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의원들이 브렉시트에 대한 제러미 코빈 대표의 ”배신”과 당 내부의 ”제도적인 반(反)유대주의”를 비판하며 집단 탈당했다.

18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한 의원들은 루시아나 버거, 추카 우무나, 개빈 슈커, 안잴라 스미스, 크리스 레슬리, 마이크 게입스, 앤 코피 등 총 7명이다. 친(親)EU 성향인 이들은 중도 성향의 새 정당을 창당할 계획이다.

이들은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는 코빈 대표의 태도, 계속되는 반유대주의 논란에 대한 당의 대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1980년대 네 명의 의원이 사회민주당(SDP)을 창당하기 위해 탈당한 이래 가장 큰 탈당 사태다.

코빈 대표는 ”소규모의” 의원들이 당을 떠나기로 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들이 당 대표가 주도한 노동당 공약을 지킬 것을 선언하며 총선에 출마해 승리했던 만큼, 사임을 하고 보궐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당파 의원들은 ”단기적인 당파 정치보다 국익을 최우선”하려는 자신들의 행보에 다른 당 의원들도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버거 의원은 이번달 초 자신의 지역구에서 두 건의 불신임 투표에 직면했으나 막판에 투표 상정안이 철회되면서 위기를 넘겼다.

리버풀 웨이브트리를 지역구로 둔 유대인인 버거는 코빈이 이끄는 노동당에 남아있는 것에 대해 ”거북함과 수치심”을 느끼게 됐다며 ”매우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만삭인 버거 의원은 ”나는 제도적인 반유대주의가 횡행한다는 끔찍한 결론을 내리게 된 정당에 남아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레슬리 의원은 브렉시트에 대한 노동당의 ”배반”을 탈당 이유로 꼽았다. ”양심상 우리는 제러미 코빈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이끄는 정부를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 왜 그런가? 우선 EU에 대한 노동당의 배반은 모두가 알고 있는 바다.”

″(코빈 대표는) 이 정부가 실제로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을 제안하고, 시민들에게 최종 의견을 묻자는 요구는 계속해서 거부하고, 전당대회에서 마련된 정책은 배제하고, EU 단일시장에 완전히 잔류한다는 보장도 하지 않고, (따라서) 똑같은 혜택을 누릴 수 없도록 하고, 2차 국민투표에 대한 (지지)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또한 인터넷에 발표한 성명에서 노동당이 국가안보를 약화시킬 정책을 추구하고 있고, 베네수엘라 사태와 같은 국제적 위기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크고 작은 기업들에 ”적대적”이며, ”이념적 목표를 쫓아 영국 경제를 불안정하게 할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세기의 낡은 정치에 갇혀있는” 것과도 같은 ”이념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닌 ”근거에 기반한 정책”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자유민주당 대표 빈스 케이블은 “EU 잔류도 옵션으로 두고 브렉시트에 대해 시민들에게 최종 의견을 묻기 위해 의견이 비슷한 그룹 및 개인들”과 함께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노동당 의원들은 유감을 표했다.

코빈 대표는 ”이 의원들이 지난 선거에서 수백만명의 지지를 끌어내고 1945년 이래 가장 큰 규모로 득표율을 끌어올린 노동당 정책을 위해 계속 함께 할 수 없다고 느꼈다는 데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탈당파 의원들은 보수당 내 온건파 의원들을 끌어들여 중도 성향의 정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을 밀어내고 원내 제3당 지위를 차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서는 29명이 더 필요하다.

* 허프포스트UK의 Labour MPs Ann Coffey, Chuka Umunna, Luciana Berger, Angela Smith, Chris Leslie, Gavin Shuker And Mike Gapes Quit Party To Form ‘The Independent Group’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