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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정리] 트럼프의 옛 '집사' 마이클 코언의 폭탄 증언 : "트럼프는 사기꾼이다"

코언은 '트럼프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 허완
  • 입력 2019.02.27 21:08
  • 수정 2019.02.28 09:32
ⓒAlex Wong via Getty Images

″지난번에 제가 의회 증언대에 섰을 때, 저는 트럼프를 방어하기 위해 왔습니다. 오늘, 저는 트럼프의 진실에 대해 말하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남자’로 꼽히는 마이클 코언이 27일(현지시각) 미국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나와서 증언할 내용 중 일부다. 뉴욕타임스는 하루 전인 26일, 이 모두발언 전문(PDF)을 입수해 공개했다. 

코언은 지난 10년 넘는 기간 동안 트럼프의 ”부동산 개발 및 다른 비즈니스 계약들” 뿐만 아니라 ”사생활과 사적인 거래 관계”를 책임졌던 인물이다. 그가 단순히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공적·사적 관계들을 낱낱이 들여다봤던 ‘집사’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는 뜻이다. 

바로 그 인물이 이제 작심한듯 ”내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미국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그는 인종주의자입니다. 그는 사기꾼입니다. 그는 협잡꾼입니다.”

그의 증언은 폭발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1. 트럼프는 위키리크스가 민주당 해킹 자료를 공개할 거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

해킹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들이 공개된다는 걸 트럼프가 미리 알았는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저에게 물으셨습니다. 답은 ‘그렇다’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트럼프는 위키리크스의 이메일 공개를 로저 스톤에게 들어서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2016년 7월, 민주당 전당대회 며칠 전, 그의 비서가 로저 스톤에게 전화가 와있다고 알렸을 때 저는 트럼프의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트럼프는 스피커폰으로 스톤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스톤은 트럼프에게 자기가 줄리안 어산지랑 통화하다가 방금 끊었다면서, 어산지가 자기에게 말하기를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게 타격을 입힐 대량의 이메일 뭉치가 며칠 내로 터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는 그것의 효과가 ”대단하지 않겠냐”는 말로 대꾸했습니다.

배경 : 위키리크스는 대선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고위 인사들의 이메일 해킹 자료 등을 폭로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 해커들과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위키리크스와 은밀한 ‘DM’을 주고 받았던 사실도 나중에 드러났다.

당시 FBI는 곧바로 러시아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트럼프 후보는 ‘러시아가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했기를 바란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훗날 중앙정보국(CIA)는 러시아 정부가 해킹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렸다.

로저 스톤은 1990년대에 트럼프의 카지노 사업 관련 로비스트로 일하며 트럼프와 인연을 맺은 이래 핵심 측근으로 활동해 온 인물이다. 스톤은 당시 위키리크스의 민주당 이메일 해킹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이를 트럼프 캠프와 논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최근 전격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Ilia Blokhin / EyeEm via Getty Images

 

2.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에도 러시아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프로젝트’를 계속 챙겼다

저는 트럼프가 러시아 모스크바의 트럼프타워 프로젝트를 중단한 시점에 대해 의회에 거짓말을 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협상을 중단한 건 2016년 1월이라고 밝혔습니다. 그건 거짓이었습니다. 협상은 그 후에도 몇 달 동안 계속됐습니다. 선거운동 기간이었습니다.

트럼프가 저에게 의회에 거짓 진술을 하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그런 식으로 하지 않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가졌던 대화들에서, 제가 그를 위해 러시아에서 직접 협상을 하고 있던 바로 그 때, 트럼프는 제 눈을 보면서 저에게 러시아와 비즈니스는 없다고 말하고는 바깥에 나가서 똑같은 말을 하면서 미국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곤 했습니다. 이건 저에게 거짓말을 할 것을 지시하는 그의 방식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열린 공화당 경선인) 2016년 1월 아이오와 코커스부터 6월말까지 그가 저에게 ”러시아는 어떻게 되고 있어?”라고 물은 게 최소한 대여섯번은 됩니다.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프로젝트를 언급한 것입니다.

제가 의회에 증언문을 제출하기도 전에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가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협상 시점 부분을 검토하고 수정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분명히 하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협상들을 알고 있었고, 관련 지시를 내렸고, 이에 대해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했습니다. 또한 그는 이 모스크바 부동산 프로젝트로 엄청난 돈을 벌 예정이었기 때문에 거짓말을 했습니다.

