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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갤럭시 폴드'로 스마트폰의 미래를 바꾸겠다고 말한다

삼성이 마침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 허완
  • 입력 2019.02.21 11:48
  • 수정 2019.02.27 14:43

″우리는 단지 폰의 모양을 바꾼 게 아닙니다. 우리는 미래의 모습을 바꿨습니다.”

삼성전자가 2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반으로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Galaxy Fold)’를 공개하며 내건 문구다.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의 설명을 조금 더 들어보자.

″갤럭시 폴드는 그저 기존의 카테고리를 깼기 때문에 신기원을 이룬 것이 아닙니다. ‘할 만한 건 다 했다, 스마트폰 혁신의 시대는 끝났다, 스마트폰 기술은 성숙될 만큼 됐고 시장은 포화상태다’라고 말하는 회의론자들의 의문에 답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업체들은 폴더블 스마트폰이 정체되어 있는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해왔다. 모두가 ‘접히는 스마트폰’ 개발에 매달려왔던 이유다. 이름도 생소한 한 중국 업체가 지난 11월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완성도 높은, 주류 시장을 겨냥한 진정한 의미의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로부터 나왔다.  

ⓒJustin Sullivan via Getty Images

 

″구부려지는 게 아니라 완전히 접힌다”

먼저 하드웨어를 살펴보자. 갤럭시 폴드는 ”세계 최초”로 7.3인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를 탑재했다. 안으로 접는 이른바 ‘인폴딩’ 방식이다. 접었을 때는 기기 외부에 장착된 4.6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접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유리가 아닌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를 새로 개발했다. 일종의 특수 플라스틱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그 덕분에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 얇아졌다. 뿐만 아니라 여러 번 접었다 펴도 디스플레이가 변형되지 않고, ”구부려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접힌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접히는 부분의 내구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힌지 기술도 새로 개발되어야 했다. 부드럽게 접혀야 하고, 폈을 때 디스플레이가 평평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를 자임했던 중국 업체가 달성하지 못한 과제다.  

삼성은 기기를 폈을 때 균형을 이루도록 배터리와 부품들을 양쪽에 균형있게 배치했다고 설명한다. 양쪽에 각각 하나씩 배치되어 운영체제로 통합 구동되는 배터리는 모두 합해 4380mAh의 용량을 확보한다. 

지문인식 센서는 오른쪽 측면으로 옮겨졌다. 스마트폰을 쥐었을 때 엄지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닿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왼손을 주로 쓴다면 아마도 검지 손가락이 될 것이다.

그밖에도 갤럭시 폴드는 위상에 걸맞은 고사양도 갖췄다. 7나노미터 64비트 옥타코어 프로세서, 12GB 램과 512GB 내장 메모리 등이다. 

후면에는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됐다.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F2.2), 듀얼 조리개(F1.5/F2.4)를 지원하는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F2.4)의 조합이다. 기기를 접거나 펼쳤을 때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기기를 펼쳤을 때는 1000만 화소 카메라(F2.2)와 800만 화소 심도 카메라(F1.9)가 조합된 듀얼 카메라로, 기기를 접었을 때는 1000만 화소의 카메라로 셀피를 찍을 수 있다. 모두 합하면 카메라 렌즈는 총 여섯 개다.

ⓒASSOCIATED PRESS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접히는 디스플레이가 단순히 ‘넓어진’ 화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방식의 디스플레이에는 새로운 방식의 사용자 경험이 뒤따라야 한다.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삼성은 넓어진 화면을 2분할, 3분할로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최대 3개의 앱을 한 화면에 동시에 띄울 수 있다는 얘기다. 각각의 앱은 멈추지 않고 동시에 동작한다. 이른바 ‘멀티 액티브 윈도우(Multi-Active Window)’다. 

삼성은 분할 화면에서 각각의 앱이 최적화된 형태로 구동될 수 있도록 구글과 긴밀히 협업해왔다. 덕분에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9 파이는 갤럭시 폴드의 디스플레이를 완벽히 지원한다. 

기기를 접은 채로 사용하다가 폈을 때 화면이 어떻게 연결되느냐도 중요하다. 삼성이 이날 시연해보인 모습을 보면, 바깥 화면(접은 상태)에서 구글맵을 쓰다가 기기를 펼치면 보고 있던 구글맵이 끊김 없이 자연스럽게 큰 화면으로 이어진다. 삼성은 이걸 ‘앱 연결 사용성(App Continuity)’라고 부른다.

″여러분들은 이제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이걸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 북미법인 상무 저스틴 데니슨의 설명이다.   

 

갤럭시 폴드는 사실상 처음으로 등장한 ‘쓸 만한’ 폴더블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개발자들이 얼만큼 호응할 것인지, 또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우선 폴더블 스마트폰이 새로운 흐름이라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다. LG전자를 비롯해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이 모두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런데 만약 접히는 방식이나 사용자 경험이 제각각이라면 개발자들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구글이 ‘폴더블 폰 가이드라인’을 지난 11월 발표한 이유다. 삼성으로서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새로운 흐름을 넘어 시장의 새로운 대세가 될 것인지는 또다른 문제다.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접히는 굳이 스마트폰을 접어야 할 이유를 납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가격이 하나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갤럭시 폴드는 1980달러(약 223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나온다. 이날 새로 발표된 갤럭시S10플러스(999달러)의 두 배에 육박한다. 기술적 성취를 감안하면 납득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꽤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갤럭시 폴드는 4월26일부터 미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LTE와 5G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리는 시점은 2분기로 예상된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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