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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메이 총리가 처음으로 인정했다. 브렉시트 연기도 가능하다.

브렉시트 D-31,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 허완
  • 입력 2019.02.26 23:01
ⓒPeter Nicholls / Reuters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2016년 6월23일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지 약 32개월 만이자, 2019년 3월29일로 예정되어 있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꼭 한 달 앞둔 시점의 일이다. 

26일 하원에 출석한 메이 총리는 의원들에게 이같은 새로운 방침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3월12일에 브렉시트 합의안 인준을 위한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 때까지 EU와 재협상 결과물을 가져와 투표에 부치겠다는 것. 재협상에서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탓에 현재로서는 또 한 번의 부결이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의원들은 그 다음날(13일) 투표를 통해 노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메이 총리는 설명했다. EU와 아무런 합의를 맺지 못하고 무작정 EU를 탈퇴하는 이 시나리오는 영국 경제와 사회에 극도의 혼란과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 의원들이 반대하는 이유다.

만약 노딜 브렉시트가 거부되면? 메이 총리는 그 다음날(14일) ”짧은 기간 동안” 브렉시트를 연기(리스본조약 50조 연장)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NurPhoto via Getty Images

 

그동안 메이 총리는 ‘합의안을 통과시키든, 노딜 브렉시트를 초래하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my deal or no deal)’며 의원들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EU와의 지지부진한 재협상,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 당 안팎의 거센 반대 때문에 메이 총리의 압박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친(親)EU 성향의 여야 의원들은 물론, 온건 성향 브렉시트 찬성파 의원들도 ‘어떤 일이 있어도 노딜 브렉시트는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필요하다면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방안 만큼은 의회 과반의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etty Images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총리가 짧은 기간 동안 연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무엇을 위한 연기냐”며 메이 총리가 ”그로테스크할 정도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건 시간을 끌기 위한 의도적인 전략이다. 총리는 달성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무언가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사람들을 거짓으로 믿게 만들고 있다.”

메이 총리는 아일랜드 백스톱 합의안 찬성을 거부해 노딜 브렉시트 위험을 키워온 건 노동당이라고 반박하며 ”합의안을 만들어 내서 3월29일에 (예정대로) 탈퇴하는 것에 전적인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일정을 연기하더라도 6월말을 넘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으면 5월말(23~26일)로 예정되어 있는 EU의회 선거에 영국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3년 전에 EU 탈퇴에 투표했던 (영국인) 1700만명에게 그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겠습니까?”

“6월말을 넘기지 않은 짧은 연장은 한 번으로 끝나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EU 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또다시 이를 연장하는 것은 극히 어려울 것입니다.” 메이 총리의 말이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브렉시트를 취소하는 것이고, 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아니면 합의안을 통과시키는 것 뿐입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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