배경 :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건 2015년 6월16일이었다. 트럼프가 선거운동을 펼치던 그 때, 트럼프 일가의 부동산 개발업체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트럼프타워’를 짓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다. 코언은 이 프로젝트를 맡아 트럼프그룹과 러시아 측 중개인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빌딩 설계까지 이뤄졌을 정도로 상당 부분 진행됐다. 버즈피드뉴스가 입수해 지난달 보도한 자료에 의하면, 모스크바 트럼프타워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될 예정이었다. 2015년 가을쯤, 건축가들은 오벨리스크를 닮은 형상에 ‘트럼프’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이 유리 빌딩의 설계를 마쳤다.

또한 이건 매우 호화스러운 빌딩이 될 예정이었다. 트럼프가 2015년 10월28일자로 서명했다는 의향서에 따르면, 이 빌딩에는 “150개를 넘지 않는 호텔 객실”들을 비롯해 ”약 250채의 퍼스트클래스, 럭셔리 주거용 아파트”가 채워질 계획이었다. 

뿐만 아니라 코언은 5000만달러(약 560억)에 달할 최상층 펜트하우스를 분양하는 대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무료로’ 줄 계획을 세웠다. 올리가르히들을 끌어들여 분양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코언은 푸틴의 대변인과 이같은 구상을 논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존재 자체가 처음 대중에 공개된 건 2017년 8월말이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도 취임 7개월째가 되던 시점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신은 러시아와 아무런 사업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러시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 나는 그곳에서 계약도 없고, 사업도 하지 않는다. 러시아에서 대출 받은 것도 없다.” 트럼프가 2016년 10월 2차 TV토론에서 했던 말이다.

논란이 커진 끝에 코언은 2017년 하원 정보위원회 증언대에 서게 됐다. 당시 그는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관련 논의가 2016년 1월에 모두 마무리됐다고 증언했다. 러시아 측과의 협상이 대선 경선 때까지만 진행됐던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지난 11월, 코언은 자신이 의회에 거짓 진술을 했다고 법원에 시인했다. 이번 청문회 증언에서 코언은 자신의 거짓 진술이 트럼프 측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Pool via Getty Images

 

3. 트럼프는 불륜 관계를 맺었던 여성들에게 ‘입막음 돈’을 주라고 지시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불륜 관계를 맺었던 성인영화 배우에게 돈을 주고 자신의 아내에게 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라고 했고,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퍼스트 레이디(멜라니아 트럼프)에게 거짓말을 한 건 제가 가장 크게 후회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그는 친절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저는 그를 대단히 존경합니다.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되는 사람입니다.

저는 오늘 위원회에 제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막판에 클리포드(트럼프와 성관계를 가졌던 포르노 배우)의 변호사에게 보낸 13만달러 송금내역서 사본을 제출합니다. 이는 트럼프와의 관계에 대해 침묵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클리포드 측이 요구했던 것입니다. 증거물4에 첨부해놓았습니다.

트럼프는 자금 출처가 자신으로 추적되어 자신의 선거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홈 에쿼티 대출(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혼합한 상품)을 통해 제 개인 돈을 쓰라고 지시했습니다.

(중략)

제가 제출한 증거물5에 나오는 것처럼, 저는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중이던 2017년 8월1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개인 은행 계좌에서 서명한 3만5000달러 수표 복사본을 제출합니다. 이것은 제가 그를 대신해서 불법적인 입막음 돈(hush money) 지급한 것을 은폐하고, 그 돈을 저에게 배상 - 이건 트럼프의 TV 변호사(루디 줄리아니)가 쓴 표현입니다 -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는 제가 유죄인정을 한 부분입니다. 이 3만5000달러짜리 수표는 그가 대통령으로 재임중인 그 한 해 동안 11번에 걸쳐 분할 지급되었던 것들 중 하나입니다.

배경 : 코언은 2016년 대선 선거운동 막판 대형 스캔들이 될 뻔했던 트럼프의 불륜설 폭로를 막는 데 개입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이에 대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10년 넘게 트럼프의 ‘충직한 해결사’로 일해왔던 코언이 트럼프와 갈라서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벌어진 일은 간단하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거의 끝나갈때쯤, 코언은 과거에 트럼프와 불륜 관계를 맺은 사실을 폭로하려던 전직 포르노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 돈’으로 13만달러를 지급했다. 이 돈은 코언의 개인 돈으로 지급됐지만, 개인 돈이 아니었다.

트럼프는 코언에게 ‘나중에 주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코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수임료’ 명목으로 돈을 돌려 받았다. 이 부분은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코언은 이같은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의회에 제출한 것이다. 

