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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페미니즘을 '치마를 입은 마초이즘(machismo)'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교회 내 성적 학대와 전면전을 감행하겠다고 약속했다.

  • 김태우
  • 입력 2019.02.27 10:42
  • 수정 2019.02.27 17:48
ⓒVatican Pool - Corbis via Getty Images

로마 바티칸에서 나흘동안 열린 사제에 의한 성폭력 방지를 위한 ‘미성년자 보호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페미니즘에 대해 ‘치마를 입은 마초이즘(machismo, 남성우월주의)’이라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교황청 부서 소속 린다 기소니 차관의 연설을 들은 뒤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한 여성이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독교적인 페미니즘(ecclesiastical feminism)의 분위기로 들어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결국 모든 페미니즘은 치마를 입은 마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다시 교황은 ”아니, 여성을 교회의 상처에 대해 말하도록 초청하는 것은 교회가 여성에 대해, 그 여성의 상처에 대해 말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정했다. 교회가 자신들의 잘못을 여성들이 폭로하도록 돕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니라 스스로 잘못을 밝혀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성 여러명이 단상에 올라 가톨릭의 위계구조의 침묵 문화와 위선적인 남성들, 그리고 불필요한 은밀함을 비판하며 교회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회의 중 한때 교황은 아동 성학대가 가정에서 많이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를 인용하면서 장시간 이에 대해 말했다. 교황은 성폭력을 ”거의 모든 곳에 비극적으로 존재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성폭력이 우리 사회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이 악이 교회 내에서 일어날 때 결코 덜 괴물스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에 끼치는 해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교황은 회의를 마무리지으면서 교회 내에서의 성적 학대에 대해 전면전을 감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성범죄 예방과 처벌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강화되고 미성년자에 대한 교회의 공식적 정의가 현재의 14세에서 상향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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