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한 해 네 철 가운데 가장 먼저 오는 계절이다. 봄은 기상학적으로는 3~5월, 천문학적 구분인 절기상으로는 입춘(올해 2월4일)에서 입하(5월6일)이다. 자연계절 구분법은 학자마다 다르다.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이병설 전 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의 제안으로, 봄 시작일을 일최저기온이 0도 이상이고 일평균기온이 5도 이상인 날로 잡는 방식이다. 기상청에서는 ‘일평균기온이 5도 이상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을 봄 시작일로 정의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서울의 올해 봄 시작은 23일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송월동(교남동)의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일평균기온은 6.7도이며, 이후 열흘 동안 일평균기온이 5도 이상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상청의 계절시작일 정의에는 ‘10년 이상 평균된 일평균기온을 9일 이동평균하여 산출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어 정확한 올해 시작일은 달라질 수 있다.
올해 겨울(12월1일~2월20일) 전국 평균기온은 0.9도로 평년(1981~2010년 30년 평균)보다 0.3도 높았다. 기상청의 3개월 전망을 보면 올해 봄도 평년보다 따뜻할 것으로 예상된다. 봄철은 기후변화에 민감한 계절이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봄은 기온이 가장 급격하게 변하는 계절로 3월은 겨울에 가깝지만 5월은 여름에 가까워 10도 이상 변한다. 2014~2018년 최근 5년 봄철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0~1.5도 높아, 봄철에 기후변화가 강하게 나타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0년(2008~2017년) 동안 봄철 평균기온은 0.3도가 올라 평년과 비교해서는 0.6가 높아졌다. 평년 대비 3월(0.6도)보다는 5월(0.9도)의 기온 상승이 컸다.
기상청이 주요지점의 기후 통계를 계산하는 기준 연도인 1973년 이후 봄철 평균기온 순위 상위 5위권에 최근 3년(2016~2018년)이 모두 들어 있다. 1위는 1998년(13.4도)이고 2~5위는 2016년(13.2도), 2018·2014년(13.1도), 2017년(13.0도) 순이다. 평균 최고기온과 평균 최저기온도 마찬가지로 상위 5위권에 최근 3년이 모두 들어 있다.
5월만 놓고 보면 평균기온 1순위가 2017년(18.7도), 2위 2016년(18.6도), 3위 2015년(18.6도), 4위 2014년(18.4도), 5위 2012년(18.3도)로, 2014년 이후 해마다 경신돼 왔다.
김동준 과장은 “1973년 이후 월별과 계절별로 평균기온과 평년 평균기온의 편차를 색으로 표시해보면 최근으로 올수록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의 경향이 뚜렷이 나타난다. 특히 봄철과 여름철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평년 평균기온과의 편차가 크게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