ⓒ100pk via Getty Images

 

4. 트럼프는 러시아 측과의 ‘트럼프타워’ 회동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가 트럼프 또는 그의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저는 그걸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분명하게 밝히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나름 의심하는 게 있습니다.

2017년 여름쯤, 저는 2016년 6월에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트럼프의 장남)와 다른 대선캠프 관계자들이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정부 측을 비롯한 러시아인들을 만났고, 이 회동을 주선하는 이메일 제목이 ‘힐러리 클린턴에 해를 입힐 정보’였다는, 언론을 뒤덮은 보도를 읽었습니다. 무언가 떠오르는 게 있었습니다. 저는 아마도 2016년 6월초였을 텐데, 트럼프와 사무실에 함께 있을 때 벌어졌던 이상한 일을 기억합니다. 도널드 주니어가 들어와서는 트럼프의 책상 뒤로 걸어갔습니다. 이것 자체로도 특이한 일이었습니다. 트럼프와 그냥 대화하기 위해 그의 책상 뒤로 가지는 않습니다. 저는 도널드 주니어가 자신의 부친 쪽으로 기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걸 기억하는데, 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습니다. ”회동이 다 준비됐습니다.” 저는 트럼프가 ”좋아... 알려줘”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도널드 주니어와 그의 부친 사이의 대화를 다시 생각해보고 제가 놀랐던 건 첫째, 트럼프는 저나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들 도널드 주니어가 세계에서 최악의 판단력을 가졌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또한 도널드 주니어가 혼자서는 그 어떤 중요한 회동도 준비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부친에게 확인하지 않고서는 말입니다.

저는 또한 트럼프의 세계에서, 특히나 선거캠프에서, 트럼프가 알지 못하고 승인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것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도널드 주니어가 그날 자신의 아빠 책상 뒤로 가서 언급했던 것이 힐러리에게 해를 입힐 정보에 대해 러시아 측 인물들과 가졌던 2016년 6월 트럼프타워 회동이며, 도널드 주니어가 말한 회동이 바로 그거였다는 걸 트럼프가 알고 ”좋아... 알려줘”라고 말했던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트럼프타워 회동은 트럼프 캠프 고위 관계자들이 러시아 측 인사들로부터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에 ‘해를 입힐 정보’를 약속 받고 2016년 6월 뉴욕 트럼프타워 25층에서 러시아 인사들을 만난 일을 가리킨다. 이 사실은 2017년 7월 처음으로 공개됐다.

트럼프 측 참석자는 다음과 같았다.

재러드 쿠슈너 : 트럼프의 사위, 당시 대선캠프 온라인·소셜미디어 전략 담당, 현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트 : 당시 트럼프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 트럼프의 장남, 당시 대선캠프 비공식 고문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당시 이 회동을 제안한 러시아 측과 메일을 주고 받았다. 공개된 이메일 전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 

″...당신의 부친에게 매우 유용할 공식 문서와 정보를 트럼프 캠프에 전달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 이건 알다시피 매우 고급 정보이자 민감한 정보지만 트럼프에 대한 러시아와 러시아 정부의 지원의 일부다.”

트럼프 주니어는 ”당신이 말한 내용이 맞다면 매우 좋다”는 답장을 보냈다.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대선개입 공모 의혹에 기름을 부은 이 회동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목록에 올라있다. (트럼프가 이 회동에 대한 거짓 해명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자신은 이 회동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나중에는 ”완전히 합법적”인 회동이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코언의 증언은 트럼프가 이 회동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코언의 이같은 진술 일부가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려진 적은 있지만, 그가 직접 이 내용을 공개적으로 증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5. 트럼프가 재산을 부풀리고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고 참전 군인을 비하하고 허위로 베트남 전쟁 징집을 피했고 대선 출마를 ‘사업 홍보’로 여겼다는 증언들

그밖에도 코언은 자신이 보고 들었던 트럼프의 행위를 증언한다. 이미 폭로했던 내용도 있으며, 또한 여기에 언급된 일들이 범죄 혐의에는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언의 증언 중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트럼프는 대선 출마를 ‘인포머셜 광고’로 여겼다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나라를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를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출마한 사람입니다. 그는 이 나라를 이끄는 걸 바라지도, 의도하지도 않았습니다. 자신을 홍보하고 개인적인 부와 권력을 쌓으려 했을 뿐입니다. 트럼프는 종종 이 선거운동이 ”정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포머셜(정보성 광고)”이 될 거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는 경선 승리를 전혀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선거 승리를 전혀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이 선거운동은 언제나 마케팅 기회였습니다.

