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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 19일 15시 36분 KST

지만원은 왜 5.18 날조 해놓고 무죄를 받았을까?

"나는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 지만원

지난 2008년, 극우 인사 지만원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5.18과 관련한 글을 하나 올렸다.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지씨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지씨의 5.18 왜곡 발언이 법정에 선 것은 2008년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한 일간지에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광고를 싣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됐고 법원은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 2013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일성과 짜고 북한 특수군을 광주로 보냈다’ 는 등의 허위 주장을 펼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2013년에도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단을 받았다.

법원은 지씨의 혐의를 대체로 유죄로 보았다. 명예훼손으로는 무거운 편인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렇다면 지씨는 왜 유독 지난 2012년 재판에서만 무죄를 선고받았을까?

바로 명예훼손죄의 법리 때문이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대상이 특정돼야 한다. 즉 명예훼손으로 피해를 입는 당사자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지씨의 허위사실이 담긴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물에 피해자의 성명 등이 직접 표시되지 않았음을 설명한다. 물론 특정 단체나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을 법원이 모두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이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도 인정하지 않았다.

지만원은 이 ‘무죄판결’ 이후로 자신은 한번도 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5‧18민주화운동 명예훼손) 형사재판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02년 유죄 판결에 대해서는 ”광주 법원에서 (재판을) 하니까 졌다”고 변명한 뒤 그는 ”서울에서 (재판) 하니까 다 이겼다”고 말한다. 즉 그의 주장에만 따르면 광주 재판부가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그렇다면 서울에서의 재판은 그의 주장을 용인했냐는 점이다. 다음은 판결 일부다.

“5·18 민주화운동은 이미 그 법적·역사적 평가가 확립된 상태여서 지씨가 올린 게시물을 통해 5·18 민주유공자나 참가자들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평가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게시물이 5·18 민주유공자 등 개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당시 재판부는 지씨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게 아니라 오히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해석했다. 즉 지씨의 주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기 때문에 평가에 흠결을 낼 수준도 못미친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법리의 한계 때문에 유죄를 판결하지 못하면서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 해석에는 이견이 없다는 나름의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바로 이 판결은 5.18에 망언의 근거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8일, 자유한국당은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이 내뱉은 말들이다. 이들은 ‘‘5·18 진상규명 공청회‘를 열고 이 자리에 지만원을 초청해 ‘북한군 개입설‘, ‘광주 폭동’, ‘5.18 유가족은 종북좌파가 만든 괴물집단’ 같은 망언을 펼쳤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인 나경원은 이 망언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가 큰 비난을 받았다.

5.18 재단 이사이자 변호사인 임태호 씨는 여기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받은 뒤 지씨는 ‘북한군 특수부대 600명이 광주에 침투했다’는 식으로 왜곡 활동을 더 확대해나가기 시작했다. 법원으로부터 일종의 ‘법적 정당성’을 부여받았다 생각한 것 같다” 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씨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5.18 루머를 확대 재생산시키고 있다는 의견이다.

지만원은 현재 한차례 재판을 남겨놓고 있다. 마찬가지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북한 특수군이 개입했다’는 발언 때문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16년에 공소장이 접수됐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판결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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