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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머물 베트남 호텔에 마련됐던 미국 프레스센터의 최후

백악관 기자들은 분주하게 장비를 옮기고 있다고 한다.

  • 허완
  • 입력 2019.02.26 17:43
  • 수정 2019.02.26 17:45
ⓒCarl Court via Getty Images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 설치됐던 미국 백악관 기자단 프레스센터가 회담을 불과 하루 앞둔 26일 ‘강제 이전’ 조치됐다. 

하필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에 머무는 동안 이 호텔을 숙소로 이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공지문에서 미국 기자들의 미디어센터가 멜리아호텔에서 국제미디어센터로 이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갑작스러운 공지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도착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미국 기자단 프레스센터가 ”갑작스럽게 옮겨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호텔 측이 전날(25일) ”우리 호텔에 국가 정상(Head of State)이 방문함에 따라” 보안이 강화될 것이라고 공지했다고 전했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김 위원장이 이 호텔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일찌감치 널리 퍼진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방송사들이 호텔 7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몇 주 동안” 각종 방송 장비를 들여놓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더이상 멜리아 호텔에서 생중계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다들 그저 장비를 어떻게 옮길지 골몰하는 중”이라고 WP에 설명했다.

그는 호텔 측이 프레스센터 설치 공간 임대료로 ”많은 돈”을 부과했다며 회담이 끝나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담당 부서가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P는 ”김 위원장이 멜리아호텔에 숙박할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지면서 미국 및 해외 외교 관계자들은 백악관이 이곳에 프레스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놀라움을 개인적으로 표명했었다”고 전했다. 

 

국내 언론들도 김 위원장이 ”미국 백악관 프레스센터와 동거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최고지도자의 신변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일반 서방 언론도 아닌,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이용하는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호텔을 숙소로 이용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상식으로는 가히 상상조차 힘든 파격적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 김 위원장의 이런 파격적 선택에는 어릴 적 외국에서 교육받은 신세대 젊은 지도자다운 ‘열린 마인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굳이 언론을 피해 폐쇄적이고 낡은 이미지를 보일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당당하게 상대하는 게 낫다는 김 위원장 특유의 스타일과 솔직함, 자신감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2월26일)

한편 이 호텔을 숙소로 잡은 몇몇 미국 언론인들이 예정대로 숙박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두 매체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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