트럼프는 학창시절 성적을 공개하지 말라고 모교를 위협했다 

제가 (트럼프는) 사기꾼이라고 말한 건, 스스로 자기가 천재라고 주장하지만 자신의 고등학교, 대학, 대학 입학 자격시험 당국을 위협해 자신의 성적이나 SAT 성적을 절대 공개하지 말도록 할 것을 저에게 지시한 사람에 대해 말씀드리고 있는 겁니다.

말씀드렸듯, 저는 트럼프의 성적이나 SAT 점수가 그의 허락 없이 공개될 경우 민사·형사 소송을 내겠다고 이 학교들을 위협하는 내용으로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제가 보낸 서한들의 사본을 오늘 위원회에 제출합니다. 이건 증거물6에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세금을 환급해준 ‘멍청한 정부’를 조롱했다 

슬픈 사실은, 트럼프가 우리나라를 사랑한다거나 우리나라를 더 낫게 만들고 싶다고 제가 믿도록 할 만한 그 어떤 것도 그가 사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그 반대였습니다.

2008년에 그가 저를 포함해 직원들의 급여를 절반으로 깎겠다고 말할 때, 그는 자신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았다는 1000만달러(약 112억원) 세금 환급금을 보여줬습니다. 그는 정부가 얼마나 멍청하면 ”나같은 사람”에게 그렇게나 많은 돈을 돌려주는 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아무렇지 않게 흑인을 비하했다 

트럼프는 인종주의자입니다. 트럼프가 백인 우월주의자와 광신자들의 환심을 사려 하는 모습을 온 나라가 목격했습니다. 그가 빈곤한 국가들을 ”거지소굴”이라고 지칭했다는 얘기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석에서는 그것보다 더 심했습니다.

그는 흑인 지도자가 있는 국가들 중에 ”거지소굴”이 아닌 곳이 있는지 이름을 댈 수 있냐고 저에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일 때의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차를 타고 시카고 근교의 침체된 지역을 지나갈 때, 그는 오직 흑인들만 저렇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저에게 말하기를 흑인들은 너무 멍청하기 때문에 절대 자신에게 표를 던지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트럼프는 유리할 때는 자기 재산을 부풀렸고, 불리할 때는 축소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2011~2013년 트럼프 대통령의 3년치 금융 내역을 위원회에 제출합니다. 이것은 그가 도이체방크에 버팔로 빌스(NHL 미식축구팀) 인수 자금 대출을 문의하기 위해서, 또 포브스(Forbes, 경제 매거진)에 제출했던 자료입니다.

저의 경험에 따르면 트럼프는 포브스의 (부호순위) 목록에 들어가고 싶을 때처럼 자신에게 유리할 때는 자신의 총자산을 부풀렸고, 부동산 관련 세금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자산을 축소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초상화가 가장 비싼 가격에 낙찰되도록 사람을 매수했다

트럼프는 ‘아트 햄튼스 이벤트’에서 경매될 자신의 초상화를 구입할 가짜 입찰자를 찾아보라고 지시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경매에 부쳐질 자신의 초상화가 그날 오후에 나온 초상화들 중에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리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초상화는 가짜 입찰자에게 6만달러에 판매됐습니다. 트럼프는 자선 기관이어야 할 트럼프재단(Trump Foundation)에 지시해 가짜 입찰자에게 돈을 주도록 했습니다. 작품은 자기가 소장하기로 했음에도 말입니다. 증거물3B를 봐주시길 바랍니다.

트럼프는 베트남 전쟁 징집을 고의로 피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트럼프는 자기는 포로가 되지 않았던 사람을 좋아한다며 베트남 참전용사이자 전쟁 포로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트럼프는 건강상의 이유로 베트남 전쟁 징집을 연기한 것을 둘러싼 언론의 부정적 보도에 대응하라는 업무를 저에게 맡겼습니다.

트럼프는 골극(bone spur)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제가 의료 기록을 요청하자 그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고, 수술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자들이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일일이 답하지 말고 대신 그냥 건강상 이유로 (징집이) 연기됐다는 사실만 언급하라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말과 함께 대화를 끝냈습니다. ”내가 그렇게 멍청한 줄 알아? 나는 베트남에 가지 않을 거였어.”

트럼프 대통령님, 저는 당신이 지금 베트남에 있다는 게 아이러니 참 아이러니하네요.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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