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 경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저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전날 후보 토론회에서 ”탄핵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탄핵이 타당한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사뭇 다른 답변이다. 자유한국당 안팎에서는 탄핵에 대한 황 후보의 갈팡질팡 답변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황 후보는 채널A가 중계한 전당대회 후보 토론회에서 김진태 후보가 ”헌재의 탄핵 결정은 부당한가”라고 묻자, 황 후보는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저도 존중한다”고 대답했다. “탄핵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 게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는 전날 TV조선 토론회에서 황 후보 본인이 “박근혜 대통령이 돈 한푼 받은 거 입증되지 않았다. 탄핵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탄핵이 타당한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결이 다른 답변이었다. 당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면 O, 아니라면 X를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X표를 들기도 했다.

또 황 후보는 20일 토론회에서 ”탄핵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낼 때 문제제기를 해야 했던 것 아니냐” 등의 질문이 나오자 ”(전날 답변은) 탄핵에 이르게 된 일련의 과정이 부당한지, 부당하지 않은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그는 전날 토론회에서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란 질문에 ‘OX’를 답변하게 한 것을 두고 “(OX답변 방식이) 적절한가,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고 해서 세모(△)로 답하려고 했다”는 말도 꺼냈다.

황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이처럼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자 경쟁 후보인 김 후보는 황 후보를 겨냥해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교안’영색”이라는 제목의 논평으로 황 후보의 태도를 비꼬았다. 김 대변인은 ”‘헌재 결정은 존중하지만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는 것이 황교안 후보의 발언”이라며 ”코메디가 따로 없다.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 황교안의 한계”라고 비판했다.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그때그때 말을 교묘하게 꾸며내고 얼굴빛을 바꾼다는 뜻의 고사성어 ‘교언영색’을 활용해 황 후보의 태도를 꼬집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