵시설 전체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최 부상은 지난달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물 없이 끝난 뒤 심야 기자회견을 비롯해, 1~2일 사이 모두 3차례 기자들에게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북한을 대표해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최 부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공식방문 마지막 날인 2일 오전 북 대표단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일부 취재진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기자들이 영변 핵시설 관련해 ‘북쪽 입장을 좀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시면 좋겠다’고 하자 최 부상은 “우리는 입장 다 밝혔다. (리용호) 외무상 동지가 밝힌 그대로이다”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앞서 정상회담 합의 무산 뒤인 지난 1일 0시15분 심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유엔 제재 중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 핵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일 필리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우리에게 제안한 것은 영변 단지 일부의 폐쇄였다”고 말했다. 영변 핵시설에 관한 북한의 제안을 놓고 북-미가 각각 ‘전부 폐기’와 ‘일부 폐기’라며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최 부상은 기자가 ‘그런데 미국이 왜 영변의 일부만 이야기하느냐’고 묻자 “그걸 모르겠어요. 그렇게 얘기한 거 없습니다. 영변은 다 내놓는다고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변을 다 내놓는다는 건 확실한 거냐’는 질문에 “예. 명백히 한 겁니다”라고 답했다.

최 부상은 ‘협상 과정에서 의견이 어느 정도 접근이 이루어졌던 것 같은데 정상 간에는 왜 의견이 틀어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글쎄, 그게 지금 이해가 안되세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최 부상은 지난 1일 자정 넘긴 시간에 열린 리용호 외무상의 기자회견에도 동석해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 거래에 대해 좀 의욕을 잃지 않으시겠는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에도 이 호텔에 투숙 중인 일부 취재진에게 “이번에 회담하면서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좀더 강경한 기류를 드러냈다. 최 부상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왜 미국이 이런 거래 방식을 취하는지, 거래 계산법에 대해서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계시고 생각이 좀 달라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해제를 요구한 유엔 제재들을 놓고도 북-미는 신경전을 주고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기본적으로 모든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데 대해 리용호 외무상은 ‘모든 제재가 아니라 일부 제재’의 해제를 요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북한이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살펴보면 이들 제재는 금속 제품과 원자재, 운송수단, 해산물, 석탄 수출품, 정제유 수입품, 원유 수입품 등 그 대상 범위가 넓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무기를 제외한 모든 제재를 아우르는 것이었다. 그들이 요구한 건 기본적으로 모든 제재의 해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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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최선희 #영변 #핵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