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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클럽 '버닝썬'에서 접수된 112 신고 내용에는 성폭력·마약·납치감금도 있었다

'버닝썬'은 형사사건에 꾸준히 연루되면서도 아무런 제재없이 운영돼 왔다.

ⓒ뉴스1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강남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의 부적절한 유착 정황을 포착해 강남경찰서 경찰관 등을 뇌물 혐의로 수사 중인 가운데, 그간 버닝썬에서 접수된 112 신고내역을 전수조사해보니 이 클럽에서 1년 사이에 납치감금과 성폭력, 마약 등 각종 형사 사건이 총망라돼 벌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22일 <한겨레>가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클럽 버닝썬 개장 이후 현재까지 접수된 112 신고현황’ 자료를 보면, 버닝썬은 지난해 2월 개장부터 지금까지 폭행, 마약, 성추행, 납치감금과 같은 형사사건에 꾸준히 연루되면서도 아무런 제재없이 운영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2월 이후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로 접수된 112 신고사건 가운데 ‘버닝썬’과 버닝썬이 위치한 호텔 이름인 ‘르메르디앙’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건수는 모두 122건이다. 이 가운데 신고 대상자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건은 모두 8건이다.

신고 내용으로는 납치감금 1건, 마약 1건, 성추행 피해 및 목격 5건, 폭행 피해 및 목격 33건, 미성년자 의심 3건 등이 주를 이뤘다. 납치감금 신고는 지난해 4월8월 들어온 것으로 경찰은 이 사건 신고 대상자를 ‘현행범 체포’로 사건 종결한 것으로 나온다. 마약 신고는 지난해 9월16일 접수돼 역시 체포로 처리됐다. 성추행 피해·목격 등 성폭력 신고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것으로 1건은 현행범 체포, 2건은 임의동행, 1건은 오인 신고, 다른 1건은 발생 보고 등으로 처리됐다. 폭행 피해와 목격 신고는 버닝썬 개장 초기인 3월부터 이달 1월까지 지속적으로 접수됐다. 이 가운데 3건에 대해서만 현행범 체포가 이뤄졌다.

현행범 체포된 폭행사건 가운데는 지난해 11월24일 발생한 이른바 ‘버닝썬 폭행사건’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사건 당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은 클럽 직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김아무개(28)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경찰서는 이와 관련해 “김씨에게 관련 사실을 확인하려 했으나 김씨가 지속적으로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워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각종 형사사건으로 뒤덮인 버닝썬의 112 신고내역을 두고 전직 경찰 관계자는 “술을 먹는 클럽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달에 10건꼴로 112 신고가 들어왔다면 신고가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쉽게 말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성추행’으로 기록된 사건 가운데 추행 이상의 성폭력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24일 벌어진 버닝썬 폭행사건을 두고 “무슨 큰 중범죄 같으면 이해할 수 있어도 이번 사건은 경찰이 지나치게 대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연행 과정에서도 임의동행 방식이 아니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몸 뒤로 수갑을 채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강남경찰서가 과거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것과 관련해 전·현직 경찰관들을 조사 중이며 이들 가운데 일부를 뇌물 공여 또는 수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입건된 이들 중에는 버닝썬과 경찰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의혹을 받는 전직 경찰관 강아무개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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