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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은 왜 늘 헛다리를 짚나

그놈의 시청률.

ⓒYahoo Magazines PYC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케리 워싱턴 등의 유명 배우, 알폰소 쿠아론, 스파이크 리, 마틴 스콜세지 등의 유명 감독들이 참여했다.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는 2월 15일에 이에 답했다. 일부 기술 상들을 광고 시간에 시상하여 방송 시간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것이었다.

최근 몇 달 동안 아카데미 측이 반발에 의해 주요 계획을 철회했던 것은 최소 네 번째다. 모두 낮아지는 시청률을 올려보겠다는 시도였다.

계약을 맺고 있는 ABC에서 광고 및 재정 압박이 들어오고, 박물관 건설 비용 3억 8800만 달러를 마련하려 애쓰며 아카데미는 해결책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히려 시상식의 팬들과 영화계 인사들을 화나게 만들기만 했다.

*작년 여름에 아카데미측은 ‘인기상’(outstanding achievement in popular film)을 신설하려 했다가 잠정 철회했다. 히트작들을 위한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새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려는 냉소적인 방식이 아니냐는 견해가 많았다.

*한참이나 진행자를 찾던 오스카 프로듀서들은 12월에 코미디언 케빈 하트를 골랐다. 그러나 며칠 뒤 하트는 과거에 했던 동성애 혐오적 농담과 트윗에 대한 사과를 거부했고, 진행을 맡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런 뒤에 사과는 사과대로 했다.

*이제까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주제가상 후보 곡들의 일부 공연만 허용했다. 가장 유명한 공연자나 노래만 고르곤 했다. 1월에는 올해 후보에 오른 다섯 곡들 중 단 두 곡만 공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켄드릭 라마와 SZA가 부른 ‘블랙 팬서’의 ‘All the Stars’,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부른 ‘스타 이즈 본’의 ‘Shallow’였다. 여러 스타들이 항의하자, 아카데미는 결정을 바꾸어 5곡 모두 공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혼란은 일어났지만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제작진은 새로운 형태의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오프닝 넘버로 시작하고, 호스트와 시상자들을 모두 일류급 인물들로 꾸리려 한다는 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엔터테인먼트 세계 외부 인물 8명”이 작품상 후보작들을 소개할 것이며, “각 영화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야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설적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가 ‘스타 이즈 본’을 소개할 것이라 한다.

오프닝 모놀로그를 맡을 호스트가 없기 때문에, 제작진은 “시작 후 6~7분 정도 시점에 첫 시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방송 시간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버라이어티는 베트 미들러가 ‘메리 포핀스 리턴즈’의 주제가 ‘The Place Where Lost Things Go’를 부를 것이라고 16일에 보도했다. 18일에 아카데미는 작품상 후보에 오른 ‘보헤미안 랩소디’의 퀸이 연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 하락은 최소 지난 십 년 동안 반복되는 이슈였다. 거의 매번, 시상식 이후에는 시청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에 대한 토론이 일었다.

뉴욕 타임스는 올해의 변화에 대한 보도에서 아카데미가 “보통 세 시간 이상 걸리고 TV 시청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이 시상식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는 로스 앤젤레스 타임스 기사를 인용했다. 무려 1987년에 나온 기사였다.

카테고리를 바꾸거나 시간을 줄이는 등의 변화로 시청자들을 유지하거나 새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 2008년의 ‘다크 나이트’가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뒤, 아카데미가 블록버스터들을 더 끌어들이려고 작품상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 10년 전이었다. 다음 해 시청률은 조금 올라갔지만, 그뒤로는 거의 계속해서 떨어졌다.

아카데미 시청률 하락을 슬퍼하는 사람들은 최고점을 찍었던 때를 가리킨다. 미국에서만 5500만 명의 시청자들이 ‘타이타닉’이 11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것을 지켜보았던 1998년 시상식이다. 하지만 그 시청률은 아주 이례적이었다. 당시의 엄청난 박스 오피스 흥행작과 전세계적 문화 현상을 2019년에 재현하기란 어렵다.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은 시상식 자체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넘쳐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소식을 들을 수도, 다음 날 바이럴된 토막 영상을 볼 수도 있는 지금, 사람들은 예전처럼 TV 생방송을 열심히 보지 않는다.

그러나 슈퍼 볼 등의 스포츠 이벤트를 제외하면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금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모으는 생방송 TV 프로그램이다. 시청률 하락에 대해 끊임없이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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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카데미 시상식 #오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