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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메트로폴 호텔은 '베트남의 역사' 그 자체다

보안 측면에서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 수도 있다다

1901년에 지어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27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각) 이곳에서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1901년에 지어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27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각) 이곳에서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Reuters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메트로폴 호텔)로 확정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오후 8시30분) 이곳에서 만나 단독회담과 만찬을 연이어 가질 예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메트로폴 호텔은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던 1901년 문을 연 뒤 세계적인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과 가수 존 바에즈 등이 거쳐간 곳으로 유명하다.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도 메트로폴 호텔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도 2017년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메트로폴 호텔에 다녀간 유명인사 가운데 가장 상징적 인물은 미국의 배우 겸 반전활동가 제인 폰다다. 그는 베트남 전쟁이 치러지던 1972년 하노이를 방문해 이 호텔에 2주간 체류했다. 당시 그가 북베트남군(월맹군)과 함께 대공포 위에서 찍은 기념사진은 그에게 ‘하노이 제인’이라는 별명을 안겨줬다. 

메트로폴 호텔 지하에서 발견된 미군 공습 대피용 지하벙커.
메트로폴 호텔 지하에서 발견된 미군 공습 대피용 지하벙커. ⓒReuters

118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메트로폴 호텔 곳곳에는 베트남 역사의 흔적이 묻어있다. 특히 2011년에는 호텔 안쪽 수영장 바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1970년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을 피하기 위해 만든 지하벙커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벙커는 내부수리를 거쳐 지금은 관광객을 상대로 개방하고 있다. 

메트로폴 호텔은 김정은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하노이 멜리아 호텔과는 불과 5분 거리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과는 30분 거리다. 2년 전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메트로폴 호텔을 선택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보안을 고려해 이번에는 메리어트 호텔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Reuters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메트로폴 호텔이지만, 이곳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는 아닐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호텔 내부 공간이 협소하고 인파로 붐비는 번화가와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메트로폴 호텔이 두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보안 활동을 크게 강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이곳 메트로폴 호텔에서 역사적인 ‘하노이 선언’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식민지배와 전쟁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이 호텔은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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