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주미 대사에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44) 공주를 선임했다. 사우디가 여성을 주미대사로 임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3일(현지시간) 알아라비야 등에 따르면 살만 사우디 국왕은 이날 리마 공주를 주미대사에 임명했다. 리마 공주는 1983년부터 2005년까지 주미 사우디 대사를 지낸 반다르 빈 술탄 왕자의 딸로, 중동 여성계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알아라비야에 따르면 리마 공주는 워싱턴 D.C.에서 자랐으며, 조지워싱턴대에서 박물관학을 전공했다.
리마 대사는 빈 살만 왕세자가 ‘여성 참여‘를 강조하며 내세운 대표적 인물이다. 지난 2016년 사우디 스포츠청 여성담당 부청장에 임명됐고, 이듬해에는 사우디 지역 스포츠연맹 회장이 됐다. 이런 활동에는 모두 ‘사우디 최초의 여성’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리마 공주는 현재까지 사우디 종합스포츠기구의 개발계획 담당 부사장을 역임해 왔다.
폴리티코는 이 같은 사우디의 파격적인 인사는 지난해 사우디가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사망 사건이 연관됐을 가능성과 관련,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계속해서 시험대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주목했다. 또 젊은 나이에 여성 권리 신장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온 리마 공주의 기용을 통해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현 주미대사이자 빈 살만 황태자의 친동생인 칼리드 빈 살만 왕자는 국방부 차관으로 내정됐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0월 카쇼기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왕실이 압박을 받기 시작하면서 돌연 미국을 떠났고 12월까지 돌아오지 않았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